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몸은 생존을 위한 움직임에 가장 적합하게 진화하고 발달했다. 특히 운동과 관련된 과학적 근거를 살펴보면, 뇌의 대응력을 높여주는 최고의 예방접종은 ‘운동’이다, 건강나이를 10년 앞당기는 보험 ‘근육 테크’를 당장 시작하기 바란다.”

한국뇌과학연구원이 주최한 '제1회 브레인아카데미아'에서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심준영 교수는 '뇌 건강을 위한 근력운동'을 주제로 발표했다. [사진=한국뇌과학연구원]
한국뇌과학연구원이 주최한 '제1회 브레인아카데미아'에서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심준영 교수는 '뇌 건강을 위한 근력운동'을 주제로 발표했다. [사진=한국뇌과학연구원]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심준영 교수(뇌교육학과)는 제1회 브레인아카데미아에서 ‘뇌 건강을 위한 근력운동’을 주제로 발표했다. 심준영 교수는 강연에서 기대수명에 가려진 건강수명의 문제, 근육의 잠재력과 뇌건강의 관계, 그리고 건강나이를 지키는 법을 전했다.

2018년 통계에 의하면, OECD 주요회원국 중 우리나라의 기대수명이 일본, 스페인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우리나라 남성의 기대수명은 79.7년인데 비해 여성은 85.7년으로 6년을 더 산다. 그러나 유병기간을 제외한 기대수명, 즉 건강수명을 비교하면 남성이 64.0년, 여성이 64.9년으로 약 1살 정도밖에 차이나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남성은 15.7년, 여성은 20.9년을 질병을 안고 사는 것이다.

OECD 주요회원국 중 기대수명이 세번째로 긴 우리나라는 기대수명이 높아지는 반면 건강수명은 점점 낮아지고 있다. [사진=강연 영상 갈무리]
OECD 주요회원국 중 기대수명이 세번째로 긴 우리나라는 기대수명이 높아지는 반면 건강수명은 점점 낮아지고 있다. [사진=강연 영상 갈무리]

심 교수는 “기대수명은 높아지는 반면 건강수명이 점점 낮아진다.”고 지적하고, “세계보건기구(WHO)는 노인의 건강상태를 질병 유무가 아니라 일상생활기능 자립여부, 즉 근력과 보행 능력 등을 갖추면 건강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그는 “육체적으로 게으른 사람의 사망률은 활동적인 사람에 비해 1/3이 높으며, 근육이 없는 노인은 근육 많은 노인에 비해 사망률이 3배 높다. 40대 이후에는 비만율이 높아지고 근육량이 줄어드는 현상을 보인다.”고 했다.

심준영 교수는 “일반적으로 많이 걸으면 건강을 지킬 수 있다고 확신하지만, 기대수명과 건강수명이 가장 높은 일본에서 걷기로 유명한 아이치현 노인대상 실험 결과는 달랐다. 걷기 운동만 한 경우 악력 11%, 등 근력 25%, 수직 뛰기 20%, 심폐기능 12%가 저하되었고, 근력강화 운동을 한 결과 10년 전 근력과 보행속도가 비슷했다.”고 밝히고 “특히 노인들에게 걷기만으로 건강수명을 늘리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근력강화 운동을 병행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노인을 위한 운동으로 걷기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연구결과. [사진=강연 영상 갈무리]
노인을 위한 운동으로 걷기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연구결과. [사진=강연 영상 갈무리]

심 교수는 근육량과 질병과의 관계에 대해 “최대 근육량을 보이는 20대와 최소 근육량을 보이는 80대를 비교하면 남성은 29.5%, 여성은 23.6%가 감소하며, 특히 다리 근육이 가장 많이 감소한다.”고 밝혔다.

