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자민갭이어에 입학한 박선진 씨는 인권 분야로 진로를 찾고 관련 분야 공부를 하고 있다. 청년정책추진단 온라인패널로 선정돼 7월부터 활동한다. [사진= 박선진 제공]
벤자민갭이어에 입학한 박선진 씨는 인권 분야로 진로를 찾고 관련 분야 공부를 하고 있다. 청년정책추진단 온라인패널로 선정돼 7월부터 활동한다. [사진= 박선진 제공]

 

박선진 씨는 검찰수사관이 되고 싶어 3년간 공무원 시험 준비를 했다. 올해 스물세 살이 되자 박선진 씨는 생각 끝에 새로운 것에 도전해봐야겠다고 마음먹고 다시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갖고 싶었다. 그래서 벤자민인성영재학교에서 운영하는 갭이어(벤자민갭이어)를 선택했다. 갭이어(gap year)란 학업이나 직장을 일정 기간 쉬면서 자기계발과 진로탐색을 위한 시간을 갖는 것을 말한다. 미국의 대학에서는 이를 적극 권장한다. 벤자민갭이어의 교육과정은 벤자민인성영재학교의 기본 과정을 중심으로 리더 양성을 위한 지구시민 교육과 글로벌 리더십 교육에 초점을 맞춘다.

그러는 중에 《선량한 차별주의자》(저자 김지혜 강릉원주대 교수)라는 책을 읽고 인권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선량한 차별주의자》는 평범한 우리 모두가 ‘선량한 차별주의자’일 수 있다며 선량한 마음만으로 평등은 이루어지지 않으며, 익숙한 질서 너머의 세상을 상상하고 모두가 평등한 세상을 조직해가자고 제안한다.

이렇게 인권에 끌린 선진 씨는 본격적으로 인권 공부를 시작했다. 관련 책을 읽고 강연을 듣고, 인천에서 열린 인권영화제에 온라인으로 참가했다. 청주에 살고 있는 그는 서울 국제아동인권센터에서 2일간 하는 아동인권옹호자과정 교육도 수료했다. 내년에는 심화과정 교육을 받을 계획이다. 그리고 인권에 대해 더 깊게 알고 싶고, 그 분야 일을 하고 싶어 올해 글로벌사이버대학교 상담심리학과에 입학했다.

7월에는 국무조정실 청년정책추진단의 온라인청년패널에 뽑혀 활동한다. 청년정책추진단은 청년과의 소통 및 청년 관련 정책의 총괄ㆍ조정하는 업무를 수행한다. 그는 국제인권단체에서 일을 해보자는 목표가 생겨 영어공부도 열심히 하고 있다. 이렇게 열심히 활동하는 박선진 씨를 이메일과 전화로 인터뷰했다.

먼저 청년정책추진단 온라인패널에 참여하게 된 이유를 들었다.

“인권을 공부하면서 청년인권이 눈에 들어왔어요. 그래서 현재 청년정책에 어떤 게 있고 어떠한 방향으로 가야 할지에 대한 저의 의견을 내면 좋을 것 같아 정책추진단 온라인패널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온라인패널로 활동을 하면서 모두가 차별받지 않는 정책을 만들어 가고 싶어요.”

청년정책추진단에 청년들을 위한 의견을 적극적으로 제시하겠다는 박선진 씨. 그는 벤자민갭이어 활동으로 멘토 특강을 듣고, 지구시민활동, 주제토론, 삶의 주인이 되는 브레인 워크숍, 하고 싶은 공부, 건강관리 등을 하며 자신에게 집중하고 있다. 선진 씨는 올해 벤자민갭이어에 입학하여 인권으로 진로를 정한 것이 가장 의미 있는 일이라고 한다.

