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국립보건연구원장)은 29일 추석연휴와 관련해 “지난 몇 주간 경각심을 갖고 실천해 주신 그대로만 해주신다면 연휴를 마치고도 안전한 우리의 공동체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국립보건연구원장)이 29일 질병관리청에서 정례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e브리핑 갈무리]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국립보건연구원장)이 29일 질병관리청에서 정례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e브리핑 갈무리]

 

권 부본부장은 이날 질병관리청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이번 연휴를 방역의 연장기간으로 잘 보내주시고, 새로운 코로나19 대응 상황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협조를 거듭 호소드린다”며 이 같이 밝혔다.

코로나19 발생이 5일째 두 자릿수를 유지하면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과 관련하여 “하루하루의 상황과 통계에 대해서 의미를 크게 부여하는 것은 성급하고 위험할 수 있다”면서도 “분명한 것은 지금의 감소세 국면은 국민들께서 지난 몇 주 전부터 보여주신 거리두기의 결과라는 점”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의 코로나19 유행 억제 상황은 세 가지 측면에서 향후 코로나 대응에 중요한 의미를 가져다준다고 설명했다.

첫째, 지금의 환자 감소세는 시간이 가면 갈수록 현재의 방역대응을 더 잘할 수 있는 토대가 된다. 전체적으로 감염규모가 줄어들면 그만큼 역학조사의 여력이 생긴다.

권 부본부장은 “한정된 자원으로 시행하는 추적조사가 더욱 성과를 거두게 되고, 좀 더 다양하고 세밀한 접근도 가능하다”면서 “이를 통해서 전파고리를 더 빨리 차단하고 추가 환자 발생을 억제하는 등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두 번째는 내일을 더 잘 준비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이번 추석을 비롯한 특별방역기간에도 이동을 최소화하는 등 지금의 코로나19 진정세를 유지하고, 또 폭발적인 유행을 막는다면 그 이후에는 거리두기의 새로운 지평을 열 기회가 될 것이다.

권 본부장은 “가까운 동절기 유행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자신감, 또한 위기를 극복해낸 단단해진 연대감과 더불어서 합리적 거리두기 실천, 마스크 착용이 습관으로 정착된다면 코로나19로 달라진 일상이지만 최대한 열린, 경제활동이 보장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세 번째로는 코로나 극복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

권 부본부장은 “아마도 금년 내에 어느 국가든 백신접종이 일부라도 시작될 수 있다고 예상된다”며 “이에 초기 상황을 지켜보던 나라들이 아마도 내년 중에는 본격적인 코로나19의 예방접종이 시도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따라서 “만약 우리가 유행규모를 사전에 억제하고 통제해 놓으면 차분하게 그리고 치밀하게 코로나19 백신접종을 준비하고 시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권 부본부장은 “저희 방역당국의 실무자들은 국민 여러분들의 저력 그리고 실천을 보면서 매번 놀라워하고 있다”며 “국민 여러분들이야말로 방역대응에 든든한 파트너이자 의지의 대상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로 인한 변화를 생태학적으로 표현한다면 우리 모두가 매우 잘 적응하고 진화하고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면서 “가끔 외신을 보다 보면 우리나라 상황과 비슷한 사례를 전 세계적으로 찾기 힘들다는 것을 알게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존에도 연휴기간을 거치면서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거나 또는 억제되었던 환자가 다시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던 바가 있다”며 “이번 추석 연휴기간은 가급적 집에서 보내고, 긴급하지 않은 외출이나 여행은 자제해 달라고 거듭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