‘가을’하면 바로 떠오르는 것 중 하나가 황금빛 벼의 물결이 춤추는 들녘이다. 봄부터 땅에 뿌리를 내려 하늘에 의지하고 사람의 땀과 정성을 먹고 자란 햅쌀이 가을에 수확되고 있다.

충북 영동군 심곡면 마곡리에서 우렁이농법으로 쌀을 생산하는 이승민 씨. [사진=본인 제공]
충북 영동군 심곡면 마곡리에서 우렁이농법으로 쌀을 생산하는 이승민 씨. [사진=천모산유기영농조합]

우리네 조상들은 살아갈 힘을 ‘밥심’이라고 불렀다. 건강하게 밥심을 내라고 친환경 농법으로 건강한 쌀을 산출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중 청정자연이 아름다운 충북 영동 심천면 마곡리에서 우렁이농법으로 건강한 쌀을 출하하는 이승민 씨를 만났다.

이승민 씨가 이곳 영동에서 자리 잡고 농사를 짓기 시작한 것은 2006년부터였다. 정직한 먹거리,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하고자 결성된 천모산유기영농조합의 일원으로 처음 농사를 시작했다.

이승민 씨는 한창 벼베기를 하고 있다. [사진=본인 제공]
이승민 씨는 지금 한창 벼베기를 하고 있다. [사진=천모산유기영농조합]

그가 생산하는 쌀의 종류는 ‘하야미’라는 품종으로, 수확량은 다른 품종에 비해 다소 떨어지지만 성장기 청소년의 두뇌발달에 좋은 영양소인 필수아미노산이 30%정도 많아 ‘고3쌀’이라고도 불린다. 유아, 아동에게도 좋고 노인에게도 좋다고 알려졌다.

이승민 씨는 현재 2,000헥타르(3천 평)의 논에서 연간 2톤 정도의 햅쌀을 출하한다. 처음하는 농사라 시행착오도 많았다. 하지만 꿋꿋하게 신념에 따라 땀방울로 땅을 일구었다. 인터뷰를 할 때 "뭐 그냥 열심히 농사를 짓는 거지 뭐가 있겠어요. "라는 무뚝뚝한 말투에서 투박한 정이 느껴졌다. 

그가 농사를 시작할 때 주변 농가에서는 제초제와 농약을 사용하는 일반적인 농법으로 농사를 짓고 있었으나, 그는 우렁이농법을 선택했다. 우렁이는 풀을 좋아하는 대식가이다. 풀만 먹기 때문에 모가 물에 잠지지 않게 하면 우렁이는 벼를 먹지 않아 제초문제를 해결하는 친환경 농법이다.

또한 농약사용을 최소로 줄이기 위해 해충이 기피하는 약초와 은행 삶은 물을 쓴다. “한번 만들면 우리 논뿐 아니라 주변 농가에도 나눠준다. 이렇게 하면 농약을 쓰는데 드는 비용이 반값이하로 줄어들기 때문이다. 주변 농가에서도 비용을 절감하고 보다 친환경적으로 쌀을 길러낼 수 있도록 권유한다. 이웃과 더불어 건강하게 살아가야 하니까요.”

이승민 씨가 생산하는 쌀은 하늘과 땅, 사람의 기운을 듬뿍 먹은 '천지백미' , '천지현미'라는 이름으로 판매된다. [사진=본인 제공]
이승민 씨가 생산하는 쌀은 하늘과 땅, 사람의 기운을 듬뿍 먹은 '천지백미' , '천지현미'라는 이름으로 판매된다. [사진=천모산유기영농조합]

지난 9월 28일부터 주변 농가의 벼 베기가 시작되고 그의 논도 지난 10일 전후로 수확했다. 이승민 씨는 벼를 베는 콤바인 기계로 주변농가와 수확 품앗이를 하고 있다.

그가 생산한 쌀은 하늘과 땅의 기운을 담았다는 뜻으로 ‘천지백미’, ‘천지현미’라는 이름으로 천모산유기영농조합이 운영하는 ‘신선고을’사이트에서 판매된다. 매년 천지백미와 천지현미를 구입하는 고정고객이 있을 만큼 인기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