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는 올해 설 전후 본격화된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어 국내 확진자가 0~3명을 오가는 사이 계절은 봄을 지나 초록 우거진 초여름을 향해 달리고 있다. 이럴 때 햇볕을 쬐며 하루 20~30분만 걸어도 건강의 핵심인 몸 속 자연치유력, 면역력을 높이는데 좋다는 건 이제 많이 알려진 상식이 되었다. 

햇볕을 쬐며 걸으면 행복호르몬으로 불리는 세로토닌의 분비가 활발해져 기분이 좋아지고, 멜라토닌 호르몬이 충전되어 숙면을 보장한다. [사진=단월드]
햇볕을 쬐며 걸으면 행복호르몬으로 불리는 세로토닌의 분비가 활발해져 기분이 좋아지고, 멜라토닌 호르몬이 충전되어 숙면을 보장한다. [사진=단월드]

《병의 90%는 걷기만 해도 낫는다》의 저자 나가오 가즈히로는 “햇볕을 쬐며 걸으면 행복호르몬으로 불리는 세로토닌의 분비가 활발해져 기분이 좋아지고 무기력한 증상이 해소된다.”며 “꾸준히 걸으면 항우울제를 끊을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뇌로 들어가는 산소가 충분히 공급되어 머리가 맑아져 치매예방에도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게다가 멜라토닌 호르몬이 충전되어 숙면을 보장해주니 건강에는 좋은 것 더하기 좋은 것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걷기에도 방법이 따로 있을까?

“걷기가 좋은 운동인 건 맞아요. 하지만 당신에게 걷기는 운동이 아니라 노동이 되고 있어요.” 몇 년 전 한의사에게 들은 말이다.

바쁜 취재 일정상 다른 운동은 못해도 하루 1만 보 이상 걷는 것으로 충분히 내 몸을 돌보고 있다고 생각했던 때였다. 자가운전을 하지 않아 대중교통을 주로 이용하다보니 많이 걸었고, 취재가 없으면 점심시간 30분가량 산책을 했다. 도보여행에도 취미를 붙여 휴가 때는 전남 강진 길을 시작으로 휴가마다 하루 10~15km씩 걸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발과 발바닥이 뜨겁고 고관절이 아파 발을 끌게 되고 쉽게 지쳐 오래 걷기가 힘들었다. 한의원에서 치료를 하며 무작정 걷는 게 운동이 아니란 걸 그때서야 비로소 알았다.

장생보법은 발바닥 용천혈과 발가락을 함께 꽉꽉 눌러주는 걷기이다. [사진=단월드]
장생보법은 발바닥 용천혈과 발가락을 함께 꽉꽉 눌러주는 걷기이다. [사진=단월드]

그때 기자가 경험한 것이 ‘장생보법’이다. 장생보법은 일반 걸음보다 최소 세 배의 운동효과가 있다고 한다. 일반 걸음과 다른 점은 우리 몸의 가장 말단에 있는 발가락 끝까지 힘을 줌으로써 뇌를 활성화시킨다는 데 있다.

장생보법을 소개한 이승헌 글로벌사이버대학교 총장의 《걸음아 날 살려라》에 의하면, 뇌로 전달되는 신경이 가장 밀집되어 있는 곳이 발가락이다. 발가락에 힘을 제대로 주려면 용천혈과 발가락을 함께 꽉꽉 눌러줘야 한다. 발바닥 한가운데 두툼한 부분이 사람 인人자 모양으로 갈라진 곳에 있는 용천湧泉이라는 혈은 ‘샘물이 땅속에서 분출하듯이 우리 몸에 있는 생명의 에너지가 샘처럼 솟아오른다’는 뜻을 담고 있다. 그럼 먼저 장생보법의 기본자세를 알아보자.

[장생보법 기본자세]

장생보법의 기본자세. [사진=한문화]
장생보법의 기본자세. [사진=한문화]

1. 바르게 선 자세에서 몸을 1도 정도 앞으로 기울이고, 몸의 중심을 발바닥 용천에 둔다. 처음에는 ‘1도’라는 말이 어렵게 느껴지겠지만, 용천에 의식을 두고 발가락에 힘을 주다 보면 자연스럽게 몸이 약간 앞으로 기우는 지점을 알게 된다.

2. 발을 내디딜 때 발가락까지 힘을 주고, 발끝은 11자가 되도록 한다.
3. 몸의 중심이 용천-단전(아랫배)-가슴-뇌로 하나가 되게 연결한다.
4. 걸을 때 발바닥의 자극이 뇌에 전달된다는 기분으로 힘차게 걷는다.

장생보법과 일반 걸음의 차이. [사진=한문화]
장생보법과 일반 걸음의 차이. [사진=한문화]

이때, 용천에 버튼이 달렸다고 생각하고 지압하듯 꽉꽉 눌러보자. 걸으면서 불편한 곳은 없는지 몸의 느낌에 마음을 집중한다.  

[명상이 되는 장생보법-용천과 장심으로 충전하며 걷기]

걷기가 명상이 되는 장생보법. 신발과 양말을 벗고, 발바닥 전체로 땅을 움켜쥐듯 맨발로 걷는 것도 좋다. [사진=한문화]
걷기가 명상이 되는 장생보법. 신발과 양말을 벗고, 발바닥 전체로 땅을 움켜쥐듯 맨발로 걷는 것도 좋다. [사진=한문화]

1. 몸은 편안하게 하고, 몸에 집중하면서 천천히 걸음을 옮긴다. 
2. 한발을 뻗어 발바닥 전체로 바닥을 움켜쥐듯 내려놓은 후 3초 동안 지그시 바닥을 누른다.
3. 천천히 다음 발을 옮긴다.
4. 손목은 90도로 꺾어서 손바닥이 아래로 향하게 한다. 손가락을 쫙 펴서 양 손바닥의 가운데 있는 장심을 느끼면서 걷는다.
5. 꼬리뼈를 살짝 말고 무릎과 무릎을 스치듯이 걷는다. (꼬리뼈를 만다는 것이 쉽지 않다면 괄약근에 힘을 살짝 주면 감을 잡을 수 있다.)
6. 주위를 둘러보지 말고 시선을 허공에 두고 걷는다.

물을 마실 때 물만 마시면 명상이 된다. 우리는 흔히 물을 마시며 이야기에 빠지고 생각과 감정을 마신다. 이때 잠시 멈추고 물이 목을 넘어가는 느낌, 목을 타고 흘러가며 내 몸에서 일어나는 변화에만 집중하다보면 편안해지고 시끄러운 감정들이 가라앉고 머리가 맑아진다. 차 명상도 마찬가지이다.

걸을 때 옆 사람과 하는 이야기에 빠지거나 생각, 걱정, 후회에 빠지지 말고 걸어보자. 자신의 발바닥 용천, 아랫배 단전, 가슴, 뇌를 차례로 불러주며 ‘괜찮니? 편안하니?’라고 물어봐주면 어떨까. 걷기도 명상이 된다.

참고. 《병의 90%는 걷기만 해도 낫는다》 (나가오 가즈히로 저, 2016년, 208 페이지)
       《걸음아 날 살려라》(일지 이승헌 저, 2007년, 243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