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으로 인해 폐허가 된 한국 경제를 재건하기 위해 1950년 12월 설립된 유엔 한국재건단(UNKRA)은 당대 최고였던 미국의 경제전문가 로버트 R. 네이산에게 한국 경제에 관한 현지 조사 및 보고를 의뢰하였다. 네이산은 1954년에 EPKR을 제출했고, 이것이 ‘네이산보고’, ‘한국경제 재건계획’ 또는 ‘Nathan Report’로 알려져 있다.

한국 최초의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하는 ‘네이산보고’는 한국 경제 역사상 최초로 GNP 추계가 수록됐으며, ‘통계의 공백기’에 해당하는 1950년대 한국 경제의 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 최초의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하는 ‘네이산보고’는 한국 경제 역사상 최초로 GNP 추계가 수록됐으며, ‘통계의 공백기’에 해당하는 1950년대 한국 경제의 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 최초의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하는 ‘네이산보고’는 한국 경제 역사상 최초로 GNP 추계가 수록됐으며, ‘통계의 공백기’에 해당하는 1950년대 한국 경제의 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

보고서는 크게 재건 목표와 종합 계획, 재건을 위한 정책, 산업 또는 부문별 재건 계획이라는 세 부분으로 나누어 당대 한국 경제에서 포착되는 각종 경제지표를 비롯하여 여러 가지 사회경제적 현상을 확인할 수 있고, 산업 및 거시경제의 내용을 포괄하고 있다.

‘네이산보고’는 1950년대에 한국산업은행과 대한재무협회, 민의원상공위원회에서 세 차례에 걸쳐 한국어로 간행했다. 하지만 실제로 열람하기 어렵고 옛 맞춤법과 국한문혼용체로 되어 있어 현대 연구자가 판독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한국학중앙연구원(원장 안병욱)은 1954년 발간된 경제지침서인 ‘네이산보고’를 현대어로 알기 쉽게 풀어쓰고, 심층 해설을 붙인 ‘한국 경제의 재건을 위한 진단과 처방 네이산보고(1954)의 재발견’을 지난 11월 발간했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은 1954년 발간된 경제지침서인 ‘네이산보고’를 현대어로 알기 쉽게 풀어쓰고, 심층 해설을 붙인 ‘한국 경제의 재건을 위한 진단과 처방 네이산보고(1954)의 재발견’을 지난 11월 발간했다. [사진=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중앙연구원은 1954년 발간된 경제지침서인 ‘네이산보고’를 현대어로 알기 쉽게 풀어쓰고, 심층 해설을 붙인 ‘한국 경제의 재건을 위한 진단과 처방 네이산보고(1954)의 재발견’을 지난 11월 발간했다. [사진=한국학중앙연구원]

 

이 책은 ‘네이산보고’의 전체 내용을 현대어로 알기 쉽게 풀어쓰고, 영문판 원문인 ‘한국 재건을 위한 경제계획(An Economic Programme for Korean Reconstruction, 이하 EPKR)’과 대조하여 무수한 오류를 확인하고 가다듬어 연구 자료로써의 완성도를 높였다.

이 책은 번역에 더해 방계 자료를 활용하고, 사실 관계를 대조하여 총 40여 개의 특수 주제에 역자의 심층해설을 덧붙인 다음 모두에 전체적인 해제를 제시함으로써 관련 연구에 입문하고자 하는 학문 후속세대나 한국 경제의 초기 상황에 관심을 가진 일반 대중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연구 및 집필 과정에서 관련 자료를 종합하여 재해석함으로써 새로운 형태의 ‘2차 자료’를 생산했다는 의의를 가진다.

한편 이 책에 따르면 ‘네이산보고’가 진단한 한국경제의 재건 방향은 남한을 중심으로 5개년 경제 확장 계획을 세우는 것이고,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뤄 원조량을 늘이는 데 기여해야 하며, 수력 중심의 전력 생산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우리나라는 2018년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3만 달러를 돌파했고, 2019년에는 세계에서 7번째로 30-50클럽(1인당 GNI 3만 달러 이상, 인구 5,000만명 이상)에 이름을 올리며, 원조가 필요했던 나라에서 60여 년 만에 세계에서 손꼽히는 선진국으로 인정받은 것이다.

또한 2019년 10월에는 세계무역기구(WTO)에서 농업과 기후변화 분야에서 특혜를 주장하지 않겠다고 선포하며 개발도상국으로서의 지위를 포기함으로써 국제사회에 공식적으로 ‘선진국’임을 알리고, 개발도상국에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했다.

저자인 조영준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네이산보고’는 후진국의 경제발전을 이끄는 과정에서 선진국 또는 현대 경제학 이론이 어떠한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잘 보여주는 실험보고서로서 ‘현대의 고전’이라고 평가해도 손색이 없다”며, “이 책의 출간을 계기로 앞으로 1950년대 경제에 대한 실증 연구가 더북 본격화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