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의 두려움
불확실성의 두려움
  • 윤선아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교수
  • k-spirit@naver.com
  • 승인 2020.02.19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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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윤선아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교수

지난해 말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호흡기 질환이 전파되어 올해 초 우리나라에서도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지금까지 31명이 확진자로 진단되었다. 공식 명칭이‘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인 이 질병은 처음에는 보통의 감기 증상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사망에 이를 수 있으며, 전염성이 강하여 감염 확산 여부가 온 나라의 초미의 관심사가 되었다.

 

원인과 치료 방법이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으며, 세균보다도 더 작은 바이러스에 의한 것이니 어떻게 감염을 피할 수 있을지 난감한 상황이다. 놀랍게도 의사들이 말하는 가장 좋은 예방법은 손을 깨끗이 씻는 것이라고 한다. 너무나 일상적이고 간단한 수칙이 수많은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한 질병을 막아낼 방법이라고 하니 다시 한번 기본 수칙 준수가 얼마나 중요한지 일깨우는 계기가 되고 있다.

 

윤선아 교수(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윤선아 교수(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지금 우리가 할 일은 기본 수칙을 준수하면서 바이러스의 영향력이 완전히 소멸하기를 인내하는 것이다. 그러나 돌발 상황에서 침착성을 유지하고 인내하는 것은 정말로 어려운 일이다. 그것은 불확실성과 통제 곤란에서 오는 두려움이라는 강력한 감정이 방해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불안과 두려움은 사실 삶에 유용한 감정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알아채지 못하는 사이에 바이러스를 물리치는 면역 체계처럼, 불안과 두려움은 우리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일어날 수도 있는 위험을 미리 알려주는 경고 시스템의 역할을 한다.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뭔가 변화하고 있을 때, 이전에 경험해 보지 못한 상황에 부닥칠 때, 우리는 불안하고 두려움을 느낀다. 그리고 행동의 속도를 조절한다. 불안한 마음에 행동을 주저하는 것은 큰 위험을 방지하고 우리를 안전하게 해 줄 수 있다. 그러나 무엇이든 과한 것도 덜 한 것도 부작용은 있기 마련이다. 매우 위험할 수 있는 상황에서 내 안에서 경고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아 행동 속도를 늦추지 않는다면 우리는 위험에 빠질 수 있다. 반대로 과도한 두려움은 패닉 상태에 빠지게 하여 이 또한 위험 상황을 자초할 수 있다.

 

이번 사태에서 우리는 안전 불감증의 무모함은 일찍 버리고 빠르게 상황 대처를 함으로써 더 큰 위험을 막을 수 있었다. 대신 과도한 두려움이 횡횡하여 부정적인 상황을 야기하는 것이 여러 번 목격되었다. 물론 이번 바이러스 사태는 우리에게 두려움이 엄습할 만한 면면이 있었다. 우리가 이제껏 겪어 본 적이 없는 치명적 질병이 불확실성의 두려움을 치솟게 하였다. 이 질병의 근원지인 우환에서 질병을 은폐하려고 하여 더 걷잡을 수 없게 되었다는 초기 대응 실패 소식이 우리의 통제본부에 대한 불신으로 연결될 수 있었다. 또한 과거 메르스나 사스와 같은 유사한 질병의 파급력이나 대처 미흡의 기억이 되살아나 두려움을 더 부채질하는 역할을 하였다.

 

이렇게 형성된 알 수 없는 병원체에 대한 두려움은 중국과 타 지역인에 대한 혐오와 거부로 나타나거나, 자기도 모른 채 바이러스를 전달하게 된 사람들에 대한 맹비난과 무분별한 정보 공개, 정부와 감염 통제본부에 대한 불신으로 표현되었다. 이에 그치지 않고 근거 없는 가짜 뉴스를 양상하고 유언비어를 퍼뜨려 두려움을 더 부추기기도 하였다. 다행히 감염의 확산이 주춤하면서 바이러스가 아닌 우리가 통제권을 갖고 있다는 확신이 두려움도 잠재우기 시작했다.

 

상황이 어떻게 돌변할지 아직은 모른다. 예측 불허의 상황은 끊임없이 일어난다. 매 상황마다 우리는 정확한 객관적 정보를 수집하여 대처 방법을 강구하는 한편, 두려움의 실체를 파악하여 두려움에 압도되어 파국으로 치닫지 않도록 마음가짐을 다 잡아야 할 것이다. 이것이 뇌교육에서 말하는‘관찰자 의식’이다. 이는 저절로 얻어지는 능력이 아니라 계속적인 마음 돌아보기의 수행을 통해서 획득될 수 있다. 두려움으로 숨이 가빠지고, 부정적인 생각이 압도할 때, 명상을 하여 끌려가는 내가 아닌, 평정하게 자리 잡고 있는‘나’라는 의식을 키워나갈 필요가 있다.

 

* 본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관련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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