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천절에 한 아이들의 홍익실천 프로젝트
개천절에 한 아이들의 홍익실천 프로젝트
  • 김진희 교사
  • k-spirit@naver.com
  • 승인 2020.10.06 09: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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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김진희 교사(서울온곡초등학교)
서울 온곡초등학교 김진희 교사.
서울 온곡초등학교 김진희 교사.

얼마 전 개천절을 맞아 홍익교원연합에서 단군에 대한 청소년들의 인식을 알아보기 위한 설문조사를 했다. 설문에 중 ‘단군을 신화 속 인물로 생각하는지, 역사 속 실존 인물로 생각하는지’ 묻는 문항이 있었는데 40%가 넘는 청소년들이 아직도 단군을 가상의 인물로 생각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과거 일제가 식민지 통치를 쉽게 하려고 단군의 역사를 신화로 만들어 민족 자긍심을 없애려 했던 의도대로 우리 스스로 뿌리를 부정하게 되었구나 싶다. 이제는 단군의 건국이야기가 역사적 관점에서 재해석되고 2002년 초등학교 교과서에 고조선의 문화나 정치제도 등도 실렸고, 고등학교 교과서에도 2007년 역사적 사실로 기록되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개천절 하면 ‘곰과 호랑이가 쑥과 마늘을 먹고 사람이 되려고 했다’는 상상의 이야기가 먼저 떠오르는 사람들이 훨씬 많은 걸 보면 말이다.

그렇지만 이 건국이야기에서 우리가 꼭 기억하고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하는 것은 나라를 세우고자 했던 큰 뜻과 이상이다. 환웅이 처음 태백산 신단수 아래에 신시(神市)를 열 때 선포했던 ‘홍익인간 이화세계’의 정신은 단군에게 이어졌으며 우리나라 최초의 국가인 고조선의 건국이념이 ‘홍익인간’이라는 것을 자랑스럽게 알려야 한다. 고조선이 주위의 나라들을 약탈하거나 빼앗아 영토를 넓히고 세워진 나라가 아니라 ‘널리 두루 이롭게 하겠다.’는 뜻으로 나라를 세웠다는 것은 그만큼 통치 세력의 높은 의식 수준을 말해주기 때문이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민족의 배타적 우월주의가 유대인 학살로 이어졌던 과거 역사와 이스라엘의 선민사상이 아직도 팔레스타인 지역의 끊임없는 분쟁을 일으키는 현재 상황을 보자. 고조선의 역사를 비교해 볼 때, 오천 년 전 다양한 부족들이 평화롭게 한 울타리 안에 살 수 있게 해주었던 ‘홍익인간’ 정신은 시대를 뛰어넘어 지금 인류에게 큰 울림을 주는 정신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현재 인류가 겪고 있는, 자연환경파괴로 인한 기후변화 위기, 전쟁과 기아 등 지구 전체의 문제들은 나만, 내 가족, 내 나라만 생각하는 인간의 이기심에서 시작되었다. 만약 인류의 의식 변화 없이 이대로 계속 간다면 어쩌면 인간은 자멸하고 말 것이다.

이제 새로운 정신으로 온 인류를 화합하게 만드는 대변화가 일어나야 한다. 모든 사람을 널리 이롭게 하겠다는 ‘홍익인간’ 정신은 우리가 서로 분리된 존재가 아니라 사실은 ‘연결된 하나’라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새로운 정신, 삶의 철학으로서 가치가 있다. 그리고 만약 모든 인류가 이러한 정신으로 나부터 시작해서 내 주위를, 세계를 평화롭게 하겠다는 꿈을 꿀 수 있게 된다면 말뿐이고 이념으로 그치는 평화가 아니라, 삶을 풍요롭게 하고 행복하게 만들어줄 실천 철학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홍익인간 정신을 느껴보는 개천절 미션

그러려면 먼저 우리부터 단군을 역사로 인식하고 홍익인간 정신의 가치를 되찾아야 한다. 이런 마음으로 이번 개천절을 며칠 앞두고 반 아이들에게 ‘왜 건국기념일을 개천절이라 부르는지, 홍익인간이란 건국이념이 왜 지금의 우리에게도 필요한 정신인지’를 이야기해 주었다.

그리고 개천절에 홍익인간 정신을 되살리는 미션으로 “나도 홍익인간”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개천절에는 단군의 정신을 이어받은 후손답게 나와 주위를 이롭게 하는 좋은 일 한 가지를 꼭 실천하자는 프로젝트이다. 아이들은 각자가 실천할 홍익실천 거리를 정해보았고 개천절에 어떤 일들을 했는지 서로 학급방에 올려 공유하기로 했다.

드디어 개천절에 홍익을 실천한 아이들은 ‘빨래 널기를 도왔다.’, ‘집안청소와 설거지를 했다.’, ‘엄마 심부름, 가족 심부름을 해줬다.’ 등 작지만 자신이 했던 실천을 올려주었다. 아마도 홍익실천을 한 아이들에게는 올해 개천절은 그냥 달력 위의 빨간 날이 아니라 무언가 의미 있는 기념일이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홍익인간이 되었다는 뿌듯함을 느끼지 않았을까?

나도 홍익실천의 하나로 자신의 실천을 올려준 아이들에게 칭찬의 댓글을 달아주었다. 그러면서 모두를 향한 응원의 메시지로 “적은 힘으로 쉽게 할 수 있는 일이거나 힘들지만 큰마음을 내서 한 일이거나 가족, 친구, 주위 사람들 등 누군가에게 기꺼이 도움을 주었다면 모두 홍익이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한 좋은 일, 내가 실천한 홍익이 내가 어떤 사람이 될지를 결정합니다. 홍익을 실천한 모두를 칭찬합니다.”라고 써주었다.

인간의 가치를 실현하는 것이 교육의 본래 목적이라고 한다면 타고난 재능, 타고난 환경에 상관없이 한 사람 한 사람이 가치 있는 존재라는 것을 스스로 깨닫게 하는 것, 이것이 진정한 교육이라고 생각한다. 개천절의 홍익실천처럼 나와 주위를 돕고 이롭게 하는 실천을 자꾸 하다보면 우리 누구나 태양처럼 밝고 선한 마음을 갖고 있고, 그 마음을 실현할 수 있는 존재라는 걸 저절로 깨닫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런 자신이 더 소중하고 자랑스럽게 느껴질 것이다. 우리 국조인 단군의 홍익인간 정신은 이렇게 우리의 본래 밝은 마음이 잘 드러나도록 닦아나가는 것이 우리 삶의 목적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고 본다.

 

* 본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관련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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