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든든한 울타리이던 부모님이 자녀의 보호를 받아야 하는 순간이 온다. 김현아 씨는 2014년 60대 후반이던 어머니가 암으로 돌아가실 때였다. 3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은 어머니는 모든 걸 체념하고 주변정리하며 우울해하셨다. 형제들은 실낱같은 치료에 매달려보자고 했을 때 김현아 씨는 어머니와 마주 앉아 ‘버킷리스트’를 작성하고 하나하나 이루어갔다. 어머니는 당초 예상보다 훨씬 오래 함께 할 수 있었다.

마지막 2주간 호스피스 병동에 있을 때도 어머니의 컨디션이 좋으면 병원에서 진행하는 문화프로그램인 타르트‧과일화채 만들기, 꽃꽂이 등에 함께 참여했다. 궁중요리를 잘 하던 어머니는 자신이 아는 것을 간호사, 환자, 간병인 등에게 알려주며 더 없이 행복하게 웃으셨다.

국가공인 브레인트레이너이자 스마트브레인 뇌파코칭 전문가 김현아 씨. [사진=김경아 기자]
국가공인 브레인트레이너이자 스마트브레인 뇌파코칭 전문가 김현아 씨. [사진=김경아 기자]

김현아 씨는 “자기가 가진 걸 다른 이들과 나누고 싶어 하는 어머니의 마음이 바로 홍익이구나 생각했죠. 제가 브레인명상을 하면서 깊이 성찰하고 삶과 죽음에 대한 정보정리가 되어 있지 않았다면 다른 형제들처럼 우왕좌왕했을 겁니다. 엄마가 정말 행복하게 그 시간을 보낼 방법을 찾지 못했겠죠. 한순간 어머니는 행복해하시며 살고 싶다고 열망을 보이셨어요. 형제들은 어머니를 더 힘들게 했다고 핀잔했지만 저는 있는 그대로 어머니 마음을 공감해드렸죠. 어머니는 유언으로 ‘자유롭고 밝게 살아라’라고 하셨어요. 제가 브레인명상을 하게 된 걸 감사했어요.” 그 후 그는 심적으로 어머니에게 많이 의존하던 아버지가 스스로 당당하게 서는 것도 도왔다.

지난 3일 국가공인 브레인트레이너이고 스마트브레인 코칭 전문가인 김현아 씨를 만났다. 그는 자신을 변화시킨 브레인명상을 시작하게 된 계기를 ‘큰아들 덕분’이라고 했다. 김현아 씨는 아직 어린 자녀의 성공적인 대학진학 플랜과 진로까지 꼼꼼히 챙기던 일명 ‘강남맘’이었다. 영어유치원에서 다른 학부모에게 ‘최신 뇌과학을 기반으로 한 뇌교육이란 게 있다’고 들었다.

“아이를 과학고에 진학시킬 작정이었으니 솔깃했죠. 아이에게 뇌교육을 시킨 후 부모가 뇌교육을 같이 하면 아이의 성장이 더 빨라지더라는 주변의 권유에 저도 성인 대상 뇌교육을 하는 단월드에 찾아갔죠. 남편에게도 권하니 ‘내가 하고 있었는데 당신이 무턱대고 말리던 게 브레인명상이야’라고 하더군요.(하하) 제가 잘 모르고 낯선 걸 싫어해서 그랬죠.”

김현아 씨는 국학기공 강사로, 국가공인 브레인트레이너로 건강과 뇌교육을 전했다. [사진=본인 제공]
김현아 씨는 국학기공 강사로, 국가공인 브레인트레이너로 건강과 뇌교육을 전했다. [사진=본인 제공]

그 후 남편과 함께 브레인명상을 하고 심성교육과 PBM, 마스터 힐러교육을 받고 훨씬 활력이 생기고 삶이 즐거워졌다. 그는 심성교육에서 자신이 품고 있던 성공에 대한 관념, 잘 산다는 기준을 내려놓고 자신이 주도하는 삶을 살 용기를 처음 얻었다. “색깔 있는 렌즈로 세상을 보다가 그 렌즈가 투명해진 느낌이었어요. 제가 부모님의 보호에 이어 남편의 보호 속에 살고 있더군요. 나중에는 자식의 보호를 받으려 했겠죠. 제 자신이 왜 태어났는지,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질문해 본 적이 없더군요. 남과 나를 분리하고 남보다 잘 살고 인정받으려 했어요. 나를 스스로 인정하고 사랑하면 되는데 말이죠.”

자녀 교육에 대한 생각도 바뀌었다. “아이가 초등학교 2학년 때 프랑스문화원과 EBS가 공동으로 동화작가 에릭 카를(Eric Carle) 공모전을 주최했는데 그때 특별상을 탔어요. 어두운 가운데 노란 민들레가 핀 그림인데 ‘생명’에 관한 주제였죠. 심사위원들이 독창성을 알아봐 주었죠. 욕심 때문에 그 창의력을 눌러버리고 성적에 매달리게 한 게 저였어요.

