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주네 원작, 부조리극의 결정체 <하녀들> 이 김현탁 연출과 극단 성북동비둘기 배우들에 의해 <메이드 인 스타그램> 이란 제목으로 서울 성수동에 있는 극단 성북동비둘기의 창작공간 ‘뚝섬플레이스’에서 12월 6일부터 29일까지 공연된다.

김현탁 연출과 극단 성북동비둘기는 장 주네 원장 '하녀들'을 각색해  '메이드 인 스타그램' 이란 제목으로 서울 성수동에 있는 극단 성북동비둘기의 창작공간 ‘뚝섬플레이스’에서 12월 6일부터 29일까지 공연한다. [사진=극단성북동비둘기]
김현탁 연출과 극단 성북동비둘기는 장 주네 원장 '하녀들'을 각색해 '메이드 인 스타그램' 이란 제목으로 서울 성수동에 있는 극단 성북동비둘기의 창작공간 ‘뚝섬플레이스’에서 12월 6일부터 29일까지 공연한다. [사진=극단성북동비둘기]

 이번 공연 <메이드 인 스타그램> 은 그 무대를 원작의 배경인 1947년 프랑스가 아닌 동시대, 그것도 현실 세계가 아닌 SNS 계정 안으로 가지고 온다. 바로 인스타그램이다. 원작의 내용을 인스타그램이라는 형식을 통해 새롭고 다채로운 연극 언어로 풀어낸다.

이번 작품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가 일상화 된 현재, 타인의 사진과 일상 그리고 인생을 도용해 온라인상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현재 자신의 모습과 환경에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인생을 온라인상에서나마 살고 싶어 하는 심리인 것이다. 내가 어떤 사람을 부러워하고 또 그 사람처럼 살고 싶다. 그 사람의 사진이나 온갖 단서를 가지고 자기가 그 사람인 것처럼 심리적으로 남들에게 보여주는데, 어떻게 보면 일종의 정신 병리 상황에 들어간 것이다. 이른바, SNS상의 가면 인생이자 원작 하녀들의 ‘역할놀이’다.

장 주네 원작에서도 하녀들은 그들의 주인인 마담의 방으로 들어가 마담의 옷을 꺼내 입고 마담의 이름을 가져와 자기 자신을 버리고 마담이 되는 ‘역할놀이’를 통해서 자신의 욕망을 드러내고 현실세계가 아닌 비현실세계에서나마 자신의 욕망을 충족하려고 한다. 공연 <메이드 인 스타그램>은 현대 SNS 라는 공간에서 발생하는 '가면인생'의 비극적 결말을 원작의 ‘역할놀이’에서 비롯된 비극과 접목해 짚어보고 SNS와 현명하게 살아가는 법을 같이 고민해 보고자 한다.

공연 '메이드 인 스타그램'은 현대 SNS 라는 공간에서 발생하는 '가면인생'의 비극적 결말을 원작의 ‘역할놀이’에서 비롯된 비극과 접목해 짚어보고 SNS와 현명하게 살아가는 법을 같이 고민해 보고자 한다. [사진=극단성북동비둘기]
공연 '메이드 인 스타그램'은 현대 SNS 라는 공간에서 발생하는 '가면인생'의 비극적 결말을 원작의 ‘역할놀이’에서 비롯된 비극과 접목해 짚어보고 SNS와 현명하게 살아가는 법을 같이 고민해 보고자 한다. [사진=극단성북동비둘기]

 

장 주네의 <하녀들>은 또한 소외된 인간(피지배층)과 소외되지 않은 자(지배계층) 간의 이야기를 다룬다. 소외된 인간인 하녀와 소외되지 않은 자인 마담. 하녀들은 마담을 동경하는 동시에 증오한다. 마담은 그들을 위하는 척 하지만 그 호의는 오히려 하녀들을 더욱 비참하게 만든다. 결국 하녀들은 정의를 지키려면 마담을 죽이는 방법밖에 없다는 당연한 결론에 이른다. 그래서 연극놀이에서도 마담을 죽이려 하고 현실에서도 죽이려 하지만 둘 다 실패한다. 그 실패는 1940년이나 현재나 프랑스나 대한민국이나 다를 바 없다. 시·공간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극단 성북동비둘기는 “이번 공연 <메이드 인 스타그램>은 부조리한 현실 세계를 외면하자고 하는 것도 아니고, 무리하게 맞서라는 것도 아니다. 또 부조리 철학의 핵심 주제들을 다룬 극 내용에 그치는 것 또한 아니다. 오히려 그 주제들을 현대인의 삶 속에 나타난 그대로 재현하는 것에 역점을 두며, 현실 부조리와 가장 현실의 부조리를 마주한 감정은 관객들의 몫으로 남겨둔다.”고 밝혔다.

