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ill in the forest, 2020, aluminum CNC cutting, aluminum & still box, LED light & controller. [사진=아뜰리에 아키]
Still in the forest, 2020, aluminum CNC cutting, aluminum & still box, LED light & controller. [사진=아뜰리에 아키]

 

작가 권태훈의 작품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찰나’이다. 그의 작업은 심리적이고도 감정적인 요소, 새로운 것의 발견 혹은 자신이 겪은 경험과의 반대되는 요소 등으로 인하여 생겨난 각인된 찰나의 순간을 담는다. 작가는 상황이 발생한 ‘현재’의 시간적 개념은 인체 조각 위에 상황 그대로의 명암을 설정하고, 채색을 통해 깨달음의 찰나를 담아낸다. 특히 작가는 강한 콘트라스트를 가진 명암의 채색을 통해 배경과 그 위에 놓인 인물의 공간감을 나타내며, 나아가 빛의 방향을 통해 생기는 그림자로 시간의 흐름을 표현한다. 그림자를 대상으로 존재하지 않는 사유 속의 ‘현상’으로 간주하고 ‘대상’의 재현이 아닌 사유 속 현상 또는 그곳의 상황을 봄으로써 사유 속의 찰나 또는 순간의 시간성을 나타내는 것이다. 작가는 이러한 일련의 작업을 통해 실재 대상과 관념적 이미지에 대한 개념이 무엇인지를 고찰한다.

Drawing 2, 2008-2009, pen on paper. [사진=아뜰리에 아키]
Drawing 2, 2008-2009, pen on paper. [사진=아뜰리에 아키]

 

아뜰리에 아키(서울 성북구) 에서는 오는 9월 11일부터 10월 17일까지 권대훈 개인전 ‘Still in the Forest (스틸 인 더 포레스트)’를 개최한다. 한국인 최초로 현대미술 조각 부문상인 '잭 골드힐 조각상(The Jack Goldhill Award)’을 수상한 권대훈 작가는 조각, 설치, 미디어 등 다양한 장르와 파격적인 재료를 통해 이미지와 대상의 관계성을 연구하며, 회화과 조각이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조각 작품을 선보인다.

이번 개인전에서는 작가가 초창기 작품 활동부터 이어왔던 이미지와 대상에 대한 연구과정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전시는 10여 년 전부터 그린 연필 드로잉으로부터 시작한다. 작가는 기억 속 관념적 이미지를 드로잉으로 남기고, 이를 조각으로 제작하며 실제 대상으로 재현한다. 조각을 다양한 색으로 채색하는 과정을 통하여 대상과 이미지의 모호한 경계를 유지하는 작품을 선보임으로써 그간 작가가 지속해 온 대상과 이미지에 대한 연구의 결과를 선보인다.

Drawing 2, 2020, F.R.P resin, acrylic paint, linen, steel, wooden board, 101x35x141cm. [사진=아뜰리에 아키]
Drawing 2, 2020, F.R.P resin, acrylic paint, linen, steel, wooden board, 101x35x141cm. [사진=아뜰리에 아키]

 

전시의 제목이자, 이번 전시에 메인 작품인 ‘Still in the forest’는 숲에서 길을 잃었던 경험을 통해 숲 속의 대상이 인물의 형상으로 보였던 미묘한 심리를 형상화한 작품이다. 이는 그간 작가가 고찰해 온 대상과 이미지에 관한 연구가 극대화된 작품으로 약 10000개의 작은 픽셀의 그림자로 보이는 사람의 형상과 숲의 이미지가 빛의 방향이 변화함에 따라 새로운 이미지로 변화한다.

Drawing 3, 2008-2009, pen on paper. [사진=아뜰리에 아키]
Drawing 3, 2008-2009, pen on paper. [사진=아뜰리에 아키]

 

작가는 기억 속의 한 장면이 결코 평면으로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렇다고 그것이 대상으로도 존재한다고 볼 수 없다. 그렇기에 기억 속 장면은 상황에 따라 변화하는 것이다. 또한 작품 속 인물들은 기다리는 사람들을 표현하고 있는데, 이는 작가가 작품을 통해 경험이 수반한 심리적, 감정적 요인을 변화하는 시간의 기다림 속에서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대변한다. 그리고 ‘기다림’이라는 찰나의 시간 속에서 자신의 자아 탐색의 시간을 함께 갖고자 하기 위함이다.

Drawing 5, 2020, F.R.P resin, acrylic paint, linen, steel, wooden board, 101x35x141cm. [사진=아뜰리에 아키]
Drawing 5, 2020, F.R.P resin, acrylic paint, linen, steel, wooden board, 101x35x141cm. [사진=아뜰리에 아키]

 

이처럼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거시적인 관점과 타자의 시선을 차용하여 관념적인 이미지로써 대상을 우리들의 모습으로 표현하고 소통한다. 나아가 작품 속의 대상 없는 그림자에 주목하여 ‘실재의 대상 및 공간’과 관념적 이미지로 만들어진 ‘가상의 대상 및 공간’을 논의하며 이미지의 실체를 찾아보고자 한다.

Drawing, 2008-2009, pen on paper, installation view (2). [사진=아뜰리에 아키]
Drawing, 2008-2009, pen on paper, installation view (2). [사진=아뜰리에 아키]

 

권대훈은 서울대학교 미술대학교와 동대학원 조소과를 졸업하였으며, 영국 UCL 슬레이드 미술학교(The Slade School of Fine Art)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조각과 회화과 결합된 방식으로 서로 다른 차원의 순간을 한 공간에 표현하며, 보는 이의 방향에 따라 서로 다른 시공간을 제시한다. 그리고 사물과 대상의 리얼리즘으로 초자연작인 장면을 표현하며 자신만의 독특한 작품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러한 그의 작품은 세계적으로 인정받아 2011년에 세계적 모더니즘 조각가 안토니 카로와 미국의 유명한 미디어 아티스트 토니 아워슬러, 빌헬름 문트가 수상한 영국왕립미술원의 현대미술 조각 부문상인 '잭 골드힐 조각상(The Jack Goldhill Award)'을 한국인 최초로 수상하였으며, 현재 서울대학교 조소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전시 개요

전시 제목 :  권대훈 개인전: Still in the Forest (스틸 인 더 포레스트)
전시 장소 : 아뜰리에 아키 (서울특별시 성동구 서울숲2길 32-14 갤러리아 포레 1층)
전시 일정 :  2020년 9월 11일(금) – 2020년 10월 17일(토)
관람 시간 : 월요일 – 토요일 AM10:00 – PM 7:00 (일요일 휴무)
참여 예술가 : 권대훈
출품 작품  : 조각, 미디어, 드로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