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었던 것은 액체 상태의 물이 있기 때문이다. 물은 지구 내에서 온도에 따라 고체상의 얼음, 액체상의 물, 기체상의 수증기의 형태로 존재한다. 현재 지구의 평균온도는 약 15℃로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할 수 있는 온도의 범위에 해당한다. 태양계에서 이 범위의 궤도에 존재하는 천체는 지구와 달뿐이다.

고병진 홍익교원연합 회장
고병진 홍익교원연합 회장

우주에서 지구를 보면 지구 표면의 4분의 3이이 물과 얼음으로 덮혀 있다. 최근 세드릭 길먼 박사 연구팀이 발표한 자료(2020.4.)에 따르면 지구의 물은 지구 형성 당시부터 갖고 있었던 것으로 분석되었다. 지구 탄생부터 지구의 일원으로 존재하는 지구의 물이 지구 환경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어떤 역할을 하는지 그 존재의 의미를 성찰해 보자.

지구의 물은 지구 시스템의 한 영역으로 수권(물의 영역)이라 부른다. 지구의 물은 해수와 육수 또는 염수와 담수로 구분하며, 육수는 빙설이 가장 많고 지하수, 호수, 하천수로 구분된다. 수권은 기권, 지권, 생물권과 각각 또는 전체적인 상호작용의 과정에서 다양한 환경의 변화를 일으킨다. 기권과의 상호작용 과정에서 증발, 구름의 생성, 비나 눈과 같은 강수 현상을 일으킨다. 지권과의 상호작용은 풍화, 침식, 운반, 퇴적작용으로 다양한 지형의 변화를 통해 각양각색의 자연경관을 만드는 역할을 한다. 생물권과의 작용 과정은 식물의 광합성 작용과 생물체 내에서 물리‧화학적 반응을 통해 생명 활동에 관여한다.

지구의 물은 대기와 함께 지구시스템 전체를 운영하고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물과 공기를 움직이게 하는 주에너지원은 태양 에너지이다. 에너지는 고온에서 저온으로 이동한다. 에너지의 이동 방법 중 공기와 물을 매질로 이동하는 대류 형태로 일어나는 수송 방식이 대기의 순환과 해수의 순환이다. 대기의 순환은 시간과 공간의 크기에 따라 토네이도, 해륙풍, 태풍, 고기압, 저기압, 계절풍, 대기 대순환 등이 있다. 이 순환 과정에는 증발과 강수 과정에서 에너지의 이동이 이루어진다. 해수의 순환은 표층 순환과 심층 순환이 있다. 표층 순환은 주로 바람과 밀도차에 의해 발생하는 해류이며, 심층 순환은 해수의 염분과 밀도차에 의해 발생하는 심층 순환류가 있다.

지구 대기대순환이 일어나는 과정에서 적도지방은 가열되어 상승하고, 극지방은 냉각되어 하강한다. 적도 지방에서 상승한 기류가 중위도 지역에서 하강하여 지표면을 따라 북상하다 극지방에서 지표면을 따라 이동하다 고위도 부근에서 만나 상승하는 기류가 형성된다. 이 지역대에는 찬 공기와 따뜻한 공기가 만나 정체 전선을 형성하므로 한대 전선대라고 부르며, 온대저기압의 발달과 소멸 과정에 강수와 함께 다양한 날씨 변화가 일어난다. 한편 중위도에서 공기가 하강하는 지역에는 고기압이 형성될 수 있어서 이 지역대를 중위도 고압대라 부른다. 이곳은 맑은 날씨가 많고 강수량이 적어 지역에 따라 대규모의 사막이 분포하거나 사막화가 진행되고 있는 곳이 많다.

기후는 어느 지점의 어느 기간에 대한 평균적인 기상 상태를 말한다. 기후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기온과 강수량이다. 생물에게 필요한 기후 환경의 가장 기본적인 요인 또한 기온과 강수량이다. 기온은 주로 위도에 의해 결정되며, 강수량은 대기 중의 수증기량과 상승류를 발생시키는 순환과정에 의해 좌우된다.

지구의 위도에 따른 복사에너지의 출입량에 의한 온도변화와 지구 대기의 이동과정과 연관된 지역별 증발량과 강수량의 상관관계는 지구 기후시스템 형성에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지구에 살아 있는 생명체의 약 80%는 물로 이루어져 있고, 생존과 생활에 필수적인 자원이다. 생존을 위한 물은 대기의 순환과 함께 물의 순환 과정을 거쳐 공급된다. 지구상에서 생태계를 구성하는 생물종은 수백만 종에 달하며, 모든 생물은 광합성으로 생산된 탄수화물과 단백질 그리고 바이오에너지를 먹이로 소비하는 먹이사슬로 연결되어 있다. 하지만 현재 지구 생태계는 이를 대량 소비하는 인간으로 인해 지속가능성이 위협을 받고 있다.

현재의 지구 환경은 인간의 탐욕에 바탕을 둔 지구온난화로 인해 조화가 깨어지고 기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로 인해 가뭄, 폭염, 폭설, 집중호우, 홍수, 바이러스에 의한 전염병 등이 발생하여 인류의 삶에 큰 고통을 주고 있다.

지구 생태계에 필요한 거의 모든 에너지를 제공하는 태양은 지구의 부모와 같은 존재이다. 지구 생태계를 이해하고 조절할 수 있는 인간은 지구 경영자라 할 수 있다. 인류에게는 오래전부터 하늘의 변화를 파악하여 역법(曆法)을 만들고 치수(治水)를 통해 농경사회를 이루어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삶을 살았던 지혜가 있다. 우리나라의 홍익인간 정신이 좋은 예이다.

홍익인간은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통해 모든 생명을 이롭게 하는 인간, 즉 태양과 물과 공기와 같이 모든 생명체에 필요한 사람, 조화로운 사람으로 살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우리 인류에게 제시된 지속 가능한 지구 환경과 인류의 미래를 해결하는 가장 중요한 열쇠는 ‘사람’이다. 태양처럼 밝은 마음 ‘양심’을 회복한 사람, 물과 공기처럼 모든 것에 스며들어 하나가 되고 생명 활동이 조화롭게 돕는 사람, 즉 지구 시민 바로 미래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 먼저 우리 자신부터 지구 시민이 되고 지구경영자가 되기를 스스로 선택하자. ‘나는 지구 시민이다.’, ‘나는 지구 경영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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