“인권이라는 단어에 이끌려 이쪽으로 진로를 가보자고 마음먹고 인권공부를 하던 일이 기억에 깊이 새겨졌어요. 국제인권단체에서 일을 해보자는 목표가 생겼으니까요. 그래서 영어공부도 열심히 하고 있죠. 영어 신문 보고, 영어 라디오 들어요.”

같은 또래보다 늦게 대학생이 되었지만 박선진 씨는 원하는 공부를 할 수 있어 즐겁다고 한다.

선진 씨가 벤자민갭이어를 선택한 것은 벤자민인성영재학교의 영향이 크다. 그는 벤자민인성영재학교를 2기로 졸업했다. 선진 씨는 청주에서 부모님, 그리고 언니. 네 사람이 단란하게 살았다. 부모님은 선진 씨가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대학을 나오면 좋겠다는 바람은 있었지만, 강요한 적이 없었다. 선진 씨가 하고 싶어 하는 활동이 있으면 정보를 찾아주고 지지해주었다. 하지만 선진 씨는 공부에 흥미도 없었고 꿈도 목표도 없었다.

“일반학교에서 고1까지 친구들과 노는 재미로 학교를 다녔었습니다. 다니면서 하고 싶은 것이 없었습니다. 그냥 남들도 학교를 다니니까, 다녔습니다. 그러다보니 공부에 흥미도 없고 꿈과 목표도 없었습니다.”

선진 씨는 그 무렵에 꿈과 목표 없이 이렇게 살다가는 인생에 아무것도 남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 변화가 필요했다. 그런 그에게 선진 씨 어머니는 벤자민인성영재학교를 소개했다. 선진 씨는 학교 설명을 듣자마자 어머니에게 말했다. “그 학교에 가고 싶어요.” 선진 씨는 이 학교가 나를 주체적이고 능동적으로 살게 해주겠구나 생각했다.

“저는 벤자민학교를 다니면서 이미 만들어져있는 길을 그대로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저의 길을 만들어 나가면서 울타리 밖에서 자유롭게 살고 싶었고 제 안의 여러 가능성과 잠재력을 깨우고 싶었어요.”

2014년 문을 연 벤자민인성영재학교는 스스로 문제를 내고 답은 찾는 자기주도적 과정을 1년 간 체험하며 자신감과 창조성을 키운다.

벤자민학교에 다니면서 선진 씨는 기대와 행복감을 느꼈고, 감정을 다스릴 줄 알게 되었다.

박선진 씨는  자기만의 속도와 방향으로 살아가며 세상에도 도움을 주고 싶은 분들에게 벤자민갭이어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사진=박선진 제공]
박선진 씨는 자기만의 속도와 방향으로 살아가며 세상에도 도움을 주고 싶은 분들에게 벤자민갭이어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사진=박선진 제공]

 

“한 달에 한 번씩 학교 전체 워크숍을 하면 그 동안 자기가 했던 활동을 발표해요. 그때 그 발표를 준비하면서 저의 일상을 돌아보게 되고 다음에는 어떤 활동을 할까라는 기대와 행복함이 있었습니다. 또 자신의 감정을 다스릴 수 있게 도와주는 명상과 감정바라보기 체험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제가 화나는 일이 있거나 우울하면 지금 왜 그런 감정이 드는 지를 명상을 하며 차분히 감정을 바라보고 원인을 찾으면 신기하게 감정이 누그러지는 경험을 했었습니다.”

아르바이트를 한 것은 또 다른 귀중한 경험이 되었다. 벤자민인성영재학교 학생들은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찾아서 도전하는 ‘벤자민 프로젝트’와 시간제로 일하는 아르바이트 현장에서 일을 해내는 ‘직업 체험 활동’을 해야 한다.

“벤자민학교에 입학하고 처음으로 빵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때의 인연으로 지금까지 5년째 계속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어요. 아르바이트를 통해 사람을 대하는 법을 알았고, 돈을 쓰고 저축하는 경제관념도 배웠습니다.”

선진 씨는 벤자민학교에서 나만의 프로젝트로 혼자 여행을 다니는 프로젝트를 했다.

