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임시정부 대일선전포고 제78주년 기념식 및 학술강연회가 12월 10일 서울 백범김구선생기념관에서 열렸다.

이날 기념식은 한국광복군동지회와 한국독립유공자협회가 주관하고 국가보훈처, 광복회, 대한민국재향군인회가 후원했다.

서울 백범김구선생기념관에서 12월 10일 열린 대한민국임시정부 대일선전포고 제78주년 기념식 및 학술강연회 참석자들이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사진=정유철 기자]
서울 백범김구선생기념관에서 12월 10일 열린 대한민국임시정부 대일선전포고 제78주년 기념식 및 학술강연회 참석자들이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사진=정유철 기자]

한국독립유공자회 정재선 사무총장의 사회로 기념식은 국민의례, 김영관 (사)한국광복군동지회 회장의 기념사, 오진영 서울지방보훈청장과 김원웅 광복회 회장의 축사, 학군단 생도대표의 대일선전성명서 낭독, 수도경비사령부군악대의 독립군가, 용진가, 압록강행진곡 연주에 맞춰 합창, 만세삼창, 학술강연, 특별공연 순으로 열렸다.

김영관 한국광복군동지회 회장은 기념사에서 “오늘은 78년 전인 1941년 12월 10일 대한민국임시정부가 숙적 일본에 선전포고를 하여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대일투쟁의지를 전 세계에 알린 날이다.”며 “일본 제국주의자들은 1941년 12월 8일 무모하게 미 하와이 진주만을 기습 공격하여 태평양 전쟁을 도발하였고 임시정부를 때를 놓치지 않고 즉각 12월 10일 대일선전성명서를 발표하고, 일본을 위시한 축심국(軸心國)에 선전포고를 하였는데 이는 임시정부가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참여하고, 국제적 지위 강화를 위하여, 그리고 전후 처리에 참여해야 한다는 원대한 선견지명에서 이루어진 쾌거였다”고 말했다.

김영관 한국광복군동지회 회장이 10일 열린 대한민국임시정부 대일선전포고 제78주년 기념식 및 학술강연회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정유철 기자]
김영관 한국광복군동지회 회장이 10일 열린 대한민국임시정부 대일선전포고 제78주년 기념식 및 학술강연회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정유철 기자]

이어 김 회장은 “대일선전성명서에는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이러한 결연한 의지가 담겨 있는데, 여기서 임시정부는 3천만 동포를 대표해서 중국, 영국, 미국 등 연합국의 선전포고를 축하한다고 하면서 일본을 위시해서 추축국에 전쟁을 선포하고 합병 조약과 일체의 불평등 조약은 무효라고 하고, 남경 및 만주 정부를 승인하지 않는다고 하였으며 전승(戰勝) 후의 한국 문제 처리와도 관련이 있는 태평양헌장이 실현되기를 요망한다고 하였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또 “대일선전포고 단행 후 임시정부의 국군이었던 광복군은 기존의 조직을 새롭게 정비하고 임시정부의 광복군 통수권도 되찾으며, 연합국의 일원으로서 대일항쟁을 적극 추진하여 국내외 동포들에게 독립의 희망을 안겨주기도 했고, 우리의 독립을 약속받은 1943년의 카이로 선언에도 큰 영향을 주었다.”며 “그리고 대한제국군, 의병, 독립군, 광복군으로 이어지는 군맥(軍脈)을 단절없이 이어지게 하였다. 광복군의 이와 같은 역할은 우리 독립운동사에서 더욱 빛났으며, 크나큰 업적을 남겼고, 역사의 한 획을 그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한민국임시정부 대일선전포고 제78주년 기념식 및 학술강연회는 한국광복군동지회와 한국독립유공자협회가 주관하고 국가보훈천, 광복회, 대한민국재향군인회가 후원했다. [사진=정유철 기자]
대한민국임시정부 대일선전포고 제78주년 기념식 및 학술강연회는 한국광복군동지회와 한국독립유공자협회가 주관하고 국가보훈천, 광복회, 대한민국재향군인회가 후원했다. [사진=정유철 기자]

이어 김 회장은 “우리는 지난 쓰라리고 아픈 통한의 역사에서 교훈을 얻어 오늘과 내일에 대비하여야 한다는 명제를 잊지 말고, 모두가 합심하여 나라를 위해 앞으로 매진할 때가 바로 지금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독립정신, 나라사랑 정신은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서울지방보훈청 오진영 청장은 축사에서 “중국 대륙을 가로지른 대장정 끝에 1940년 광복군 창군의 결실을 거둔 대한민국임시정부는 그로부터 1년 뒤 또 다른 독립운동사상 전기를 마련했다. 그것은 78년 전 오늘이자, 태평양전쟁 발발 사흘 후인 1941년 12월 10일의 대일선전성명서 발표였다”며 “이 선전포고는 우선 제국주의적 야욕으로 동아시아 각국을 유린하였던 일제에 대한 경고였다. 더 나아가서는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일본과 싸워 조국독립과 세계평화에 공히 기여한다는 거시적 지향의 표현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서울지방보훈청 오진영 청장이 10일 백범김구선생기념관에서 열린 대일선전포고 제78주년 기념식 및 학술강연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정유철 기자]
서울지방보훈청 오진영 청장이 10일 백범김구선생기념관에서 열린 대일선전포고 제78주년 기념식 및 학술강연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정유철 기자]

