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학중앙연구원(원장 안병욱, 이하 한중연)은 한국전쟁 발발 70주년을 맞이하여 영문학술지 『Korea Journal』의 특집호를 발간하여

한국학중앙연구원은 한국전쟁 발발 70주년을 맞이하여 영문학술지 최근 발간한 'Korea Journal'의 특집호를 통해 한국전쟁의 의미를 재조명했다. [표지=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중앙연구원은 한국전쟁 발발 70주년을 맞이하여 영문학술지 최근 발간한 'Korea Journal'의 특집호를 통해 한국전쟁의 의미를 재조명했다. [표지=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전쟁의 의미를 재조명했다.

2020년은 한국전쟁 70년이 되는 해이지만 전쟁은 체재 강화를 위한 내부 단속으로 이어져 전쟁에 대한 인식과 해석에 서로 다른 기준을 제공해왔고, 지금까지도 그 영향이 지속되고 있다.

이번 특집은 ’잊혀진 전쟁에서 잊을 수 없는 전쟁으로(From Forgotten War to Unforgettable War)’를 주제로 좀 더 객관적이고 종합적인 사건에 대한 분석과 해석을 바탕으로 국내 최고 수준의 연구자들의 총 4편의 연구 성과를 통해 기존의 연구 경향을 회고하고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는 기회를 마련했다.

한국전쟁을 일컫는 ‘잊혀진 전쟁’이라는 말은 전쟁이 중부전선에 고착되어 양측이 지루한 참호전을 계속하고 있을 때인 1951년 10월 5일자 『U.S. News&World Report』에 실린 ‘Korea: The Forgotten War’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처음 언급된 표현이다.

정용욱 서울대 국사학과 교수의 ‘From Occupation to War: Cold War Legacies of US Army Historical Studies of the Occupation and Korean War’는 제2차 세계대전 종전 직후부터 한국전쟁에 이르는 시기 미국 육군의 한국 점령과 한국전쟁에 관한 글, 『주한미군사』와 『Policy and Direction: The First Year』 등의 편찬 과정을 분석함으로써 어떻게 한국 현대사를 냉전 속으로 밀어 넣었는지 살펴봤다.

정 교수는 미국의 한국전쟁사 편찬 사업이 냉전사 계획의 일환으로 수렴되어 추진되어 왔음을 지적하고, 냉전기에 편찬된 각종 한국전쟁사 저서들에 대한 비판적 독해를 제안하고 있다.

이상호 국사편찬연구소 선임연구원은 ‘The Domestic Management and Media Coverage of Fallen Soldiers during the Korean War, 1950–1953’를 주제로 전쟁의 필연적 결과인 전사(戰死)에 관한 분석을 통해 전쟁의 진정한 이해를 위해서는 전장에 수반되는 죽음의 한 편린(片鱗)을 검토하고 전쟁에서 희생된 자들을 어떻게 예우하고 기억해야 하는지 말하고 있다.

3년간의 전쟁을 통해 약 300만 명이 희생됐는데도 당시 국내의 전사자 관련 보도를 거의 하지 않았으며, 전사자 의례나 시신 처리에 대한 축적된 경험이나 매뉴얼도 없는 상태에서 전쟁을 진행했다.

박영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객원연구위원의 ‘Efforts by the Republic of China Government to Convert Chinese Communist Prisoners of War during the Korean War’에서는 1951년 7월부터 시작된 정전회담이 약 2년 간 지속됐던 이유를 중공군 포로 문제에서 찾는데, 특히 중공군 포로의 3분의 2가 본국 송환을 거절하고 대만 행을 선택하게 된 것이 대만 정보의 공작에 기인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쟁에 참여할 수 없었던 대만이 중국어 통역관을 활용하고, 비공식적인 특수 요원을 파견하는 등 비밀 활동을 진행했었다는 사실을 구술 자료를 중심으로 추적했다.

이동원 서울대 규장각 한국학연구원 연구원은 ‘United States-United Nations Relations in the Korean War: Focusing on the Conflict over Aid Operations and War Expenses’를 주제로 전비(戰費) 문제를 둘러싼 미국과 UN의 갈등을 분석하여, 미국이 한국전쟁을 통해 한미 관계뿐만 아니라 자유진영 내에서 주도권을 확보해나갈 수 있었던 수단이 무엇이었는지 조명한다.

이 연구원은 한국에 대한 원조의 운영권을 두고 다투던 미국과 UN이 전비 부담에 대한 상환 문제로 갈등하게 됐음을 지적하며, 결국 한국전쟁이 미국의 막강한 경제력과 군사력에 의지한 ‘냉전적 평화’를 강화시키는 계기가 됐다고 해석한다.

『Korea Journal』은 1961년 창간된 한국학 분야 국내 최초의 영문 학술지로 연 4회 한국학 전 분야의 최신 연구성과를 반영한 논문을 게재한다. 예술과 인문학 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는 인용 색인 데이터베이스인 A&HCI(Arts and Humanities Citation Index)에 지난 2001년부터 등재되어 전 세계에 원문이 배포되는 전문 학술지다.

『Korea Journal』은 매 호마다 현대 한국사회에서 살펴볼 만한 시의성 있는 주제로 특집호를 발간한다. 특히 올 가을호에는 8.15 광복(1945년), 4.19 혁명(1960년), 5.18 광주 민주화 운동(1980년) 등 20세기 후반부터 약 60년 간 이루어진 한국의 민주화 운동을 회고하는 특집을, 2020년 겨울호에는 냉전시대 한국 기독교인들의 국가 건설을 주제로 한 특집을 게재할 예정이다.

이번 특집호(2020년 여름호)는 6월 30일부터 한중연 공식 누리집(www.aks.ac.kr)에 게재됐으며, 출판·자료→ Korea Journal로 접속하면 확인할 수 있다.

박성진 한중연 학술지간행실장은 “현재까지 한국전쟁에 대한 논문과 저서는 국내외에 걸쳐 수만 편 넘게 발간됐으나 이번 특집이 기존의 연구 성과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한국전쟁을 이해하는데 새로운 시각을 제시해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