“저는 일반학교를 다니면서 친구들과 같이 있는 시간이 많아서 제가 혼자 있을 때는 어떤 모습일까 궁금했어요. 그래서 혼자 여행을 다니는 프로젝트를 진행했어요. 저는 ‘여행, 사람을 알다‘라는 이름으로 프로젝트를 했는데 제가 가보고 싶었던 전주 한옥마을, 여수, 순천, 부산 등을 혼자 여행했어요. 강원도도 가보았고요.”

이 프로젝트를 하면서 선진 씨는 자신을 더 많이 알게 되었다.

“혼자 여행을 다니며 많은 사람을 만나면서 저는 사람들을 좋아하고 자연을 좋아하고 기차 타는 것을 좋아 한다 등 저의 취향을 알아가고 저와 더 가까워졌습니다.”

24명이 함께한 벤자민인성영재학교 충북학습관은 그들이 만들어가는 작은 학교였다. 매주 수요일마다 학습관에서 만나서 물구나무서서 걷기, 명상, 게임, 발표 등 다양한 활동을 했다.

“푸시업을 시작해서 물구나무서서 걷기까지를 벤자민 12단이라고 하는데, 벤자민12단을 하면서 몸의 중심이 잡히고 체력이 길러졌죠. 명상을 하면서 내면이 단단해지고 채워지는 체험을 했어요. 학습관 선생님은 저희가 어떤 활동을 한다하면 항상 함께해주시고 지지해주셨습니다.”

그는 집중력과 인내력은 명상을 통해, 책임감과 포용력은 친구들과 함께 했던 활동인 국토대장정, 무전여행 등을 통해, 창조력은 벤자민 12단과 지감(止感)수련을 통해 길렀다고 말했다.

“처음 입학할 때 1년 동안 해보고 싶은 것들 다 해보자라는 목표가 있었습니다. 많아서 다 달성하지는 못했지만 벤자민 1년을 통해 저의 삶이 바뀌고 앞으로의 미래가 걱정과 두려움이 아닌 기대와 기쁨으로 가득 할 것 같다는 자신감이 있었습니다.

벤자민인성영재학교 1년을 마치고 선진 씨는 공무원 시험 준비를 했다. 친구들은 대학에 가거나 취업을 했다. 벤자민학교에 다닐 때 선진 씨의 멘토는 검찰수사관이었다. 멘토제도는 벤자민인성영학교의 특성 중 하나이다.

“제가 검찰수사관에 관심이 있어 검찰수사관 멘토를 연결해주었어요. 멘토님을 만나 검찰청 견학도 하고, 수사관이 되기까지의 과정, 자질, 범죄자에 관한 이야기를 해주셨어요. 그래서 검찰수사관이 되려고 공부했지요. 이제는 인권 공부를 하고 있지만.”

박선진 씨는 벤자민인성영재학교에서 많은 것을 체험하고 성장하였기에 벤자민갭이어를 자연스럽게 선택했다. 올해는 코로나19가 유행하여 함께 모이지 못하고 온라인특강을 하는 경우가 많아도 벤자민갭이어 생활이 만족스럽다. 더 많이 배우고 공부하고 경험하고 싶어 계속해서 점수를 채워 나가고 싶다. 벤자민갭이어가 그렇게 해줄 것이다.

그는 자기만의 속도와 방향으로 살아가며 세상에도 도움을 주고 싶은 분들에게 벤자민갭이어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박선진 씨는 앞으로 이런 일을 하려고 한다.

“최근까지는 책이나 미디어를 통해서 인권 공부를 했다면 앞으로는 실제 인권운동에 참여하고 행동할 것이고, 국제인권단체에서 일을 하기 위해 영어공부도 열심히 하고, 학과 생활도 충실히 하며 모두가 자유롭고 차별받지 않는 삶을 위해 계속해서 인권운동을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