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원시 생명체 ‘바이러스’
지구의 원시 생명체 ‘바이러스’
  • 고병진 교사(홍익교원연합 회장)
  • k-spirit@naver.com
  • 승인 2020.03.26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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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고병진 교사(홍익교원연합 회장)

지난해 12월 중국 우한 시에서 발생한 바이러스성 호흡기 질환으로 우리나라는 물론 지구촌 전체가 비상사태에 빠져 들고 있다. 코로나19로 명명된 바이러스 감염 예방을 위해 전국 모든 유·초·중·고등학교의 개학이 장기간 연기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였다. 대다수의 학생들과 시민들의 활동이 제한되었고 교육, 정치, 경제, 종교, 문화, 예술 등 인간이 구축해 놓은 모든 영역의 시스템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다.

21세기 인류는 그동안 과학과 기술의 발달로 생명공학, 인공지능을 중심으로 의학과 질병 치료에 획기적인 성과를 이루었다. 하지만 작은 미생물인 바이러스 앞에 공포와 두려움 속에 무기력해 보이는 인류의 모습은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고병진 교사(홍익교원연합 회장)
고병진 교사(홍익교원연합 회장)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사스나 메르스 바이러스와 마찬가지로 숙주인 야생동물을 거쳐 인간의 몸에 침투하여 호흡기 질환과 폐렴 증상을 일으키며 수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뺏어가기도 한다. 지구촌 전체로 빠르게 전파되는 상황에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포했다. 인류 전체가 코로나 19 바이러스와 생존을 위한 전쟁을 하는 상황이다.

오랜 세월 인류는 인플루엔자, 에볼라, 에이즈, 사스, 메르스 등 수많은 바이러스들의 출현과 이로 인한 전염병의 유행으로 고통과 죽음의 공포를 느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아왔다. 하지만 인류가 밝힌 바이러스에 대한 정확한 지식 정보의 양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이것은 지구상의 바이러스가 너무 작고 다양하며 변이가 빨라 연구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

46억 년 지구 생명 역사의 주인공은 바이러스라고 생물학자들은 말한다. 바이러스의 생물학적 다양성은 지구에 살고 있는 세포성 생물체 전부보다 크고 개체의 숫자는 모든 생물 개체를 합한 수보다 엄청나게 많다고 한다. 실제로 바닷물 1리터 속에는 약 10억 개체의 바이러스 입자가 존재한다. 인류를 공포에 몰아넣은 인플루엔자나, 코로나 바이러스 등은 인간의 몸을 숙주로 인간의 생명을 빼앗기도 하지만 지구 역사 속에 수많은 바이러스들은 세균, 식물, 동물, 인간의 몸에 공생하며 생명체의 진화를 촉진하는 역할을 해왔다. 특히 인간을 포함한 포유류의 태반 형성에 관여하는 단백질이 바이러스에서 나왔다는 사실은 생명체의 진화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증거라는 것이다.

바이러스는 생물과 무생물의 ‘중간’으로 다른 개체의 세포 안에서만 복제 가능한 작은 물질이다. 자신만의 유전물질을 가지고 자연선택을 통한 진화를 한다는 것은 생명체로서의 중요한 특징이지만 자신만의 대사체계가 없기 때문에 숙주의 단백질을 활용하여 증식한다. 바이러스는 비세포성 생명체로 숙주 밖에서는 생명활동이 없는 핵산과 단백질 덩어리에 불과하며, 고세균, 원핵생물, 진핵생물 등 모든 생명체가 바이러스의 숙주가 될 수 있다.

오랜 지구 생명 진화의 역사 동안 바이러스는 가급적 각자의 활동구역을 지키며 살아왔다. 과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7억 년 전 등장한 곤충이 식물과 척추동물 사이를 오가며 바이러스의 활동구역을 뒤섞기 시작하였고 활동구역이 뒤섞이자 숙주가 자연선택을 받아 멸종하거나 진화하면서 바이러스에게도 자연선택이 다양하게 일어나 신·변종 바이러스가 출현한 것으로 추정한다.

인류는 지구상에 출현한 이후 수없이 많은 새로운 바이러스성 질병으로 고통을 받아왔다. 그 과정에 인체는 강력한 면역 방어체계를 갖추며 생존력을 높여 왔지만, 인체를 숙주로 살아가기 위한 바이러스들도 더 빠르고 다양한 변이를 일으키며 생존해 왔다. 인체와 바이러스는 피식자와 포식자의 관계로서 이들의 자연 선택은 인체는 병에 저항력을 증가시키는 방향으로, 병원체(바이러스)는 독성을 줄이는 방향으로 공진화하며 공생관계로 살아온 생명체인 것이다.

오늘날 인류는 인구 증가와 경제 발전에 의한 환경파괴와 삶의 양식의 변화로 자연에서는 서로 만나기 힘든 새로운 동물, 곤충, 미생물과 접촉하게 되면서 종간에 이동할 기회를 얻게 되고 새로운 바이러스성 질병을 출현하게 하고 있다. 또한 교통과 정보화의 발달로 어디든지 빠르게 이동하고 교류할 수 있어 바이러스에 의한 전염병의 확산이 용이한 환경을 만들었다. 이로 인해 앞으로 새로운 바이러스와 변종 바이러스의 출현은 점점 더 잦아질 것이며, 인류와 바이러스의 전쟁은 더 치열해질 것이라 여겨진다.

현재 지구에서 인류가 겪는 바이러스에 의한 위기 상황의 근본 원인과 해결 방안은 무엇일까? 가장 큰 원인은 현재 인류의 삶의 방식에 따른 자연환경의 파괴와 과 인간성 상실에 기인한다. 지금의 인류는 스스로의 존재가치를 잊은 채 욕망과 감정의 덫에 빠져 자연 환경과 자신을 포함한 지구 생명체의 삶을 송두리째 위협하고 있다. 인류는 지구의 생태계에서 현재 최상위의 위치에 있다. 본래 인간의 역할은 지구 환경의 관리자로서 모든 생명체들이 자연 선택에 의한 공진화를 통해 서로 조화를 이루며 공존하도록 돕는 일을 해야 한다.

문제 해결의 출발점은 먼저 우리 삶의 터전인 지구와 생명의 소중함을 자각하는 데서 시작된다. 그리고 자연 환경과 인간성 회복의 교육과 사회문화 시민운동이 활발하게 일어나야 한다. 교육자로서 바이러스와의 전쟁으로 위기에 처한 인류의 현실 앞에 ‘홍익인간 이화세계’ 한민족의 대의가 가슴 깊은 곳에서 공명으로 일어난다.

“모든 생명을 이롭게 하라. 자신의 몸과 마음을 닦고, 자연과 생명에너지의 조화와 균형 속에 모든 생명을 이롭게 하는 주체로서 건강하고 평화로운 좋은 세상을 만드는 데 힘을 쓰라”

 

* 본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관련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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