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을 가르치는 홍선옥 교사는 인성교육을 많이 하여 학생들로부터 '도덕 선생님 같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사진=김경아 기자]
수학을 가르치는 홍선옥 교사는 인성교육을 많이 하여 학생들로부터 '도덕 선생님 같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사진=김경아 기자]

경기도 군포에 있는 중학교에서 수학을 가르치는 홍선옥(41) 교사는 학생들로부터 “도덕 선생님 같아요”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아이들을 격려해주고 조언을 많이 하고 인성교육을 하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제가 하는 수업을 재미있어서 좋다고 해요. 재미하려고 하죠. 제가 사투리를 쓰는 것도 재미있다고 해요. 뇌교육적 측면에서 두뇌우호적인 수업을 합니다. 실수 OK, 실수해도 괜찮다고 하고 격려해주죠.” 

8월 6일 경기도 군포에서 만난 홍선옥 교사는 수업 이야기를 하자 눈이 반짝였다. 그런데 그가 진짜로 교사가 되기로 마음먹은 것은 사범대학 4학년 때 교생 실습을 하고 나서였다. 부모님이 의과대학에 진학하기를 바랐지만, 대학수학능력시험 점수는 그에 미치지 못했고 재수까지 하며 기대에는 부응하지 못했다. 그 무렵 닥친 외환위기 때문에 진로를 고민하다 홍선옥 씨는 안정적인 직업인 교사가 되기로 갑자기 결정하게 되었다. 원하는 진로가 아니었기에 사범대에 들어가서도 수업을 빼먹기도 했다.

“대학교 4학년 때 교생 실습을 중학교로 갔습니다. 교실 맨 뒤에 앉아있던 남학생이 늘 수학 수업에 집중을 못했는데 선배 선생님의 수업을 참관하면서 옆에서 모르는 것도 가르쳐주고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교생 실습을 마치는 날, 그 남학생이 펑펑 울었어요. 저도 같이 울었습니다. 그때 결심했습니다. 진짜 선생님이 되기로...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공감해주고 힘이 될 수 있는 그런 선생님.”

교사가 되려면 임용시험에 합격해야 한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에도 임용시험은 합격하기 어려웠다. 홍선옥 씨는 대학 졸업 후 1년 동안 준비해서 임용 시험에 합격했고 경남 구미에서 중학교 교사가 되었다. 그 후 경기로 와서 지금은 군포 흥진중학교에서 수학을 가르친다.

그렇게 교사로 생활하던 홍선옥 씨에게 2010년 9월 새로운 세계가 열렸다. 브레인명상과 만난 것이다.

“둘째를 임신했는데, 갑자기 뇌경색으로 쓰러진 시어머님을 보살피면서 외출도 마음대로 못하고 늘어난 집안 일로 인해 스트레스가 심했어요. 임신 중인데 오히려 체중이 줄어 걱정했는데, 첫째 아이 친구 엄마의 권유로 브레인명상을 하게 됐어요. 마음을 다스려서 태교에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어요.”

홍선옥 씨는 소개받고 단월드 산본센터에 간 바로 당일 파워브레인메소드(PBM) 교육을 선택했다. 1년 전에 온라인으로 들었던 한국뇌교육연구원의 교사 연수에 너무나 감동했는데, 그 내용을 산본센터 원장으로부터 다시 들었던 것. 그리고 전문가 과정인 마스터힐러 교육을 받았다. 여기에는 남편의 적극적인 지원이 뒷받침됐다.

홍선옥 씨는 심성교육을 받고 진정으로 부모를 사랑하게 되었다. 군무원인 아버지, 전업주부인 어머니는 자녀에게 애정 표현을 잘 안했다. 선옥 씨는 남동생에게 더 신경을 쓰는 부모님 때문에 어린 마음에 속이 상하기도 했다. 연년생 동생 때문에 외갓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 부모님에게 어리광을 부리기도 힘들었다.

홍선옥 교사가 브레인명상으로 배꼽힐링을 하고 있다. [사진=김경아 기자]
홍선옥 교사가 브레인명상으로 배꼽힐링을 하고 있다. [사진=김경아 기자]

“심성교육 때 보니까, 사랑받지 못했다, 동생을 더 사랑한다, 늘 외롭다 등으로 원망하는 마음이 제 무의식 속에 있었습니다. 부모님께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그때 털어놓으니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 그 후 부모님과 느껴졌던 거리감이 줄어들고 자주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되었죠.”

그리고 삶의 자세로 바뀌었다. 나만 잘 먹고 잘사는 것에서 벗어나 다른 사람도 건강하고 행복해지도록 함께 하는 일에 가치를 두고 있다.

“그때 브레인명상을 만나지 않았다면 나의 삶은 어떨까 하는 생각을 가끔 합니다. 여전히 사랑받지 못했다는 생각에 자존감이 낮은 상태에서 만나는 학생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주기 어려웠을 것 같습니다. 인정받는 교사가 되기 위해 노력하면서 다른 사람들의 평가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었을 것 같습니다. 삶의 목적이 불분명하여 당장 10년 후를 생각하기도 힘들었을 것입니다.”

