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집집마다 대문을 없애고 정낭을 설치하여 삼무(三無)정신을 되살린 한 마을의 사례가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삼무정신은 ‘대문, 도둑, 거지’의 세 가지가 없이 생활했던 제주인의 본원적인 평화 애호성을 상징한다. 그러나 상명리의 사례가 새삼 관심을 끄는 것을 보면, 후세 제주도민들이 삼무정신을 창조적으로 계승하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았나 싶다.

현재 제주는 동북아의 중심지역으로 발돋움 하기 위해 국제자유도시 건설이 한창 진행되고 있다. 척박한 토지와 드센 바람에도 불구하고 제주가 세계적인 도시로 거듭나는데 있어 제주인의 삼무정신은 큰 역할을 할 것이다.

대문을 만들지 않고 정낭으로 개인의 상황을 공동체에게 직접적으로 알린 “문이 없다(대문무·大門無).” 모든 것을 개방하고 나누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이런 나눔의 정신이 있기에 도둑과 걸인은 있을 수 없었다. 즉 나눔과 상생의 삼무정신은 진정한 ‘평화’의 실천으로 재해석된다. 이런 삼무정신이 기본이 되었기에, 제주인은 크나큰 희생을 치른 ‘4.3의 비극’을 열린 마음으로 포용하였으며 진정한 평화를 실천하였다.

이처럼 제주의 삼무정신은 우리 민족의 홍익철학이 담긴 대표적인 문화유산이라 할 수 있다.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라”는 홍익철학을 제주인은 삼무를 통해 삶에서 발현해 왔기 때문이다.

우리 민족의 보편적인 가치인 홍익철학을 전파하는 국학원이 제주 삼무정신의 가치를 발굴하고 확산시키는데 앞장서고 있어 매우 반갑다. 진정한 평화를 실천하는 삼무정신이 홍익철학과 같이 우리 사회를 아우르는 보편적인 가치로 확대되어, 제주도민 뿐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평화로운 삶을 영위할 수 있기를 진정으로 기대한다.

김경택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