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미네르바스쿨’로 불리는 완전자유학년제 고교 벤자민인성영재학교(교장 김나옥, 이하 벤자민학교)는 지난 16일부터 25일 ‘2020 제주 글로벌리더십 지구시민캠프’를 개최했다. 캠프에 참가한 벤자민학교 강원학습관 최지윤 학생이 체험기를 보냈다.

벤자민인성영재학교 강원학습관 최지윤 학생. [사진=벤자민인성영재학교]
벤자민인성영재학교 강원학습관 최지윤 학생. [사진=벤자민인성영재학교]

1년 전 나 홀로 왔던 제주를 이번에 벤자민학교를 입학해 다시 오게 되었다. 기억에 남는 활동 중 하나라면 자기선언을 빼놓을 수 없다. 처음 자기선언을 한건 지난 6월 천안 홍익인성교육원에서 열린 벤자민학교 중앙워크숍 때였다. 7~8명씩 올라갔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낼 수 있는 목소리의 절반도 내지 못했다.

자기선언을 처음 해보는 나에겐 이 광경이 이상하고 부끄럽기만 했다. 수많은 친구들 앞에서 큰 소리를 내며 찡그린 내 얼굴을 보여줘야 한다니 “내 목소리가 너무나 튀면 어떻게 하지”라고 걱정했다. 이렇다보니 나는 온 신경을 주변사람들에게 돌리고 있었다.

최지윤 학생은 제주의 자연 속에서 다양한 체험을 하며 친구를 사귀고 몸과 마음을 성장시켰다. [사진=벤자민인성영재학교]
최지윤 학생은 제주의 자연 속에서 다양한 체험을 하며 친구를 사귀고 몸과 마음을 성장시켰다. [사진=벤자민인성영재학교]

지구시민캠프에서 자기선언을 할 때 온전히 자신에게 집중해야 한다는 선생님의 말씀이 이제야 이해가 되었다. 군산오름에서 자기선언을 하기 전 실내에서 연습을 하고 나갔다. 목소리는 많이 커졌지만 여전히 남을 의식해 고개가 자꾸만 땅으로 떨궈졌다.

다음날 군산오름에 올라 제주도의 바다를 마주했다. 끝없는 바다가 내 마음에 밀물처럼 차올랐다. 정상 끝 바위에 올라 외쳤다. “나는 할 수 있다”라고.

내가 벤자민학교에 와서 자신에게 가장 많이 되새긴 말 중 하나이다. 벤자민학교에 와서 처음 해보는 프로젝트 활동들을 하며 나는 내가 겁이 많은 사람이라는 걸 깨달았다. 그럴 때마다 주변에서 선생님들이 ‘할 수 있다’라고 해주신 말씀들이 내 안에 습관처럼 자리 잡은 것이다.

(시계방향으로) 조별 장기자랑, 제주도에 대해 찾은 정보로 발표하는 모습, HSP12단을 하는 모습, 지구시민 팀프로젝트. [사진=벤자민인성영재학교]
(시계방향으로) 조별 장기자랑, 제주도에 대해 찾은 정보로 발표하는 모습, HSP12단을 하는 모습, 지구시민 팀프로젝트. [사진=벤자민인성영재학교]

그렇게 정상에서 내가 나를 향해 외친 한 문장은 나를 울컥하게 만들었다. 늘 포기하는 게 익숙했던 내가 나 자신을 향해 처음으로 할 수 있다는 말을 외쳐본 것이다. 울컥한 마음에 내 옆에 함께했던 짝꿍을 꽉 안았다. 참으로 따뜻하고 진심이 느껴지는 포옹이었다.

자기선언은 내가 마음속에 새긴 문신과도 같아서 앞으로 나에게 잊히지 않고 오래도록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