이번 공연에서는 원작의 이야기 속 그녀들의 진실에 대한 초점은 흐릿하다. 그 대신 내용이 아닌 방법, 형식에 초점을 맞춘다. 공연은 리얼한, 그래서 무난한 ‘하녀들maids’ 이 되는 것을 애써 피해, ‘메이드made’ 가 되며, 더 나아가서는 매체media를 본격적으로 고민한 <메이드 인 스타그램>이 된다.

<메이드 인 스타그램>의 김현탁 연출은 이미 한국 연극계에서 자생적 아방가르드의 대표주자로 이름이 난 연출가이다. 국내뿐 아니라 외국에서도 주목하는 연출가로 해마다 외국 유수 축제나 기관들로부터 초청받는다. 내년에도 이탈리아 초청 공연을 앞두고 있다.

김현탁 연출의 상상력과 새로운 시선은 항상 ‘교감’이라는 말로 관객들과의 소통을 이끌어낸다. 이번 공연 또한 그 동안 협소한 연극 담론의 틀에서 벗어난 것은 물론이고 김현탁 연출 자신이 지금까지 해 온 작업의 틀과도 조금은 다른, 그야말로 또 다시 자유로운 시선인 것이다. 김현탁 연출의 자유로운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보는 이들도 새로운 시각장이 열리고, 이 새로운 시각장 속에서 좀 더 생산적인 관점이 생성될 것이다.

극단 성북동비둘기는 고전 작품을 해체/재구성하는 작업을 주로 하며, 대표작으로 <세일즈맨의 죽음>, <햄릿> 등이 있다. <세일즈맨의 죽음>으로 제48회 동아연극상 새개념연극상을, <메디아 온 미디어>, <하녀들>로 2011 PAF 연극연출상을, <혈맥>으로 제50회 동아연극상 신인연출상과 <자전거-Bye Cycle>로 제51회 동아연극상 작품상을 수상했다. <세일즈맨의 죽음> 은 2018년 하이델베르크 축제와 캐나다 아트마켓에서 초청 공연을 했다. <메디아 온 미디어>는 2016년 크루지나포카, 2014년 6월 시비우 국제연극제(루마니아)와 2014년 7월 싱가포르 아트페스티벌에 초청받아 공연을 했다.

극단 성북동비둘기 성수동 둥지 ‘뚝섬플레이스’는 2층에 있다. 극단 관계자는 “‘뚝섬플레이스’의 공간은 지하가 아니라 지상(2층)에 자리하고 있다. 그리고 공연장이자 동시에 연습실 게다가 생활공간이기까지 하다. 많은 이가 창작공간의 이러한 공간 특수성을 주목한다”며 “꾸미지 않은 물리적 빈약함이 연출과 배우들의 움직임, 그리고 관객과의 만남을 통해 채워지는 과정은 매우 흥미로울 것이다”라고 기대했다.

■ 공연 개요

-공연제목- 메이드 인 스타그램
-공연기간 - 2019년 12월 6일(금) ~ 12월 29일(일)
-공연시간 - 화수목금 8시 / 토요일, 일요일, 성탄절 3시 / 월 쉼
-공연장소 – 성북동비둘기 창작공간 <뚝섬플레이스>
-관람연령 - 16세(고등학생)이상 관람가능
-러닝타임 – 70분
-티켓가격 - 30,000원
-원작 - 장 주네
-창안, 연출 - 김현탁
-출 연 – 박보현, 곽영현
-Art_Work - 김현탁

기술감독 - 서지원
제작감독 – 이진성
기획실장 – 지대현
홍보팀장 - 최영미
공연진행 - 김미옥
기 획 - 극단 성북동비둘기
제 작 - 극단 성북동비둘기

공연문의 - 02-766-1774 / 010-6311-57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