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국학원은 9월19일 경기도의회 대강당에서 경기도의 국학 전통과 친일잔재 청산의 방향 "민족사학의 과거와 미래"를 주제로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식민사학을 비판하고, 중원문화계통론 및 시베리아문화계통론에서 벗어나 '한국인이 주체적으로 인식하는 역사인식'으로서 선도사관, 또는 '한국인이 주체적으로 인식하는 문화계통론'으로서의 고유문화계통론을 새롭게 정립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날 대회에서 민영현 부산대학교 강사는 "한국사와 역사철학"이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한국사학계는 한국사에 대한 기본적인 시각 자체를 교정해야만 한다. 더하여 이미 주어진 조선사 왕조실록 중심의 정사(正史) 해석을 확대하기보다는 지금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한국사의 알려지지 않은 세부 영역에 대한 연구자들의 쉼 없는 연구를 확대하고 보장할 수 있는 새로운 역사관의 창출에 눈을 돌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기국학원은 9월19일 경기도의회 대강당에서 경기도의 국학 전통과 친일잔재 청산의 방향 "민족사학의 과거와 미래"를 주제로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사진=경기국학원]
경기국학원은 9월19일 경기도의회 대강당에서 경기도의 국학 전통과 친일잔재 청산의 방향 "민족사학의 과거와 미래"를 주제로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사진=경기국학원]

 

이어 그는 “이런 가운데 한국의 상고사나 고대사와 관련된 수많은 해묵은 논쟁들에 대해 기본적인 시각들을 점검하고, 소위 재야사학의 주장에 있어 무엇이 옳은지 그른지 명확히 밝힐 필요가 있다. 이와 같은 노력과 기초 연구가 수반되지 않는 한, 한국사의 실체적 진실은 밝혀지지 않을 것이다.”며 “다른 의미로 한국사를 다루는 역사학자들의 자승자박과 논리적 한계 속에서 역사의 진실은 사실상 저절로 밝혀지게 될 것임을 또한 명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근대 민족주의 역사학과 식민사학"을 발표한 이덕일 신한대학교 교수는 "해방공간 한국 역사학계는 민족주의 역사학계, 사회주의 역사학계, 일제 식민사학계라는 세 학파가 있었다. 민족주의 역사학은 무원 김교헌, 백암 박은식, 석주 이상룡, 단재 신채호, 성재 이시영, 희산 김승학 등 독립운동가들의 역사학이다. 이들은 총과 붓을 들고 일제와 싸웠던 무장투쟁가 겸 역사학자들이며 해방 후 분단상황의 가장 큰 피해자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사회주의 계열 역사학자들이 월북하여 1947년 조선력사편찬위원회를 결성하여 북한 역사학이 형성되게 되었다"라면서 "남한에서는 이기백이 민족주의 사학, 유물사관, 실증사학으로 한국사 세 학파를 분류하면서 식민사학이 어디론가 사라졌다. 해방 직후 북한 역사학계는 일제 식민사학을 비판하였으나 남한 강단사학은 거짓말로 총독부 사관을 유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교수는 또한 "남한 학계는 임나=가야설을 주창하나 북한학계는 일본열도 내 삼국, 삼한의 분국설을 주장, 임나는 일본 열도에 있던 소국으로 본다"며 "남한 학계는 왜곡된 "일본서기"를 추종하나 북한 학계는 "일본 서기"를 해석, 비판한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1)교육부, 정치권과 일부 언론의 카르델, (2)주요 대학 사학과, 교원대, 일부 교육대 역사교육과, (3)역사관련 국가기관, 국사편찬위원회, 한국학중앙연구원, 동북아역사재단이 현재 식민사학 확대 재생산하는 구조라고 비판했다.

"대종교의 민족주의 역사인식"을 발표한 조남호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대종교의 여러 역사문헌을 검토하면, 우리의 성씨가 중국에서 왔다고 하는 주장을 비판하고, 우리 민족이 단일민족이라는 주장을 비판하고, 부여, 예맥, 숙신, 여진까지 포함하는 배달민족을 주장한다"고 말했다. 즉 단군민족은 한 국가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여러 민족과 나라를 거느리는 제국으로 보았다"고 대종교의 민족주의 역사인식을 밝혔다.

정경희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한국 민족학 연구의 회와 전망"이라는 주제 발표에서 한민족의 출원 또는 한민족문화의 출원에 관한 중원문화계통론, 시베리아문화계통론를 비판하고 고유문화계통론을 제시했다.

중화문화계통론이 중화사관, 시베리아문화계통론이 식민사관에 기반하고 있다면, 고유문화계통론의 뿌리는 한국 상고 이래의 선도적 역사인식, 곧 '선도사관'이다.

정경희 교수는 “선도사관은 요동, 요서, 한반도 일대의 맥족문화가 토착 신석기, 청동기문화의 자체적 발전에 의한 고유문화이자 동아시아상고문화의 원형으로 중원문화나 시베리아문화의 영향을 받은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들 문화의 발전을 이끌었던 것으로 바라본다. 이러한 시각에 의할 때 한국인(맥족)의 출원은 요동, 요서, 한반도 지역의 토착 예맥, 한국문화(맥족문화)의 실체는 선도문화가 되기에 고유문화계통론은 ‘선도사관-요동, 요서, 한반도- 선도문화 계통론’으로 구체화해 보게 된다.”며 “여기에서 고유문화계통론이 바로설 때에야 비로소 중원문화계통론이나 시베리아문화계통론의 영향에서 온전히 벗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1980년대 이후 동북 지역 상고문화의 등장과 함께 동북아 상고문화의 원형인 ‘맥족-배달국-선도문화’의 실체가 드러나면서, 고려 중기 이래 오랜 세월 동안 한국사에 덧씌워져 왔던 중화사관, 또는 일제시기 중화사관 위에 재차 덧씌워졌던 식민사관이 1천여 년 만에 드디어 그 존립의 근거를 상실하게 되었다”며 “또한 한국 상고 이래 ‘국학國學’이었던 선도, 또 선도에 입각한 주체적 역사인식이었던 선도사관이 되살아나면서 중국이나 일본의 패권주의적 역사인식의 그늘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제 '한국인이 주체적으로 인식하는 역사인식'으로서의 선도사관, 또 '한국인이 주체적으로 인식하는 문화계통론'으로서의 고유문화계통론을 새롭게 정립해 가야 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날 학술대회는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준수하여 제한된 인원만 참석하고, 경기국학원 유튜브로 생중계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