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잉아트(서울 서초구 남부순환로325길)는 <나만 볼 수 있는 이야기> 전시를 통하여 절제된 감각으로 추상성을 이끌어가는 네 명의 작가를 소개한다. 이 전시는 2020년 9월 3일부터 10월 17일까지 연다.

김미경, I saw a dragonfly on the way. It was a joyful moment mixed media 97x130cm 2014. [사진제공=도잉아트]
김미경, I saw a dragonfly on the way. It was a joyful moment mixed media 97x130cm 2014. [사진제공=도잉아트]

 

김미경 작가는 소재 하나를 두고 오랫동안 생각해 보는 데서 작업을 시작한다. 장고의 시간 속에서 찰나로 겹치는 때의 느낌을 표현하여 탄생한 게 그의 작품이다. 드러나지 않는 행위를 반복하지만, 색을 칠하고 사포질로 다시 비워내는 작업을 수없이 하고, 이렇게 축적된 층층의 색면 사이사이에서 무한한 의미를 상상하게 만든다.

김미경, The long path Mixed media on linen 85x100cm 2017. [사진 제공=도잉아트]
김미경, The long path Mixed media on linen 85x100cm 2017. [사진 제공=도잉아트]

 

한국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김미경 작가는 졸업 후 뉴욕 파라슨스 Parsons에서 미술공부를 시작하였다. 이어 미국과 한국으로 오가며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김영주 작가는 이미지 속 물질로서의 영역과 시간의 순서 같은 것에 집중한다. 물질의 속성이나 상징, 공간에서의 관계 등 기초 조건을 되짚어보고 이를 통해 본질에 접근하여 역설의 규칙을 만들어 내는 방식으로 작업을 한다. 그러니 직관적으로 보여 지는 컬러나 이미지에는 덜 주목한다.

김영주, 불확실한전치사, 2018,가변설치, 목재구조에 특수원단. [ 사진제공=도잉아트]
김영주, 불확실한전치사, 2018,가변설치, 목재구조에 특수원단. [ 사진제공=도잉아트]

 

그래서 김영주 작가는 이미지가 남발되는 시대에서, ‘보는’ 입장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실물의 가치가 다양해진 현 사회에서 물질에 대한 시각 경험은 창작된 무언가를 전달해야만 기존의 이미지과는 다른 매개체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한다.

김영주 작가는 캔버스에 그림을 그리지 않는다. 대신 캔버스 자체를 작품 도구로 활용한다. 이미지 과잉, 이미지가 넘쳐나는 시대에 살고 있는 현대인에게 새로운 인식을 이끌어내는 도구로써 캔버스를 이용하여 메시지를 전달한다.

김영주, 회화되기 연구, 2019, 91x120x17cm, 캔버스에아크릴, 목재구조. [사진제공=도잉아트]
김영주, 회화되기 연구, 2019, 91x120x17cm, 캔버스에아크릴, 목재구조. [사진제공=도잉아트]

 

김영주 작가는 이화여자대학교에서 한국화와 미술사를 전공했다. 이어 영국 철시예술대학에서 석사학위를 마치고, 자신만의 예술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부천 복합문화공간 b39개관 기획전, 아트비트 갤러리 선정작가전 등에 참가하며 갈수록 그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한다.

안현정 작가는 미국 뉴욕에서 생활하면서 날마다 언어 소통에 어려움을 겪었다. 외국인으로 현지 언어에 익숙하지 않았고, 그들의 문화에 익숙하지 않아 사소한 것까지 소통하는 데 어려웠다.

안현정, Series, Move redly, 2019, acrylic on canvas, 30x40 in. [사진=도잉아트]
안현정, Series, Move redly, 2019, acrylic on canvas, 30x40 in. [사진=도잉아트]

 

이러한 경험을 한 작가는 그가 경험한 것을 언어가 아닌 다른 방법(추상적인 시각언어)을 통해 표현하기 시작했다. 언어라는 장벽뿐 아니라, 많은 이유로 말하지 못했던 감정과 문장을 작가는 드로잉과 짧은 시로 기록하고, 그 기록을 바탕으로 작업을 시작하였다. 그의 작품은 그가 경험한 시간과 감정을 형태와 색으로 나타낸 것이다.

안현정, Series, Move redly, 2019, acrylic on canvas, 40x100 in. [사진제공=도잉아트]
안현정, Series, Move redly, 2019, acrylic on canvas, 40x100 in. [사진제공=도잉아트]

 

작가의 이야기는 내면의 여러 과정을 거쳐 정제되고 압축된 형상 안에 숨겨져 있지만, 각 작업의 제목을 통해 그 형상들의 내러티브를 이해하는 단서를 얻을 수 있다.

안현정 작가는 덕성여자대학 서양화과와 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 플랫인스티튜트에서 공부한 뒤 지금도 뉴욕에서 활동한다.

이영림 작가의 작품을 보기 전에 그의 전공에 먼저 관심이 갔다. 그는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인지심리학을 전공한 뒤 싱가포르에서 가구디자인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그의 작품에는 인지심리학의 지식도 들어가 있다. 입체를 평면을 보는 눈과 평면을 입체를 보는 눈을 구분하는 것은 작가의 학업과 무관하지 않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독특한 행보를 가감 없이 드러낸다.

이영림, Alteration,(cream, Transparent black, Green) Acrylic on wood, 122x133, 2013. [사진제공=도잉아트]
이영림, Alteration,(cream, Transparent black, Green) Acrylic on wood, 122x133, 2013. [사진제공=도잉아트]

 

이영림 작가는 부조적인 회화 작업을 실험하며 평면과 입체의 경계를 가늠한다. '회화의 구조화'에 관심을 쏟은 작가는 나무 합판이라는 한정된 공간을 나무 조각으로 조직함으로써 생겨나는 새로운 공간에 집중한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회화의 평면성과 그것이 놓인 실제 공간 사이의 역동적 관계 등을 들여다보게 한다.

이영림, Folding Yellow 2020, 105 X 130, Acrylic on Wood, 2020. [사진제공=도잉아트]
이영림, Folding Yellow 2020, 105 X 130, Acrylic on Wood, 2020. [사진제공=도잉아트]

 

싱가포르 유수의 갤러리와 가나아트에서 개인전을 개최한 이영림 작가는 서울, 베이징, 베를린 등에서 그룹전에 참여하였다.

갤러리 도잉아트는 절제된 미학을 통해 무한한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네 작가를 소개하며, 자신만의 <나만 볼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들 사색의 시간을 제안한다고 했다.

단순한 표현 속에 녹여낸 작가들의 깊은 성찰,  그들이 작품 앞에서 느껴지는 감정이나 작가와의 교감은 관객 각자의 몫이자 특권이다.

 

◆전시 개요

- 전 시 명: 나만 볼 수 있는 이야기
- 참여작가: 김미경, 김영주, 안현정, 이영림|
- 전시기간: 2020년 9월 3일 (목) – 10월 17일 (토)
- 관람시간: 화 – 토 10:00-18:00 ㅣ 매주 일,월 휴무
- 전시장소: 서울시 서초구 남부순환로 325길 9 B1 도잉아트
-문의 전화번호 : 82-2-525-2223 홈페이지 : www.dohingar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