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석(가명)이는 청소년 뇌교육 최고과정인 일지영재 과정에 도전하고 지역예선 결과를 앞두고 짜증을 내기 시작했다. “이건 내가 선택한 게 아니고 엄마와 선생님이 하라고 한 거예요. 그래서 하기 싫어요.” 너무나 열심히 도전하던 진석이의 모습과 달라 친구들도 의아해했다.

국가공인 브레인트레이너인 이주은 원장(BR뇌교육 평촌지점)은 청소년의 놀라운 잠재력에 관해 경험을 이야기 했다. [사진=김경아 기자]
국가공인 브레인트레이너인 이주은 원장(BR뇌교육 평촌지점)은 청소년의 놀라운 잠재력에 관해 경험을 이야기 했다. [사진=김경아 기자]

아이는 지난해 한번 도전했다가 통과하지 못한 과정을 다시 반복했는데 필수과제인 HSP12단(물구나무서서 36걸음걷기)은 여전히 10걸음 내외로 지지부진했다. 국가공인 브레인트레이너이자 진석이의 HSP트레이닝을 맡은 이주은 원장(BR뇌교육 평촌지점)은 불안함 때문에 오락가락하는 진석이의 마음을 이해했다.

1차 결과를 하루 앞둔 날 진석이는 “제가 1차 합격했을까요? 만약 합격했다면 밤을 새워서라도 36걸음을 걸을 거예요.”라고 했다. 이주은 원장은 놀라는 척하며 “그럼 그 약속을 녹음해도 되겠니?”라고 했고 진석이는 승낙했다. 1차 예선에 합격한 진석이는 다음날 엄청난 열정으로 연습하더니 33걸음을 걸었다. 놀라운 발전이었으나 이후 2~3시간이 지나도 더 이상 진척이 없자 이주은 원장이 다음날 등교를 위해 말릴 정도였다. 결국 진석이는 다음날 40걸음을 걸어서 통과했다.

지난 14일 아동‧청소년 두뇌코칭 전문기관 BR뇌교육(비알뇌교육) 평촌지점에서 만난 이주은 원장은 “어른들은 아이의 가능성을 미리 재단하려 하지만 결코 예단하기 쉽지 않습니다. 아이가 스스로 마음먹고 도전하면 짧은 기간에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성장을 보여주니까요.”라고 이야기했다.

이주은 원장님과 일지영재 청소년들. [사진=본인 제공]
이주은 원장님과 일지영재 청소년들. [사진=본인 제공]

오프라인 수업이 가능해진 5월 이후에도 이주은 원장이 계속 관심을 갖는 수업은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온라인 환경에 맞게 설계된 ‘브레인스크린 온(ON)’수업이다. 아이가 보낸 하루를 뇌 속에 떠올리는 생활영상화와 그날 배운 내용에 관해 질문을 던져 아이가 설명함으로써 확실하게 이해하고, 잊어버린 내용을 스스로 찾아 복습하게 하는 학습영상화로 구성된 공부습관 수업이다.

이 원장은 “독일 심리학자 에빙하우스의 ‘망각 곡선’이라는 게 있죠. 하루가 지나기 전에 회상하고 의미를 부여하면 아이들은 잘 잊지 않습니다. 오프라인 수업인 학습법과 온라인 브레인스크린 온 수업을 병행하던 초등학생의 어머니가 ‘이제 온라인 수업은 하지 않아도 되지 않겠느냐’고 하셨어요. 그때 아이가 ‘선생님이 질문해주면 내가 무얼 기억하고 어떤 걸 이해하지 못했는지 알 수 있어서 나한테 도움이 돼요.’라고 하더군요. 결국 두 수업을 병행하기로 하셨죠.

이번 코로나 사태로 학교수업을 온라인으로 하면서 부모님들은 막연하게 학교나 학원에 보내면 공부를 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집중력이 부족하고 무엇을 배웠는지 스스로 정리하지 못하는 아이의 모습을 발견했다고 하시더군요.”라고 경험을 이야기했다.

그는 “저는 학습영상화도 메타인지를 키우는데 필요하지만 생활영상화가 정말 중요하다고 봅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무엇을 먹고 어떤 일을 했는지, 학교에서 어떤 경험을 했는지 떠올려 보죠. 처음에 아이들은 짧고 간단하게 표현하다가 수업이 진행되면서 나중에는 자신의 하루가 어떤 의미였는지까지 정리해내며 표현지 내용이 점점 풍성해집니다.”라며 환하게 웃었다.

