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작가 최초 베니스 비엔날레 은사자상 수상에 빛나는 임흥순 감독의 신작 <우리를 갈라놓는 것들>은 지난 VIP 시사회 이후 영화, 미술뿐만 아니라 정치 역사 등 각계각층의 인사들로부터 호평을 받으며 관객의 기대감을 높여왔다. 이어서 개봉 전야에 진행된 제주 특별 시사 역시 뜨거운 반응을 얻으며 더욱 높아진 기대 속에 11월 28일 개봉했다.

임흥순 감독의 신작 '우리를 갈라놓는 것들'이 11월 28일 개봉했다. [사진=㈜엣나인필름]
임흥순 감독의 신작 '우리를 갈라놓는 것들'이 11월 28일 개봉했다. [사진=㈜엣나인필름]

<우리를 갈라놓는 것들>은 대일항쟁기, 한국전쟁, 5·18 광주 민주화 운동까지 한국 근현대사의 잊을 수 없는 사건들을 누구보다 치열하게 지나 온 세 여성의 삶을 조명한 여성 투쟁사이다.

<우리를 갈라놓는 것들>에서는 대일항쟁기, 한국전쟁부터 고도의 경제성장기를 거쳐 온 한국 근현대사의 굵직한 사건들을 각각 독립운동가, 빨치산, 투쟁가로 활동하였던 정정화, 김동일, 고계연 할머니의 삶을 통해 이야기한다. 굴곡진 역사로 인해 발생한 이유 없는 고통 속에서도 스스로 삶이 주는 의미를 찾으며 치열하게 살아온 세 여인의 모습에서 대립, 혐오, 오해, 불신, 차별, 공포 등 현재 우리 사회를 갈라놓게 한 근원과 그 실체에 관한 질문과 함께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화해와 치유의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한다.

“이 사회는 보이지 않은 곳에서 열심히 노력해 온 한 분 한 분의 힘으로 이루어졌다. 그분들 대다수가 여성이라고 생각한다.” 라고 밝힌 임흥순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도 역사 속 여성의 삶을 새로운 시각으로 조명하며 심미적인 영상을 통해 100여 년의 시공간을 넘어 우리가 갈라질 수밖에 없었던 시대에 맞서 싸워 왔던 위대한 여성들의 모습을 새로운 형태의 시각예술로 선보인다.

<비념>(2012), <위로공단>(2014), <려행>(2016) 등 소외되어가는 계층과 지역, 여성, 공동체 문제를 조명한 영화를 선보여 온 임흥순 감독은 이번에는 역사 속에서 조명 받지 못했던 세 여성들의 삶을 연결지으며 주목했다.

이런 여성의 삶에 주목하는 이유를 임 감독은 “당장 내 주변을 돌아봐도 영화를 만들고 함께 해주는 사람들 대부분이 여성이다. 나만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각자 둘러봐라. 일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여성일 것이다.”라고 답한다. 또한 “과거에도 많은 여성들이 그렇게 쉬지 않고 일해 왔을 거라고 본다. 그런데 현실에서의 대우, 지위는 정반대이다. 그 어려움 속에서도 삶을 대하는 태도, 시선, 생각, 행동들이 경이롭다. 나도 모르게 내 작품 속에 등장하는 여성들을 닮아가고 있다. 존경과 배움의 대상이다.”라고 덧붙였다.

임흥순 감독의 신작 '우리를 갈라놓는 것들'은 대일항쟁기, 한국전쟁, 5∙18 광주 민주화 운동까지 한국 근현대사의 잊을 수 없는 사건들을 누구보다 치열하게 지나 온 세 여성의 삶을 조명한 여성 투쟁사이다. [포스터=㈜엣나인필름]
임흥순 감독의 신작 '우리를 갈라놓는 것들'은 대일항쟁기, 한국전쟁, 5∙18 광주 민주화 운동까지 한국 근현대사의 잊을 수 없는 사건들을 누구보다 치열하게 지나 온 세 여성의 삶을 조명한 여성 투쟁사이다. [포스터=㈜엣나인필름]

 한편, 개봉 전날인 27일에는 제주도에서 특별 시사와 함께 상영 후에는 장성란 저널리스트와 함께하는 관객과의 대화가 진행되었다. 사전 신청 당시 준비된 좌석을 넘을 정도로 <우리를 갈라놓는 것들>을 향한 제주도민들과 사회단체의 뜨거운 기대와 관심을 입증했다.

임흥순 감독은 “그간 작품을 만들며 제주도의 풍경, 역사, 4·3사건을 연구해온 분들께 많은 도움을 받았기에 육지에서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도움을 드릴 수 있는 부분에 대해 계속 고민했다.”며 개봉 전날 특별히 제주도를 찾게 된 소감을 밝혔다. 또한, “<비념>을 촬영할 당시 제주의 활동가들을 만나며 그들의 신념에 감동을 많이 받았다.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신념’이라는 영화를 다음에 만들어야 겠다고 PD에게 말한 적이 있다. <우리를 갈라놓는 것들>이 그 ‘신념’이라는 영화에 가까운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제주4•3연구소 허영선 소장은 “폭풍우 치는 현대사 속에 주체적으로 움직였던 그녀들, 드러내지 않던 얼굴들, 신념에 찬 단단한 생을 살았던 세 여자가 비로소 우리 앞에 걸어 나왔다. 각기 다른 공간에서 이 세 여자를 불러낸 전혀 새로운 시도!”라고 영화 감상 소감을 말했다.

김수열 시인은 “결국 그들은 우리를 갈라놓는 데 실패했다. 이 영화가 그 증거다. 100분 동안, 세 여성의 굴곡진 삶을 통해 우리는 지워져버린 100년의 역사와 마주하게 된다. 어디 이 세 사람뿐이겠는가? 역사의 이면으로 사라진 이 땅의 어머니들이...”이라고 말했다.

또 “그 역사를 돌아보는 다큐멘터리가 임흥순 감독 특유의 미적 연출에 힘입어 이렇게 아름답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그 아름다움은, 그 모든 대립의 역사 속에 핍박 당하면서도 굴하지 않고 꿋꿋이 살아온 수많은 이들의 찬란한 생의 의지와 용기에서 풍겨 나온다.”(장성란 저널리스트), “지난 세기 동안 벌어진 세 여성의 굴곡이자 살아 남은 자의 슬픔”(스타데일리뉴스 서문원 기자)이라고 보았다.

누리꾼들 사이에는 “한민족의 상처를 보듬는 정성스러운 작업물. 역사는 개인의 얼굴로 기록되고, 그 얼굴을 들여다보는 시간은 절대 헛되지 않기에.”(이**, 왓챠), “임흥순 감독님 작품은 독보적 세계다. 다 헤아릴 수 없는 생의 함의들이 시적이고 더할 수 없이 따뜻하게 담겨있다. 새로이 감각을 열어주는 연출도 멋지지만 시대 속에 외면 당해온 이들의 언어와 그것을 담는 사랑이 큰 감동이다.”(teaseung****, 인스타그램), “분열의 근원을 들여다 보는 현대사를 여성서사로 본 적이 있었던가.”(j_ah****, 인스타그램) 등 호평이 이어지며 영화를 향한 관심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우리를 갈라놓는 것들>은 11월 28일 개봉하여 전국 극장에서 절찬리에 상영중이다.

감독: 임흥순 / 출연: 정정화, 김동일, 고계연, 윤수련, 강나라, 박세현, 김선현 / 제작: 반달 / 배급: ㈜엣나인필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