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무엇을 어떤 방식으로 먹었는지 살펴보면 어떻게 지금의 인류에 이르렀는지 역사를 알 수 있다. 이제 음식은 단순히 생존 수단이 아니다. 거대한 산업의 일부이면서, 선택의 폭이 넓어진 만큼 음식섭취가 개인을 표현하는 방법에 가깝다.

음식의 역사와 진화, 이전까지는 고려하지 않았던 윤리적, 사회적 문제까지 포함해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 담론을 제기하는 공연과 강연이 열린다.

'두산인문극장 2020'은 올해 '푸드'를 주제로 총 3편의 연극과 8회의 강연을 전개한다. [사진=두산아트센터]
'두산인문극장 2020'은 올해 '푸드'를 주제로 총 3편의 연극과 8회의 강연을 전개한다. [사진=두산아트센터]

두산아트센터는 오는 5월 6일부터 7월 20일까지 ‘푸드’를 주제로 3편의 공연과 8편의 강연을 진행한다. 지금 우리 사회의 현상에 대해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는 통합기획 프로그램 ‘두산인문극장’의 하나로, 올해로 8년째를 맞는다.

이번에는 푸드의 역사, 윤리적 갈등, 가치와 미래, 그리고 먹는 존재로서의 인간을 말한다. 다큐멘터리 ‘누들로드’, ‘요리인류’를 연출한 이욱정PD의 강연으로 시작하는 총 8회의 강연에서 깊이 있게 다룬다.

공연은 연극 「1인용 식탁」 , 「궁극의 맛」, 「식사食事」 3편으로, 그중 5월 6일~23일까지 무대에 오르는 「1인용 식탁」은 윤고은의 동명 단편소설을 각색했다. 작가가 소설을 쓴 10년 전과 달리 ‘혼밥’은 일상화되었지만 여전히 낯설게 보는 시선이 따라다닌다. 극작가 이오진과 이기쁨 연출가는 혼자 하는 식사와 함께하는 식사가 동등하게 공존할 수 있을지 경쾌한 질문을 던진다.

'두산인문극장 2020'에서 '푸드'를 주제로 열리는 연극 3편. [사진=두산아트센터]
'두산인문극장 2020'에서 '푸드'를 주제로 열리는 연극 3편. [사진=두산아트센터]

6월 2일~20일 공연되는 「궁극의 맛」은 츠치야마 시게루의 동명 만화를 각색한 작품으로 세상과 단절된 채 감옥에 있는 그들의 사정이 음식을 통해 드러난다. 누군가에게 지극히 평범한 음식일지라도 그 안에 담긴 이야기를 통해 우리 삶을 채우고 있던 궁극의 맛을 발견한다. 또한, 6월 30일~7월 18일까지 공연되는 「식사食事」는 다양한 이유들이 뒤섞여 발생하는 ‘식사’라는 사건을 통해 음식과 먹는 행위 안에 작동하는 인간의 ‘욕망’을 살펴본다.

강연은 6월 1일부터 매주 월요일 저녁 7시 30분에 2시간동안 진행된다. 이욱정PD의 ‘요리한다, 고로 인간이다’ 강연에서는 수만 년, 수천 년의 시간과 지리적 한계를 넘어 오늘날 인류의 식탁에 오른 음식에 숨은 인류 문명의 수수께끼를 풀어볼 예정이다. 6월 8일 전중환 진화심리학자의 ‘다윈과의 만찬’에서는 우리자신과 우리가 먹는 음식이 어떻게 함께 진화했는지, 진화는 어떻게 맛과 요리, 음식에 대한 본질적 통찰을 주는지 살핀다.

'갈등'을 주제로 열렸던 '두산인문극장 2017' 강연 모습. [사진=두산아트센터]
'갈등'을 주제로 열렸던 '두산인문극장 2017' 강연 모습. [사진=두산아트센터]

6월 15일 이도헌 돼지농장 대표의 ‘가축, 집에서 기르는 집승’강연에서는 인간의 욕구로 야생 동물을 가축으로 사육하면서 태동한 축산업과 관련한 환경 문제, 동물복지 문제를 고찰한다. 6월 22일 김성한 진화윤리학자의 ‘채식을 해야 하는 윤리적인 이유’강연에서는 우리가 당연시하는 육식이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 묻고 다양한 철학적 논의를 바탕으로 채식을 둘러싼 다양한 의견을 나눈다.

6월 29일 김율리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의 ‘음식의 정신심리학적 의미’에서는 음식 섭취가 자기 확인, 자기 통제의 수단이기도 하고 대상에 대한 감정해소의 도구가 되는 것에 대해 살핀다. 마른 체형에 대한 사회문화적 병리와 개인의 완벽주의적 병리가 결합되어 나타나는 정신질환 섭식장애를 다룬다. 7월 6일 약사 정재훈 푸드라이터의 ‘오늘의 식탁’에서는 음식이 넘쳐나는 시대에서 끼니의 선택과 식사의 의미를 찾고, 식탁에서 과거와 현재의 모습이 어떻게 공존하는지 음식의 진정한 가치를 이해하고 즐길 방법을 찾는다.

7월 13일 김태호 과학기술학자의 ‘농업이라는 산업, 농산물이라는 상품’에서는 공장제 공업화 하는 농업, 각 지역 특성에 맞게 육종한 작물들이 퇴조하고 국가나 국제기구가 개량한 품종이 그 자리를 메워가는 근대 농업과정을 살핀다. 7월 20일 주영하 음식인문학자의 ‘식품의 세계체제와 한국 음식의 미래’강연은 식품의 세계체제 역사와 한국사회에 끼친 영향, 그리고 한국음식의 현재와 미래를 논의한다.

‘두산인문극장 2020’의 모든 강연은 무료로 진행되며, 두산아트센터 누리집(www.doosanartcenter.com)에서 지난 21일부터 사전예약 중이며 선착순 마감한다. 연극 공연은 두산아트센터 누리집과 인터파크에서 티겟을 구매할 수 있다. 정가 35,000원이고 두산아트센터 회원 28,000원, 10대 티켓과 60대이상 티겟은 10,000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