교사로서 학생들에게 지식만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아이들이 한 명의 인간으로 올바르게 성장하도록 안내한다. 여기에는 홍익교원연합이 큰 힘이 되었다. 홍선옥 교사는 2016년부터 홍익교원연합에 들어가 홍익교사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교육의 목적은 본래 인성의 회복, 홍익인간 양성에 있다는 신념을 갖고 있는 교사의 단체이다. 홍익교원연합은 ‘이 땅의 아이들을 밝고 건강하게' 라는 목표로 1997년 뜻있는 교사들이 모여 인성교육 활동을 시작하였다. 그 효과적인 인성교육은 교사에 의한 '밝고 따뜻한 학급분위기'를 만드는 것이라는 자각 하에 '대한민국 교사 행복해지기'라는 목표로 활동한다. 교사는 가르치는 보람을 느낄 때 진정 행복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대한민국 교육의 근본적 변화와 교화의 교육환경 개선을 목표로 하는 교육운동을 전개한다. 홍선옥 씨는 방학을 이용해 뇌교육 교사 연수를 받고 수업과 브레인명상을 접목하여 학생들이 지식뿐만 아니라 인성을 함양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교사가 평생 만나는 학생을 생각해보면 교사가 바뀌면 학생이 바뀌고 미래를 짊어질 학생들이 바뀌면 대한민국이 바뀔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들이 직업에서 성공할 뿐만 아니라 삶에서도 성공하도록 인성을 길러주려고 노력합니다.”

홍선옥 교사는 4년전부터 활동해온 군포의왕뇌교육연구회에서 올해는 회장을 맡아 뇌교육를 접목한 다양한 수업과 활동을 교사들과 함께 학교에서 적용해보고 있다.

그는 또한 학교에서 4년 전부터 친환경활동을 하는 학생들의 ‘지구시민동아리’를 지도하는 교사로 활동한다. 학생들이 환경과 지구의 중요성을 깨닫고 글로벌 의식을 자연스럽게 갖도록 이끌어주는 게 그가 하는 역할이다. 이 학생들이 사회에 진출하여 각 분야에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지구촌에 도움되는 활동을 하고 세계로부터 존경받는 인물이 되기를 바란다.

또한 지구시민운동연합 군포지회 사무국장을 맡아 친환경강사로 활동하며 학생들의 봉사활동 교육을 한다. 지구에도 이롭고 인간에게도 이로운 방법을 배우는 데 그치지 않고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그래서 올해 코로나19가 유행하자 그는 지구시민운동 회원들과 함께 봉사활동에 나섰다. 5월부터 월 2회 산본에 있는 지하철 역사를 돌며 방역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지역사회의 코로나 19 확산 방지를 위해 힘을 보탠 것이다.

홍선옥 교사가 이런 활동을 할 수 있는 데는 가족의 든든한 지원 덕분이다. 시부모를 모시고 두 자녀와 함께 6명이 함께 사는 홍선옥 씨는 스스로 ‘홍익가정’이라고 말했다. 가족이 서로 사랑하고 서로를 위하고 배려한다. 홍선옥 씨의 권유로 시부모와 남편이 브레인명상 수련을 하고, 중학교와 초등학교에 다니는 두 딸은 뇌교육을 한다.

홍선옥 씨는 “두 딸이 뇌교육을 하지 않았다면 나와 부딪힘이 많았을 것 같아요. 뇌교육 덕분에 저도 아이들을 지지하고 기다려줄 줄 알게 되었고요. 중1 큰 딸이 뇌교육을 하면서 물구나무로 걷기에 도전하는데, 새끼손가락을 다쳐 처음에는 실패했어요. 1년간 노력을 하여 마침내 성공하더라고요. 그 과정에서 한계를 넘어야 하고, 노력하고 자기 관리하는 법을 배우며 아이가 크게 성장했지요.”라며 웃었다.

수학교사인 그에게 ‘수포자’, 수학을 포기한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조언을 부탁했다. 그는 목적의식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브레인명상을 하는 홍선옥 교사는 학생들에게 지식만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아이들이 한 명의 인간으로 올바르게 성장하도록 안내한다. [사진=김경아 기자]
브레인명상을 하는 홍선옥 교사는 학생들에게 지식만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아이들이 한 명의 인간으로 올바르게 성장하도록 안내한다. [사진=김경아 기자]

 

“요새는 초등학교 때부터 수학을 포기하는 학생들도 있어요. 공부를 해서 무엇을 이루겠다와 같은 목적이 분명해야 합니다. 그것이 불분명하면 쉽게 포기하는 경향이 있어요. 그리고 남과 비교하여 좌절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아요. 저는 그래서 거래의 법칙을 강조하죠.”

거래의 법칙?

“학생이 지금 수학을 못한 것은 그 전에 공부를 안 했기 때문이죠. 그것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라는 것이 거래의 법칙이어요. 그것을 무시하니까 능력이 없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이 점을 일깨워주고 아이들에게 지금이라도 시작하면 된다고 격려해요. 그리고 남과 비교하지 말라고 강조합니다. 친구가 수학을 잘하는 것은 그 전부터 공부를 해온 것이니까. 다른 학생과 비교하면 자존감이 떨어지고 힘들어져서 포기하게 돼요. 그래서 남과 비교하지 말고 자신과 비교하라고 합니다. 수학을 한 시간 공부하면 한 시간 전의 나보다는 분명 더 알게 된다, 그렇게 성장하는 나를 칭찬하라고 합니다.”

그는 직업은 자기 삶을 완성해가는 도구라고 생각한다. 정년 이후에도 그 도구는 바뀌어도 완성을 향해가는 삶의 목적은 바뀌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홍익인간 이화세계라는 우리의 국학을 알리고 친환경 강의를 하면서 만나는 사람들이 체력, 심력, 뇌력을 키우도록 돕는 일을 평생 하고자 한다. 지식을 전달하는 교사에서 삶의 안내자가 되는 인생 교사. 그가 브레인명상을 하면서 찾은 천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