그는 “신체에서 근육량이 가장 많은 부위가 엉덩이와 다리근육(총 근육의 60%)인데 그만큼 노화와 함께 가장 많이 감소한다. 노인들이 질병이 있더라도 건강나이를 지키기 위해서는 활발하게 걸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 하체강화운동을 해야 하는데, 하체강화운동을 하면 보행기능이 향상되고 그에 따라 활동량이 증가하며 식욕도 왕성해져 근육량이 증가하는 선순환이 일어난다.”고 밝혔다.

심 교수는 “엉덩이 근육은 몸의 중심축이다. 엉덩이 근육이 약해지면 보행이 불안정해지고 자세가 불균형하며 골반의 안정과 균형 유지에 문제가 발생한다. 특히 고관절, 요통 발생률이 30% 높아진다고 보고된다.”고 했다. 또한 허벅지 둘레와 당뇨 유병률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허벅지 둘레 감소에 따른 당뇨병의 위험은 여성이 더 높다.”며 “근육이 많을수록 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 능력이 좋아진다.”는 점을 주목했다.

근육량과 질병의 관계, 허벅지 둘레와 당뇨 유병율의 관계를 설명하는 심준영 교수(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사진=강연 영상 갈무리]
근육량과 질병의 관계, 허벅지 둘레와 당뇨 유병율의 관계를 설명하는 심준영 교수(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사진=강연 영상 갈무리]

 

다리 근력이 튼튼하면 뇌의 인지장애(치매)를 예방하는데 도움

아울러 심준영 교수는 ‘다리근력이 좋으면 뇌기능도 좋다’는 최근 연구결과를 전했다. “운동능력은 유전적 배경,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는데 운동능력의 30%는 유전적 영향을 받으며, 뇌의 노화 과정도 유전적 배경과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그래서 연구자들은 이를 감안해 나이 43~73세 사이 여성 쌍둥이 324명(이란성 6: 일란성 4)을 대상으로 1999~2009년까지 10년 간 진행했다.

다리가 튼튼하면 뇌의 인지장애(치매)를 예방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는 결과를 나타낸 연구. [사진=강연 영상 갈무리]
다리가 튼튼하면 뇌의 인지장애(치매)를 예방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는 결과를 나타낸 연구. [사진=강연 영상 갈무리]

10년 후 검사했을 때 다리 근력이 좋은 사람은 10년의 기간이 흘렀어도 뇌 기능이 잘 유지된 반면 다리 근력이 부실한 사람은 뇌의 인지능력이 감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일란성 쌍둥이 20쌍의 경우 MRI와 fMRI검사를 했을 때 다리근력이 튼튼한 사람이 뇌의 용적과 회백질 볼륨이 크고, 뇌 활성도도 매우 좋게 나타났다. 즉, 다리가 튼튼하면 뇌의 인지장애(치매)를 예방하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심 교수는 미토콘드리아에 주목했다. 그는 “미토콘드리아는 세포가 사용할 에너지를 생산하는 세포내 기관으로 생명 발전소이다. 같은 에너지를 흡수해도 미토콘드리아 수가 많을수록 몸의 에너지를 더 빨리 만들어내고 피로도 회복할 수 있어서 몸을 매우 효율적인 상태로 만들어준다.”며 “미토콘드리아는 근육에 많기 때문에 규칙적인 운동을 해야 한다. 반복적인 운동을 하는 사람은 비단련자보다 1.5~2배가량 미토콘드리아 크기도 크고 숫자도 많다. 운동을 하려면 미토콘드리아의 수를 증가시킬 목적으로 운동을 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반복적인 운동을 한 사람은 생명의 발전소 미토콘드리아를 비단련자에 비해 1.5~2배가량 크고 숫적으로도 많다. [사진=강연 영상 갈무리]
반복적인 운동을 한 사람은 생명의 발전소 미토콘드리아를 비단련자에 비해 1.5~2배가량 크고 숫적으로도 많다. [사진=강연 영상 갈무리]

그렇다면 어떤 운동을 해야 할까? 심준영 교수는 근육량 증가와 기능 향상을 위해 큰 근육, 대근(big muscle)인을 위주로 근력운동을 할 것을 권했다. 우리 몸에서 가장 큰 근육이 엉덩이, 허벅지 근육이며, 두 번째가 가슴 흉근과 팔 삼두근이다.

