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고 푸른 가을하늘 아래 ‘평화의 섬’ 제주에서 자유학년제 청소년들이 성장의 날개를 달았다.

국내 최초 완전자유학년제 고교 벤자민인성영재학교(교장 김나옥, 이하 벤자민학교)는 지난 16일부터 25일까지 9박 10일간 ‘2020 제주 글로벌리더십 지구시민캠프’ 첫 교육을 진행했다. 올해는 코로나19 방역지침에 따라 3차례로 나누어 25명~30명 내외로 모집해 첫 캠프에는 27명이 참가했다.

국내 최초 완전자유학년제 고교 벤자민인성영재학교는 지난 16일부터 25일까지 9박 10일간 '2020 제주 글로벌리더십 지구시민캠프'를 개최했다. [사진=벤자민인성영재학교]
국내 최초 완전자유학년제 고교 벤자민인성영재학교는 지난 16일부터 25일까지 9박 10일간 '2020 제주 글로벌리더십 지구시민캠프'를 개최했다. [사진=벤자민인성영재학교]

지구시민캠프는 출발부터 여느 캠프와 달랐다. 학생들은 칫솔 하나, 치약 하나, 수건 한 장 각각 개수를 세어 25개까지만 짐을 가져올 수 있었다. 지구시민으로서 최소한의 물품으로 생활해야하기 때문에 매일 스스로 빨래를 하며 부지런하게 생활관리를 했다. 도착 첫날 전국 12개 학습관 중 7개 학습관에서 모인 학생들은 자기소개와 함께 조를 정하고 코로나19 방역수칙 준수 교육, 생활교육 등을 받았다.

열흘 동안 몸과 뇌를 깨우며 단합으로 미션을 달성하며 친해지는 뇌크레이션을 비롯해 벤자민학교 전통 기공과 댄스를 배우고 푸시 업부터 물구나무서서 걷기까지 단계별로 근력과 유연성, 심력, 뇌력을 키우는 HSP12단 등을 하며 체력을 키웠다. 9일차 다시 한 테스트에서 몸의 변화를 점검한 아이들은 짧은 기간 크게 높아진 체력에 놀랐다.

지구시민캠프 기간 참가자들은 체력과 자신감이 놀랍게 향상되었다. [사진=벤자민인성영재학교]
지구시민캠프 기간 참가자들은 체력과 자신감이 놀랍게 향상되었다. [사진=벤자민인성영재학교]

제주의 산과 바다, 오랜 시간을 담은 숲 등 자연도 마음껏 즐겼다. 제주도의 생성과 화산석, 자연조건 등을 조별로 각각 조사하고 삼성혈과 곶자왈과 만장굴, 영실 등에서 직접 체험하면서 신비한 아름다움에 흠뻑 빠졌다. 다양한 꽃과 풀들이 만발한 정원에서 인생사진을 찍기도 했다.

특히 참가자들이 인상 깊은 체험으로 꼽은 것은 말과 교감하는 시간이었다. 간식을 주고 쓰다듬고 말을 걸면서 다른 생명과 교류하는 기쁨을 체험했다. 또한 조별로 지구시민 팀 프로젝트 활동을 자체적으로 기획해 곽지 해수욕장에서 바다쓰레기를 줍고 영상으로 기록해 발표하며 자연의 소중함을 알아갔다.

제주의 대자연 속에서 자연과 내가 하나라는 것을 체험하는 지구시민캠프 참가자들. [사진=벤자민인성영재학교]
제주의 대자연 속에서 자연과 내가 하나라는 것을 체험하는 지구시민캠프 참가자들. [사진=벤자민인성영재학교]

아울러 제주에 깃든 대문과 도둑, 거지가 없다는 삼무三無정신의 진정한 의미, 홍익정신이 생활 속에서 어떻게 구현되었는지를 알아가며 제주도가 왜 평화의 섬이라 불리는지 찾아낸 자신들의 의견을 발표하는 시간도 가졌다.

군산오름에 올라 탁 트인 태평양과 끝없이 높은 하늘을 마주한 참가자들은 자신을 한계 짓던 틀을 깨고 힘껏 소리쳐 자신감을 표현했다.

