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 장마철이 시작된 가운데 비와 물을 좋아하는 동물들은 더욱 활발해진다. 서울대공원은 비가 오면 더 활발해지는 물범, 빗물을 즐기는 호랑이, 비가 오면 노래를 하는 금개구리 등 별별동물들의 이야기를 전했다.

서울도심에서 완전히 사라졌던 금개구리를 서울대공원에서 번식해 구로 생태공원에 방사하고 모니터링을 한다. 개구리는 살갗으로 숨을 쉬는 동물로 습도에 민감하다. 피부가 젖어 있어야 산소를 받아들이기 쉬워 비가 오면 숨을 편하게 쉴 수 있고 기운이 나서 더욱 큰 소리로 노래한다.

깨끗한 물을 좋아해 수질을 판단하는 척도가 되는 수달. [사진=서울대공원]
깨끗한 물을 좋아해 수질을 판단하는 척도가 되는 수달. [사진=서울대공원]

천연기념물 330호로 멸종위기 야생생물인 수달은 깨끗한 물에서만 살기 때문에 수질상태를 알아보는 척도이기도 하다. 신선한 물고기를 눈으로 보고 잡으며 수영실력이 매우 뛰어난 달인이다. 서울대공원 맹수사에 있는 수달 방사장에서는 졸졸 흐르는 물에 누워 자거나 수중에서 미꾸라지 사냥을 즐긴다.

고양잇과 동물은 대부분 물을 싫어하지만 호랑이는 예외이다. 서울대공원 맹수사 호랑이숲에는 수영을 즐길 수 있는 폰드(작은 규모 못)가 있어 시베리아호랑이가 큰 공을 갖고 놀거나 물속에서 서로 장난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야생에서는 때로 물속에 숨어서 물을 마시러 온 초식동물을 사냥하기도 한다.

고양잇과 동물 중 유일하게 수영을 즐기는 호랑이. 사진은 작은 못에서 물을 즐기는 시베리아 호랑이. [사진=서울대 공원]
고양잇과 동물 중 유일하게 수영을 즐기는 호랑이. 사진은 작은 못에서 물을 즐기는 시베리아 호랑이. [사진=서울대 공원]

땅의 용, 지룡이 변한 이름이라는 학설이 있는 지렁이는 평소 잘 보이지 않다 비가 오면 집에 물이 차서 밖으로 나온다. 서울대공원은 광활한 생태공원으로 풍부한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어 비가 오면 지렁이도 볼 수 있다. 특히 지렁이는 식품의 잎이나 동물 똥을 잘게 분해해 토양의 영양흡수를 촉진함으로써 토양의 순환에 큰 영향을 주는 생물이다. 동물원에서는 오소리의 특별간식이기도 하다.

목욕을 좋아하는 코끼리는 더울 때 물과 모래로 더위를 식히며 비가 오면 더욱 활발하게 젖은 진흙놀이를 하거나 비를 맞으며 더울 활발하게 움직인다. 코끼리 방사장에도 커다란 폰드가 있어 수영하는 코끼리를 자주 볼 수 있다. 코끼리의 코는 약 2만 개의 근육을 사용해 세심하게 움직이는데 어릴 때 코를 사용하는 건 어려워 물 마시는 법을 배우는데 6개월이 걸린다.

비가 오면 더욱 활발해지는 코끼리. [사진=서울대공원]
비가 오면 더욱 활발해지는 코끼리. [사진=서울대공원]

곰이 사는 곰사에는 즐겨사용하는 목욕탕을 뜻하는 곰탕이 있다. 특히 불곰은 물고기 사냥을 잘해 연어가 물에서 뛰어오를 때를 기다려 사냥한다. 여름철에는 얼린 간식을 별식으로 제공하면 물속에서 얼음과일을 맛있게 먹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물을 좋아하는 곰이 사는 곰사에는 곰들의 목욕탕인 곰탕이 있다. [사진=서울대공원]
물을 좋아하는 곰이 사는 곰사에는 곰들의 목욕탕인 곰탕이 있다. [사진=서울대공원]

유난히 물을 좋아하는 동물로는 백령도에 주로 서식하는 천연기념물 331호 점박이 물범이 있다. 비가 오면 물이 순환되고 기온이 낮아져 물범의 움직임이 더욱 활발해지며 비를 즐기는 모습이 자주 관찰된다. 비를 좋아하는 특성에 맞춰 물범방사장에는 비처럼 내리는 분수를 설치해 시원한 물줄기를 선사한다.

물을 좋아하는 서울대공원 동물로 카피바라와 아메리카테이퍼도 있다. 이들은 실내에 머물기 때문에 실내 관람을 하지 않는 현재 서울대공원에서 직접 보기는 어렵다. 카피바라는 설치류 중 가장 큰 동물로 파라과이 투피족 언어로 ‘초원의 지배자’라 불린다. 초식성으로 남아메리카 아마존강 인근에 서식하며 원 서식지가 따뜻한 물가이다 보니 발에 물갈퀴가 있고 수영을 잘한다. 비가 오는 날을 매우 좋아하진 않지만 물을 좋아해 수영하거나 비를 즐긴다.

동양에서는 악몽을 쫒는 전설의 동물인 '맥'이라고도 불리는 아메리카 테이퍼. [사진=서울대공원 누리집 갈무리]
동양에서는 악몽을 쫒는 전설의 동물인 '맥'이라고도 불리는 아메리카 테이퍼. [사진=서울대공원 누리집 갈무리]

아메리카테이퍼는 동양에서 한자로 ‘맥’이라 불리며 악몽을 Whwsms 신화 속 동물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코끼리의 코를 닮고 돼지와 말의 몸을 닯아 오히려 말이나 코뿔소에 가깝니다. 몸집은 크지만 겁이 많아 숲에서 다른 동물을 만나면 물 속으로 도망칠 정도로 수영을 잘하며, 체온을 식히기 위해서 목욕을 즐긴다. 과일과 풀 등 다양한 식물을 먹고 배변으로 씨앗을 사방으로 퍼뜨리기 때문에 ‘숲의 정원사’로도 불린다.

서울대공원은 집에서 즐길 수 있도록 동물원 이야기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예정으로 뉴스와 서울대공원 누리집, 블로그와 유튜브에서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