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칭찬은 아이의 뇌도 춤추게 한다
부모의 칭찬은 아이의 뇌도 춤추게 한다
  • 김진희 교사
  • k-spirit@naver.com
  • 승인 2020.05.13 09: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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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김진희 교사 (서울온곡초등학교

아이를 키우면서 부모 되기가 한참 버거웠던 시기에 읽었던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란 책이 있다. 이 책엔 칭찬이 가진 놀라운 힘의 다양한 사례가 실려 있었지만 막상 현실에서 실천하기는 정말 쉽지 않았다.

부모가 되면 내 아이의 행동, 생각, 습관, 모든 것이 바로 나인 것처럼 여겨져서 나와 다른 존재라고 떨어뜨려 생각하기가 참 어렵다. 나와 똑같은 한계를 아이가 드러낼 때마다 걱정과 화가 울컥하고 치솟는 걸 순간순간 많이 느낀다. 그러다 보니 아이에게 칭찬보다는 고쳐야 할 점을 지적하고, 희망을 주기보다는 안 되는 것에 불안을 담아 비난하게 된다. 이제 우리 아이가 어느 정도 크고 나니 어린 시절 왜 좀 더 ‘잘했다, 괜찮다.’ 말해 주지 못했는지 아쉽기만 하다.

교사로서 내가 만나는 아이들과 부모님만은 나와 같은 이런 아쉬움이 없기를 바라며 어린이날, 어버이날이 있는 5월에는 부모님과 함께 편지쓰기라는 특별한 프로젝트를 한다.

먼저 부모님께 어린이날 보름쯤 전에 “어린이날 선물로 우리 아이에게 칭찬을 선물해주세요.”라는 편지를 보낸다. 평소에 부모가 마음에만 담아두고 하지 못했던 진솔한 칭찬과 격려를 편지에 듬뿍 담아 아이들의 기운을 살려주길 부탁드리는 것이다. 덧붙여 편지 내용에는 좋은 말로, 구체적인 예를 들어 칭찬해주도록 당부한다. 오히려 칭찬이 아닌 부모의 바람만을 담은 그런 편지가 될까, 걱정되어 조금 자세하게 편지 내용의 예도 함께 보낸다.

그리고 학교에 도착한 부모님의 칭찬 편지는 잘 보관했다가 어버이날 아침에 아이들에게 전해주고 부모님의 편지를 읽는 시간을 갖는다. 특별한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편지를 읽어가는 내내 교실엔 숨소리조차 안 들릴 정도로 아이들 모두 완전히 집중한다. 편지를 읽고 나면 다들 부모님의 편지에 감동한 표정을 한다. 어떤 아이들은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이어 부모님의 편지에 마음을 담아 아이들에게 답장을 쓰게 한다.

이런 프로젝트를 하기 전에는 어버이날이라고 부모님께 감사의 편지를 쓰라고 하면 “엄마, 아빠 사랑해요. 제가 더 잘할 게요.”정도로 써놓고 더 쓸 말이 없다고 하는 아이들과 더 마음을 담아 쓰라고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그러나 부모님의 편지를 읽고 난 아이들은 하고 싶은 말도, 쓸 말도 많아진다. 글쓰기를 무척 싫어했던 아이들도 편지지 2장을 빼곡히 채우기도 한다. 우리 엄마와 아빠의 잔소리가 싫고, 때론 밉기도 했을 사춘기의 아이들이 진심이 담긴 부모님의 칭찬에 마음이 열리는 것이다.

최근 심리학의 큰 흐름인 긍정심리학에서는 긍정적인 태도가 환경이나 조건과 상관없이 삶을 행복하다고 느끼게 하고, 원하는 것들을 끝까지 이루는 힘이 된다고 말한다. 그런데 긍정적인 태도를 만드는 바탕이 되는 것은 자신이 참 좋은 사람이란 걸 알게 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내 안에 선한 의지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다른 사람도 그렇다고 믿을 수 있게 된다. 세상에 대해 마음이 열리는 것이다. 주위를 이롭게 하겠다는 홍익의 큰마음도 나를 진심으로 사랑할 수 있게 되는 것부터 출발한다.

그런데 아이들이 자기 자신을 좋아하고 믿는 마음의 크기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사람은 누굴까? 바로, 늘 가까이에서 아이들의 생각과 태도를 바라봐 주는 부모이다. 부모는 “네가 이런 마음을 갖고 있다는 게 자랑스럽다. 네가 하는 모습이 나에게 믿음을 주는구나.”와 같은 격려를 해 줄 수 있는 사람이다.

늘 곁에서 아이를 지켜보지 못하는 사람들은 아이가 한 일의 결과만을 보기 쉽지만 부모는 아이가 해내는 과정과 아이가 지닌 태도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아이가 무엇을 잘해서, 또는 바라고 기대한 것을 해냈을 때 그 결과에 칭찬보다 더 힘이 되는 것은, 힘들지만 참아냈던 과정과 태도를 부모가 알아주는 것이다. 아이의 노력과 정성에, 긍정적인 동기에 아낌없이 칭찬을 해주자. 아이들이 긍정적인 자아상을 갖는데 부모의 칭찬만큼 좋은 것은 없다.

내가 존경하는 한 선배 교사는 늘 친구들에게 못된 짓하고 말썽부리던 아이를 바꾸기 위해 부모를 학교로 불러 칭찬하는 방법을 알려준 적이 있다. “도무지 칭찬할 거리가 없다”는 부모의 말에 아이에게 슈퍼에 가 먹을거리를 사 오라고 심부름을 시켜서 심부름 잘한다고 칭찬하고, 좋아하는 자장면을 사주고 복 있게 잘 먹는다고 칭찬하라고 조언을 했다고 한다. 사소하지만 지속하여 부모의 칭찬이 반복되자 아이의 생활 태도가 정말로 달라지고, 무엇보다 아이의 표정도 달라졌다는 것이다.

부모의 칭찬의 말, 한 마디는 놀라운 힘이 있다. 한 마디의 말이 아이의 태도를 바꾸기도 하고, 평생 삶의 든든한 기둥이 되기도 한다. 부모의 칭찬은 그야말로 아이의 뇌도 춤추게 한다.

 

*본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관련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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