사람과의 교감능력이 뛰어난 말과 교류하며 다른 생명에 대한 사랑을 배우는 참가자들. [벤자민인성영재학교]
사람과의 교감능력이 뛰어난 말과 교류하며 다른 생명에 대한 사랑을 배우는 참가자들. [벤자민인성영재학교]

캠프 기간 동안 아이들은 자기 자신을 이해하기 위해 애니어그램 테스트로 어떤 유형인지 파악해보기도 하고 각 과정에서 자신이 현재 벽에 부딪힌 문제의 원인, 평소 습관, 어떻게 변화하고 싶은지 스스로 찾아갔다.

매 순간 순간 열정을 다해 도전하고 즐기며 자신감과 자존감을 회복했다. 특히 캠프의 하이라이트인 마고대장정에서 자기성찰의 체험은 정점을 찍었다. 저녁 8시 손전등 하나만 들고 한 사람당 2분씩 간격으로 출발하기 때문에 산 정상까지의 길을 혼자 가야 했다.

(위) 마고대장정 (아래) 멘토 특강(왼쪽은 신선도 김선주 관장, 오른쪽은 제주무병장수테마파크 박재영 대표). [사진=벤자민인성영재학교]
(위) 마고대장정에 나서는 참가자들. (아래) 멘토 특강(왼쪽은 제주평화연구소 김선주 원장, 오른쪽은 한라대학교 겸임교수). [사진=벤자민인성영재학교]

환한 낮이라면 그다지 길지 않고 험하지 않은 코스이지만 어둠과 마주한 참가자들은 끊임없이 올라오는 두려움과 포기하고 싶은 마음, 끝까지 해내고자 하는 의지 사이에서 갈등하고 용기를 내어 정상에 도착했다.

참가자 중 김주현 학생은 “산길을 왕복으로 오르내리고 불이 꺼진 도로와 차도 사이에서 나 홀로 세상에 남은 듯이 걸으니, 정말 남의 시선 따위 상관없이 나만의 생각, 나만의 행동, 나만의 도전을 한다는 느낌이 들었다.”라며 “산 정상에서 바라본 제주도는 무언가 꿈틀거리는 생명 같았다. 그 모습을 보면서 ‘선택하면 이루어진다.’는 말이 완전히 이해되었다.”고 했다. 또한 “나의 삶에 새겨진 슬픈 일들은 현재의 나를 쓰러뜨릴 수 없는 허상이다. 나는 특별한 하루를 만들고 돌아왔다.”고 체험의 의미를 정의했다.

제주 한민족역사문화공원에서 발렌티어 활동을 하는 참가자들. [사진=벤자민인성영재학교]
제주 한민족역사문화공원에서 발렌티어 활동을 하는 참가자들. [사진=벤자민인성영재학교]

캠프 7일차 벤자민학교 김나옥 교장은 일주일 사이에 훌쩍 성장한 학생들과 만났다. 참가자들은 열정을 다한 기공과 댄스공연, 자신감 넘치는 성장스토리 발표를 했다. 김 교장도 학생들과 함께 춤을 추어 열기가 뜨거웠다. 이날 김나옥 교장은 “무한성장을 하는 뇌가소성이 잘 작동되고 있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지구시민캠프 7일차 그동안 갈고 닦은 기공과 댄스실력을 선보이는 참가자들. [사진=벤자민인성영재학교]
지구시민캠프 7일차 그동안 갈고 닦은 기공과 댄스실력을 선보이는 참가자들. [사진=벤자민인성영재학교]

그는 ‘BOS 리더십’ 강의를 통해 “자신 안에 있는 습관적인 마음을 선택하지 말고 창조의 마음을 선택하여 BOS 법칙으로 삶의 주인이 되라”고 격려했다. BOS(보스)는 Brain Operating System의 약자로 뇌활용을 뜻한다.

또한, 김나옥 교장은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일상이 변화한 상황에서 어떻게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시대를 살아가고 있는지 자신의 모습을 적어보게 하고 BOS법칙을 생활에 적용할 수 있도록 안내했다.

BOS리더십 강의를 하는 벤자민인성영재학교 김나옥 교장. [사진=벤자민인성영재학교]
BOS리더십 강의를 하는 벤자민인성영재학교 김나옥 교장. [사진=벤자민인성영재학교]

김 교장은 벤자민학교 설립자인 이승헌 총장(글로벌사이버대학교)의 지구경영 스토리를 전하면서 “인성영재들이 지구를 살리는 지구경영의 리더가 될 것”을 당부했다.