올해로 청소년 뇌교육 전문가로 활동한 지 9년 차인 이주은 원장이 뇌교육을 처음 알게 된 건 큰 아들 진호 때문이었다. 당시 초등학생이던 진호는 놀이치료를 받고 있었다.

영어사교육업계의 대표기업에서 일하며 가정경제를 책임져야 했던 그는 바빴다. 남편은 새로운 직업을 갖기 위해 공부에 매진하고자 떨어져 지내며 주말부부로 지냈다. 그래서 낮에 큰 아이는 시댁에, 둘째 아이는 친정에 맡겼다.

“친정 부모님은 모두 건강하셔서 아이와 활발하게 놀아주었죠. 하지만 교직에 계신 시아버지와 몸이 약해 쉽게 지치는 시어머니께서 아이와 놀아주기는 쉽지 않았죠. 놀이를 통해 다양한 걸 배우는 시기에 잘 배우지 못한 거죠. 큰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냈더니 친구의 팔을 물고 수업 중 산만했어요. 매스컴에서 육아 프로그램을 보았는데 언어가 느리면 거친 행동이 있을 수 있다고 하더군요. 조금 걱정이 되었죠.”

그는 아이를 위해 다양한 사교육 교재를 준비했고 교육을 위해 에너지를 쏟아 부을 작정이었는데 아이의 성장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소아신경과에서 검사를 해보니 발달이 늦은 건 아닌데 사회성이 부족하다고 하여 놀이치료와 언어치료를 했어요. 그 후로 유치원을 잘 다녔는데 초등학교에 입학하고서 모둠생활을 잘 하지 못하고 수업 중 산만함을 보여서 다시 검사를 했습니다. 병원에서 아이에게 ‘정서적 우울함’이 발견된다고 약 복용을 권했죠. 그런데 약물치료를 하고 싶지는 않았고 주위에서도 그 정도가 아니라고 하더군요. 제 고민을 알고 BR뇌교육 선생님이었던 친척께서 ‘정서에 도움이 되니 뇌교육을 해보라.’고 권유하셨어요. 그래서 두 아이 모두 뇌교육을 시켰죠.”

국가공인 브레인트레이너 이주은 원장이 학교 공교육 캠프와 BR뇌교육 캠프 등에서 아이들과 함께하는 모습. [사진=본인 제공]
국가공인 브레인트레이너 이주은 원장이 학교 공교육 캠프와 BR뇌교육 캠프 등에서 아이들과 함께하는 모습. [사진=본인 제공]

이주은 씨의 바람은 아이들이 스트레스를 좀 해소하고 이왕이면 똑똑해져서 공부도 잘했으면 좋겠다는 것뿐이었다. 그는 직장 일로 늘 어깨가 아프고 무거워 요가를 배워볼 생각이었다. 그런데 주변에서 “아이들도 뇌교육을 하는데 성인 뇌교육을 바탕으로 하는 브레인명상을 해보면 좋지 않겠냐?”는 이야기를 했다.

단월드를 찾아가 브레인명상을 하면서 건강을 회복했다. 그리고 심성교육, PBM교육을 받으며 자신을 돌아보고 스스로 치유할 수 있었다. “남편과 저는 성격이 많이 달랐어요. 교육과정에서 그게 남편 탓이 아니라 서로 다르다는 걸 이해하고 제가 집착하는 사랑을 하고 있었다는 걸 알았죠.”

청렴한 공무원으로 상을 받고 풍수해 때 모범적인 활동으로 대통령상을 받은 강직한 아버지의 영향을 받은 이주은 씨는 항상 모범생으로 자랐다. 안정적이고 평탄한 삶을 꿈꾸며 꼼꼼하게 성공을 향해 나아가는 성향이었다. 사범대에서 영어교육과를 전공하고 교사가 되고 싶었다. 졸업할 당시에는 영어교사의 수요가 많지 않아 교원자격을 취득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는 영어사교육업계에서 곧장 일을 했는데 몇 년 후 초등학교 3학년부터 영어교육이 도입되면서 영어교사 수요가 늘어났다. 그의 친구들은 꾸준히 교원자격시험을 준비하다가 초등학교 영어교사가 되었는데 일찌감치 포기한 그는 그럴 기회가 없었다. 그게 항상 가슴에 아쉬움으로 남았다.