심 교수는 적합한 운동 사례로 앉았다 일어서는 ‘스쾃(Squat)’과 팔굽혀펴기 ‘푸시업(Push-up)'을 들었다. “스쾃을 꾸준히 하면 엉덩이와 다리 근육량도 늘고 골반과 척추를 연결하는 기립근, 즉 코어근육이 강화되어 건강상태가 매우 좋아진다. 푸시업도 흉근, 삼두근, 어깨 삼각근이 증가가 되어 다른 운동에 비해 근육량을 늘이는데 매우 효과적인 전신근력강화 운동”이라며 하체 강화를 위한 ’앉았다 일어서기‘ 영상(체인지TV)을 통해 효과적인 동작을 소개했다.

우리 몸에서 가장 큰 근육인 엉덩이와 허벅지를 중심으로 등, 복부, 코어 근육 등 전신근력 강화를 위한 '앉았다 일어서기' 체조. [자료=체인지TV]
우리 몸에서 가장 큰 근육인 엉덩이와 허벅지를 중심으로 등, 복부, 코어 근육 등 전신근력 강화를 위한 '앉았다 일어서기' 체조. [자료=체인지TV]

그는 “근력운동은 실시하는 요령이 따로 있다. 근력운동은 한 번에 많이 하기보다 12회± 3회 정도를 세트별로 나눠서 하는 것이 근육량 증가에 효과적”이라며 “근육량을 늘리려면 세트 사이 휴식시간을 2~3분 정도 길게 유지하고, 체지방 감소를 목적으로 할 때는 세트 사이 휴식시간을 짧게 해 호흡이 가쁘도록 함으로써 유산소운동이 병행이 되도록 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갑작스러운 운동은 스트레스,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것이 매우 중요

심준영 교수는 결론에서 “현재 우리는 일상에서 컴퓨터, 스마트폰과 굉장히 많은 시간을 함께한다. 이와 같은 상태에서 우리 뇌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진화할 수 있을까? 오히려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며 뇌의 대응력을 높여주는 예방접종으로 ‘운동’을 이야기했다.

(위) 규칙적인 운동의 상승효과를 설명하는 심준영 교수. (아래) 건강나이를 10년 앞당기기위해 '근육 테크'를 권했다. [사진=강연 영상 갈무리]
(위) 규칙적인 운동의 상승효과를 설명하는 심준영 교수. (아래) 건강나이를 10년 앞당기기위해 '근육 테크'를 권했다. [사진=강연 영상 갈무리]

그는 “운동을 안 하다 하면 놀라고 스트레스로 작용한다. 규칙적인 운동을 하면 근육에 꾸준한 자극이 되어 스트레스의 백신으로 작용하게 되며, 스트레스가 왔을 때 이를 대응하는 능력이 점점 높아질 수 있다.”며 “일주일에 한번 등산을 가거나 운동을 하는 것은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최상의 운동효과를 위해서는 주 3~5회, 20~40분 정도 근력운동과 걷기를 병행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심 교수는 “그렇다고 걷기나 빠르게 달리기 등 유산소 운동을 소홀히 하라는 것이 아니다. 근력운동과 유산소 운동을 병행했을 때 가장 효과적이다. 특히 여성이 남성보다 근육량이 적고 골다공증에 많이 노출되기 때문에 웨이트 트레이닝(중량운동)을 더욱 열심히 해야 한다.”며 “근육테크로 건강나이를 10년 앞당기자.”고 당부했다.

한국뇌과학연구원(원장 이승헌)은 지난 5월 11일 유튜브 채널인 브레인TV(http://www.youtube.com/c/브레인TV)를 통해 ‘제1회 브레인 아카데미아’ 릴레이 강연을 공개했다. K스피릿은 ‘2020 봄, 마음을 치유하는 내 몸과의 대화법’을 주제로 총 5개의 강연을 매주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