캠프에 참가한 박규현 학생은 “나 자신에게 ‘괜찮아, 많이 힘들었지, 고생했어.’라고 말하는 순간 눈물이 흘러나왔다. 첫날보다 감수성이 좋아졌고 쑥스러움은 줄어들었다. 어제보다 더 나은 오늘을 보내게 되어 기쁘다.”고 했고, 김규빈 학생은 “자연의 아름다움을 다시 보게 되었다. 곶자왈에서 평소라면 싫어했을 숲 속 벌레울음소리, 풀냄새, 나무가 막아주는 비, 이런 것들이 아름다웠다.”고 소감을 밝혔다.

우리 전통무예이자 심신수련법인 국궁을 체험하는 참가자들. [사진=벤자민인성영재학교]
우리 전통무예이자 심신수련법인 국궁을 체험하는 참가자들. [사진=벤자민인성영재학교]

김승도 학생은 “교장선생님의 BOS 강의를 들으며 평소 내 마음에 쓰레기를 많이 두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쓰레기를 버리고 긍정적인 생각을 많이 두어야겠다. 나 자신을 뒤돌아보니 나를 사랑하지 않아서 몸이 늘 굳어있었는데 캠프 동안 풀리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또한 전수빈 학생은 “팀 댄싱 ‘찐이야’를 맨 앞줄에서 했다. 실수를 했지만 툴툴 털고 일어나면 되니까 머뭇거리지 않고 완전히 즐기면서 했다. 자기선언을 할 때 친구들이 내 목소리를 ‘돌고래’라고 했다. 에너지를 다 쓰고 나니 목이 쉬었는데 그만큼 용기를 낸 나에게 박수를 쳐주고 싶다.”고 했다.

참가자들은 조별로 캠프 기간 중 체험한 과정에서의 경험, 느낀 점, 성장에 대해 발표하는 시간들을 가졌다. [사진=벤자민인성영재학교]
참가자들은 조별로 캠프 기간 중 체험한 과정에서의 경험, 느낀 점, 성장에 대해 발표하는 시간들을 가졌다. [사진=벤자민인성영재학교]

김동현 학생은 “제주 한민족역사문화공원에서 잡초 뽑기 발렌티어 활동을 할 때 ‘나의 안 좋은 습관들을 전부 뽑아버린다’는 마음으로 뿌리까지 뽑아냈다. 마고대장정에서 내가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들을 미리 걱정하는 습관이 있는 걸 알게 되었고, 산 정상에서 넓게 보이는 야경을 보며 그런 걱정, 습관을 타 털어내고 왔다. 내려오는 길에 몸이 무척 가벼웠고 발 아픈 것도 잊은 채 당당하게 끝까지 할 수 있었다.”고 체험을 소개했다.

지구시민 팀 프로젝트를 기획한 참가자들은 제주 곽지해수욕장에서 바다쓰레기 청소를 하고 활동을 영상으로 촬영해 발표했다. [사진=벤자민인성영재학교]
지구시민 팀 프로젝트를 기획한 참가자들은 제주 곽지해수욕장에서 바다쓰레기 청소를 하고 활동을 영상으로 촬영해 발표했다. [사진=벤자민인성영재학교]

제주지구시민캠프를 이끈 최경미 트레이너는 “청소년들이 매우 똑똑해졌고 물질적으로는 부족함 없이 자랐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러나 부모님과 충분한 교류를 하며 사랑을 받지 못해 자존감이 낮은 아이들이 많아졌다.”며 “이 캠프에서 아이들은 적어도 ‘내가 나를 사랑해야 행복해진다’는 것을 알고 간다.”고 밝혔다.

그는 “이전 캠프에서 아이들을 이만큼은 성장시켜야 한다는 기준과 책임감으로 끌어가다보니 끝나고 나면 녹초가 되었다. 그러나 이번 캠프에서는 그런 기준을 버리고 아이들과 함께 하고자 했다. 욕심을 내지 않으니 더 많이 사랑해줄 수 있었고 그런 사이 아이들이 더 크게 성장했다. 캠프를 마쳤는데 지치지 않고 오히려 에너지를 충전된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