반면 남편은 느긋한 예술가 성향이었다. 초등학교 교사를 꿈꾸었지만 부모님 권유로 공과대학과 대학원에 진학했다. 공과계통 병역특례를 기대했었는데 외환위기로 기회가 없어져 늦은 나이에 군대를 갔다. 제대 후 대덕연구단지에서 1년 계약직 인턴으로 취직했을 때 오랫동안 연애를 하던 이주은 씨와 결혼했다. 다정다감한 성격은 아니고 말이 별로 없었다. 그 후 1년이 채 되기 전에 남편이 실직했을 때 주은 씨는 충격을 받았다.

“제 부모님처럼 관심과 표현을 해주길 바랐는데 그렇지 않고, 추구하던 안정적인 삶이란 목표에도 문제가 생긴 거죠. 게다가 건강을 위해 복용했던 식품의 부작용으로 얼굴 피부가 보기 싫게 되었어요. 그때는 제가 외모를 중시하던 때라 스트레스가 너무나 심해서 우울증까지 왔어요.

때마침 큰 아이를 임신했는데 다정함을 보여주지 못하던 남편은 아이가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자신의 전공과도 관계없는 분야의 공부를 한다고 다른 지역에 갔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아이가 생기니 가장으로서 책임감이 무거웠기 때문이었을 겁니다. 남편은 얼마나 간절했는지 3개월 만에 자격을 취득하고, 지금은 해당 자격과정 강사로 활동 중이죠. 당시 강사가 되기 위해 끊임없이 트레이닝 중이던 남편은 주말에만 와서  아이들과 놀아주지 않고 잠만 잤죠. 그때는 나 자신이 힘드니까 남편이 얼마나 피곤할지, 고민이 무엇인지 이해할 수가 없었죠. 제가 브레인명상을 하며 제 자신을 이해하고 사랑하게 되니 남편도 이해하게 되었죠. 이제는 남편이 아이교육에도 관심을 갖고 노력을 많이 합니다.”

이주은 원장의 앞으로 이루고 싶은 꿈은 '뇌교육 코칭센터'를 운영하여 청소년들의 숨은 잠재력을 발굴하는 일이다. [사진=김경아 기자]
이주은 원장의 앞으로 이루고 싶은 꿈은 '뇌교육 코칭센터'를 운영하여 청소년들의 숨은 잠재력을 발굴하는 일이다. [사진=김경아 기자]

뇌교육으로 삶의 변화를 체험한 그는 뇌교육 선생님으로 새로운 시작을 했다. “그동안 쌓아온 경력을 포기하는 게 쉽지 않았죠. 하지만 성인이 된 저도 변화시킨 뇌교육에 대한 확신이 있었어요. 그동안 아이에게 제가 미친 영향력을 알게 되니까 아이를 잘 키우고 싶은 마음도 있었습니다.”

초기에는 담당수업이 없어 청소년 뇌교육을 알리는 일에 매달렸다. “어린이날 오라체험부스에서 많은 청소년들을 만나고 점검해주면서 제 수업이 생겼죠. 뇌교육 선생님으로서 제 몫을 하게 되었어요.” 그동안 뇌교육선생님으로 활약하던 그는 지난해 지점의 경영을 맡는 원장이 되었다.

그의 변화와 더불어 큰아들 진호도 뇌교육을 통해 사회성도 기르고 스스로 자신의 삶을 선택할 줄 알게 되었다. 지금은 완전자유학년제 벤자민인성영재학교에 진학해 프로젝트수업과 동아리 장을 맡으면서 눈부시게 성장 중이다.

이주은 원장은 앞으로 자신이 이루고 싶은 두 가지 꿈이 있다. 뇌교육이 공교육화 되면 학교에 가서 가르치고 싶은 꿈 하나와 ‘뇌교육 코칭센터’를 열어 뇌파 점검 등을 통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상담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국제뇌교육지도자 과정의 뇌파코칭 교육을 전문적으로 배우고 있습니다. 저는 아이들이 어떤 장애에 부딪혀 자신의 장점을 발휘하지 못하는지 알고 해결할 수 있도록 돕고 싶습니다. 청소년들이 자신의 무한한 가능성을 발견할 기회를 주고 싶은 거죠.”라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