저에게 설득되어 아이가 스스로 과학고 진학을 목표로 친구도 사귀지 않고 공부에 매진했는데 실패했죠. 이미 공부로 번아웃이 된 아이는 공부가 전부가 아니라며 고등학교에서 친구들을 사귀고 교류하는 걸 즐기게 되었어요. 리더로서 자질도 발휘하고 행복해졌어요. 제가 변화하지 않았다면 아직도 아이의 행복을 막고 있었겠죠.”

청음회관 어르신 회원들과 기체조와 브레인명상을 비롯해 신나는 체험을 많이 했다. [사진=본인 제공]
김현아 씨는 지난해 청음회관 어르신 회원들과 기체조와 브레인명상을 비롯해 신나는 체험을 많이 했다. [사진=본인 제공]

힐러교육 이후 그는 자신의 평화로운 삶에 만족했다. “센터에서 수련지도를 한다든지 주변사람과 화목하게 어울리는 것 정도에 머물렀고 더 나아가지 않았죠. 홍익은 머리로만 이해했지 삶의 일부가 되지 못했죠. 어릴 때부터 제 주변에 울타리를 치고 그 안에서 완벽한 행복을 찾던 습관이 아직 남았던 거예요.”

그는 어릴 적 봉사활동을 하며 언제나 바쁘셨던 어머니에게 불만이었다. “엄마가 남들을 돕느라 두 배는 바쁘셨어요. 엄마를 빼앗겼다고 생각했죠. 자신의 행복을 누리지 못하고 때론 도왔던 사람들 때문에 상처를 받는 어머니를 보며 나는 ‘나와 나의 사람들을 위해서 살아야지’라고 마음먹었어요.”

우물처럼 좁고 깊게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하던 그가 본격적으로 변화한 건 2017년 뇌교육지도자 특별과정을 이수하면서부터였다. “교육생 모두가 마음을 맞춰야 하는 협동미션을 많이 했어요. 나만 잘한다고 되지 않고 전체가 조화점을 찾아야 비로소 목적을 이룰 수 있었죠. 다른 교육생들이 마스터힐러 교육 이수 이후 얼마나 간절하게 자신을 변화시켜왔는지 알게 되니 ‘나도 나의 한계를 넘어보자’라는 결심을 하게 되었어요. 될까 안 될까 판단하기보다 나의 직관을 믿고 선택하는 힘이 생겼죠.”

국가공인 브레인트레이너 자격과 국학기공 강사 자격을 갖춘 김현아 씨가 지감명상을 지도하는 모습. [사진=김경아 기자]
국가공인 브레인트레이너 자격과 국학기공 강사 자격을 갖춘 김현아 씨가 지감명상을 지도하는 모습. [사진=김경아 기자]

김현아 씨는 국학기공강사 자격을 취득하고 주민센터에서 국학기공과 브레인명상을 지도해 주민 건강을 돌보는 활동을 전개했다.

지난 해 1년 동안 강남구에 있는 청음회관에서 매주 금요일 정규 수련을 지도하기도 했다. 참가자들은 청각장애가 있고 주로 어르신이 많았다. “저도 순간 ‘안 들리시는데 어떻게 지도하지?’라고 당황했죠. 그런데 동작을 따라하는 분들을 보니 제 입모양을 주목하면서 눈빛으로 통하더군요. 한번은 월 1회 진행하는 화목반 회원이 참가해보고 우리 반도 해달라고 요청하셔서 1년 간 많은 분을 지도했습니다. 코로나19로 더 이상 만나지 못하게 되어 안타깝습니다.”

그는 지난해 4월부터 강동구 BHP봉사단활동을 활발하게 전개했고 나중에는 단장을 맡았다. 뇌감각을 깨워 자신의 힐링포인트를 찾아 자극하는 셀프 힐링법 ‘BHP건강법’을 전하는 것이었다. “제주에서 먼저 BHP건강법을 보급하던 분의 강의를 들었어요. 스스로 힐링 포인트를 찾을 수 있게 돕는 것이기 때문에 기술이 아니라 진심으로 돕고자 하는 홍익의 마음과 상대와 소통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하시더군요.”