또한 오 청장은 “한편으로는 길어지는 식민 지배 속에서 독립의 희망을 잃어가던 우리민족으로 하여금 대일항쟁의 의지를 다잡도록 하는 전환점이 되기도 했다”며 “대일선전포고를 비롯하여 대한민국임시정부와 광복군을 주축으로 부단히 이어진 대일항쟁이 결코 헛된 것은 아니었다. 이는 조국광복과 건국, 그리고 전란의 극복과 눈부신 경제성장이라는 자랑스러운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 청장은 “이제 우리는 78년 전의 이 자랑스러운 역사와 그 속에 담긴 값진 가르침을 계승하여 더 굳건한 평화 속에서 번영을 구가하는 대한민국의 청사진을 그려나가야 한다”며 “오늘의 기념식과 학술 강연회가 이러한 대한민국의 미래상을 제시하는 의미 있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대한민국임시정부 대일선전포고 제78주년 기념식 및 학술강연회에서 광복회 허현 부회장이 광복회장의 축사를 대독하고 있다. [사진=정유철 기자]
대한민국임시정부 대일선전포고 제78주년 기념식 및 학술강연회에서 광복회 허현 부회장이 광복회장의 축사를 대독하고 있다. [사진=정유철 기자]

 

광복회 김원웅 회장은 허현 부회장이 대독한 축사에서 “대일선전포고는 봉오동 청산리 쌍성보 경박호 사도하자 동경성 대전자령 영릉가 홍경성 전투 등 크고 작은 전투 경험을 쌓은 독립군들이 궁극의 목적이자 목표를 성취하기 위한 최후의 수단이었다.”며 “연합국의 승리는 곧 함께 싸운 우리의 승리이기도 하기에, 대일선전포고는 일본의 식민 지배를 한시도 인정하지 않았던 우리 민족의 강인한 독립정신의 발현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학군단 생도대표 3명이 1941년(대한민국23년) 12월 10일 대한민국임시정부 주석 김구, 외교부장 조소앙 명의로 발표한 '대한민국임시정부 대일선전 성명서'를 낭독했다. [사진=정유철 기자]
학군단 생도대표 3명이 1941년(대한민국23년) 12월 10일 대한민국임시정부 주석 김구, 외교부장 조소앙 명의로 발표한 '대한민국임시정부 대일선전성명서'를 낭독했다. [사진=정유철 기자]

김 회장은 “하지만 대일선전포고를 감행하였던 선열들의 활동은 영국군과 미군을 도와 대일항전을 펼쳤지만, 전후 강대국의 논리에 의해 교전단체로 인정받지 못함으로써 제대로 된 평가도, 조명도 받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그 여파는 분단과 동족상잔으로 이어져 오늘날까지도 영향이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대일선전포고가 정당한 평가를 받기 위해서 무엇보다도 우리 국민들 스스로가 올바른 역사의식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축사에 이어 학군단 생도대표 3명이 ‘대일선전성명서’를 낭독했다. 대일선전성명서는 1941년(대한민국23년) 12월 10일 대한민국임시정부 주석 김구, 외무부장 조소앙 명의로 발표한 대한민국임시정부 대일선전성명서이다.

대한민국임시정부 대일선전포고 제78주년 기념식에서 참석자들이 수도경비사령부 군악대의 연주에 맞춰 독립군이 불렀던 독립군가, 용진가, 압록강행진곡을 합창했다. [사진=정유철 기자]
대한민국임시정부 대일선전포고 제78주년 기념식에서 참석자들이 수도경비사령부 군악대의 연주에 맞춰 독립군이 불렀던 독립군가, 용진가, 압록강행진곡을 합창했다. [사진=정유철 기자]

대일선전성명서는 먼저 성명하는 이유를 밝혔다. 생도들은 “우리는 3천만 한국인 및 정부를 대표하여 삼가 중국, 영국, 미국, 네덜란드, 캐나다, 오스트리아 및 기타 여러 나라가 일본에 대해 전쟁을 선포한 것을 축하한다. 그것이 일본을 격파하고 동아를 재조(再造)하는데 가장 유효한 수단이 되기 때문이다. 이에 특별히 아래와 같이 성명을 한다.”는 내용과 5개 항을 각각 읽었다.

대한민국임시정부 대일선전포고 제78주년 기념식에서 참석자들이 만세 삼창을 하고 있다. [사진=정유철 기자]
대한민국임시정부 대일선전포고 제78주년 기념식에서 참석자들이 만세 삼창을 하고 있다. [사진=정유철 기자]

 

이어 독립군이 불렀던 ‘독립군가’, “신대한의 독립군의 백만 용사야, 조국의 부르심을 네가 아느냐·……”와 용진가를 수도경비사령부 군악대가 합창했다. 마지막으로 군악대 연주에 맞춰 참석자 모두 ‘압록강행진곡’을 큰소리로 합창했다.

합창 후 올해 100세인 임무진 독립유공자의 선창으로 다함께 만세 삼창을 했다.

2부 학술행사에서는  박걸순 충북대학교 사학과 교수가 ‘대한민국임시정부 대일선전포고의 역사적 의의’를 주제로 강연을 했다. [사진=정유철 기자]
2부 학술행사에서는 박걸순 충북대학교 사학과 교수가 ‘대한민국임시정부 대일선전포고의 역사적 의의’를 주제로 강연을 했다. [사진=정유철 기자]

기념식에 이어 학술강연회에서는 박걸순 충북대학교 사학과 교수가 ‘대한민국임시정부 대일선전포고의 역사적 의의’를 주제로 강연을 했다. 강연 후에는 육군 1군지사 86정비대대의 ‘카르페디엠 합창단’이 특별공연을 했다. 2014년 6월 창단한 합창 동아리 ‘카르페 디엠’(라틴어로 현재를 즐기라는 의미)은 남성 3부 합창만의 웅장하고 중후한 매력을 자랑한다. 2019년 육군군가합창대회 우승팀으로 3연패를 달성한 합창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