김현아 씨는 지난해 시민들에게 셀프힐링 건강법을 전하는 BHP봉사단으로 맹활약을 전개했다. [사진=본인제공]
김현아 씨는 지난해 시민들에게 셀프힐링 건강법을 전하는 BHP봉사단으로 맹활약을 전개했다. [사진=본인제공]

김현아 씨는 “봉사단과 함께 소규모‧대규모 친목행사, 지역축제, 강동구청 등 시민들이 있는 곳은 어디든 갔죠. 한번은 비가 내리던 날 마지막 들른 강동보건소에서 용기를 내서 명함을 전했어요. 마침 건강증진과 강사담당을 하신다며 강의를 연결해보겠다고 하여 제안서를 전해 성사되었어요. BHP 건강법을 전하고 뇌교육 강의로 희망을 전하면서 많은 분들이 연결되었죠. 몇 명이나 전했는지 1,000명까지는 세어보았는데 그 이후는 세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인연이 된 분들이 각각 소개해서 대한적십자사 등 다양한 곳에서 강의를 하고, 국회의원, 장관, 오피니언 리더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전에는 관심도 없고 그런 인연을 만들 계기도 없었는데 말이죠. 지방에서도 강의 요청을 받아 출장을 갔습니다. 저의 세상이 무한정 넓어지고 촘촘히 그물망처럼 서로서로 연결되더군요. 좋은 영향력을 미치는 연대가 생긴 거죠.” 그는 청음회관에서도 수화통역사를 두고 강의를 하면서 불가능이란 없다는 걸 체험했다고 한다.

김현아 씨는 대한적십자사에서 BHP건강법과 뇌교육 강의를 했다. [사진=본인 제공]
김현아 씨는 대한적십자사에서 BHP건강법과 뇌교육 강의를 했다. [사진=본인 제공]

아울러 김현아 씨는 뇌교육전문가로 성장하기 위해 국가공인브레인트레이너 자격을 취득한 후에 스마트브레인 뇌파코칭 기본, 심화, 고급 3단계 교육을 마쳤다.

“실제 자격을 활용하는데 더할 나위 없더군요. 뇌파 상태를 가지고 긴장, 무기력, 스트레스 등을 상담하고 적합한 운동, 명상을 권하니까 객관적으로 자신을 바라보는데 도움이 됩니다. 일반적인 상담이면 ‘당신이 나에 대해 얼마나 안다고.’라고 반발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객관적인 뇌파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니 받아들이기 쉽다고 합니다. 그리고 과제로 준 운동, 명상을 하고 21일 후 다시 뇌파촬영하고 변화한 걸 보면 놀라죠.”라고 했다.

그는 코엑스 건강박람회에서 만난 인연으로 부부와 부모‧자녀에게 스마트브레인 뇌파코칭을 한 적이 있었다. 김현아 씨는 “서로 부딪혔던 성향의 차이, 나와 상대방의 스트레스 상태 등을 이해하게 되면서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찾더군요. 이제 교육은 청소년기에만 하는 게 아니라 평생 교육을 받아야 하는 시대가 되었죠. 요람에서 무덤까지 뇌교육이 필요합니다. 자신의 하루경영, 한 달 경영, 1년 경영, 10년 경영, 평생경영을 어떻게 할지 코칭해주고자 합니다.”라고 소신을 밝혔다.

김현아 씨는
김현아 씨는 "최근 '뇌교육 방송 PD'가 되야겠다는 꿈이 생겼어요. 언택트 시대에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뇌가소성을 알려주고 자신의 환경을 디자인 하는 법을 통해 희망을 주고 싶습니다."라고 했다. [사진=김경아 기자]

그가 최근 품은 새로운 꿈이 있다. “뇌교육 방송국 PD로서 뇌교육을 기획하고 인재를 캐스팅하고 사람들에게 삶의 주인은 바로 우리 자신이라는 것을 알려주고자 합니다. 저는 방송을 통해 언택트 시대에 맞게 뇌교육을 전하려고 합니다.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뇌가소성을 알려주고 자신의 환경을 디자인 할 수 있는 사람이 바로 자신이란 걸 알려야죠.

요즘 사회 전반적으로 코로나19로 인해 우울하고 불안하고 경제적 타격으로 부정적 정서가 팽배해있죠. 코로나19로 안 되는 것을 과감히 버리고 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찾도록 용기를 주고 싶습니다. 그동안 시간이 없어서 못했던 공부나 자기관리, 교류를 할 수 있는 시기이죠. 지금은 지상파뿐 아니라 유튜브 방송도 좋은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시대입니다. 제 주변 지인들도 ZOOM으로 소통하는 게 익숙하고요.”

김현아 씨는 인터뷰를 마치며 자신의 인생 책 ‘나는 120살까지 살기로 했다(이승헌 저)’의 문구를 인용하며 자신의 인생설계를 밝혔다. “‘자신이 진정으로 누구인지 질문하고, 그 질문에 답을 찾고, 진정한 자기 자신이 되어가는 것이야 말로 인생의 가장 큰 과제이며 뇌에 줄 수 있는 최고의 동기부여이다.’라는 문구를 가장 좋아합니다.

나는 누구인가를 질문할 수 있는 성찰은 인간에게만 주어진 축복이자 선물이죠. 진심의 마음을 쓰고 그 사랑을 다른 이들과 함께 나눌 때 진정한 삶의 목적이 완성되는 것 같습니다. 불완전한 존재에서 무엇을 채우려 하지 말고, 완전한 존재와 생명에 대한 감각을 깨워 감사하며 완성하는 삶을 살아가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