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이 된 선미(가명)는 키가 크는 것이 소원이었다. 엄마, 아빠 모두 키가 작아 병원에서는 예상되는 키가 최대 160cm를 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초등학생 때부터 선미를 지켜 본 국가공인 브레인트레이너 배희숙 원장(BR뇌교육 창원지점)은 ‘키보다는 마음과 신념이 큰 작은 거인’이 낫지 않겠느냐고 조언했다.

선미는 뇌교육을 하면서 부모님과 본인이 바랐던 것을 다 이루던 아이였다. 처음 까칠하고 예민한 성격을 고민했는데 안정감을 찾고 원만해져 친구관계도 좋아졌다. 그 다음 자신감도 키워 반대표도 나가고, 당당하게 자신의 의견발표도 잘 했다. 그리고 본인이 자기주도적인 학습을 하게 되면서 예상치 못했던 외고 진학도 하게 되었다.

올해 뇌교육 분야에서 16년 차를 맞은 국가공인 브레인트레이너 배희숙 원장은
올해 뇌교육 분야에서 16년 차를 맞은 국가공인 브레인트레이너 배희숙 원장은 "뇌는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힘이 있다."고 했다. [사진=김민석 기자]

그래도 단하나 아쉬웠던 게 키였다. 부모님은 “지금 뭔가 해주지 않으면 후회할 것 같다. 작은 키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을 것 같다.”며 여러 방법을 고민했다. 선미의 선택은 조금 남달랐다.

선미는 어느 날 뇌 안에 비전을 구체화하는 브레인스크린 수업을 하면서, 키가 큰 자신의 모습을 떠올렸는데 정말 행복했다고 한다. 곧바로 ‘키 크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비전보드에 키가 크는데 필요한 뇌체조, 음식과 수면 등 생활습관을 구체적으로 작성하고 꾸준히 실행해나갔다. 그 결과 선미는 166cm까지 컸다.

배희숙 원장(46)은 “브레인스크린이 뇌를 활성화시키는 강력한 무기가 된 셈이죠. 변화하고자 하는 모습을 뇌에 각인시키고, 의심 없이 확신하며 변화가 일어날 수 있는 행동을 해서 그 현상이 실제 일어난 것이죠. 뇌는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힘이 있다는 걸 알 수 있죠. 그것이 B.O.S(Brain Operating System, 뇌활용)법칙입니다.”라고 설명했다.

뇌교육 분야에서 올해 16년 차를 맞는 배희숙 원장. 그는 “부모교육 강의나 학부모 체험수업, 학교나 문화센터 강의를 할 때면 여전히 떨리는 게 있어요. 하지만 브레인스크린에 강연내용 뿐 아니라 참석자와 인사하고 소통하는 모습까지 상세히 떠올리면서 호흡과 함께 마음의 준비를 합니다.”라고 했다.

배희숙 원장은 지금 대학생이 된 큰 딸이 5살 때 뇌교육을 시작하면서 인연을 맺었다. “화풀이 캠프 체험수업에 참가한 아이가 정말 좋아하더군요. 뇌 속에 속상하고 부정적인 정보를 정화한다는 게 낯설지만 신기했고 호감이 갔습니다. 그래서 저도 뇌교육명상을 했죠. 처음으로 ‘꿈이 있으셨어요?’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왈칵 눈물이 나더군요.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지?’라고 생각하게 되고, 평범했던 하루하루가 생명력이 생긴 것처럼 달라지더군요.”

당시 논술교사로 일했던 배희숙 씨는 아이를 잘 키우고 싶던 희망을 뇌교육에서 찾았다. “육아관련 책을 많이 봤지만 책처럼 되지 않잖아요. 저는 제 부모님과 조금 다르게 교육시키고 싶었어요. 어렸을 때 내성적이어서 조용하고 알아서 잘 큰다고 부모님은 제게 큰 관심을 주지 않으셨거든요. 사춘기 때 진로 고민을 나눌 사람이 없어서 일기에 쓰며 혼자 고민했죠. 저는 아이와 공감하고 소통하는 교육을 하고 싶었어요. 지금도 어릴 적 제 모습과 닮은 아이를 보면 부모님께 더 들여다보고 공감하고 의견을 물어봐주라고 합니다.”

2016년 두뇌활용올림피아드인 '국제 브레인HSP올림피아드' 경남대회 사회를 본 배희숙 원장. [사진=본인제공]
2016년 두뇌활용올림피아드인 '국제 브레인HSP올림피아드' 경남대회 사회를 본 배희숙 원장. [사진=본인제공]

거제에서 뇌교육 선생님으로서 활동을 시작한 그는 다양한 뇌교육 프로그램의 라이선스를 취득하고, 초기부터 많은 아이들과 수업을 했다. 늦은 시간 수업이나 다른 선생님이 맡기 어려운 사정이 있을 때마다 “제가 해보면 안 될까요?”라고 선뜻 나섰다.

“뇌교육 원리를 제 것으로 만들고 싶었어요. 아이들에게 이대로 전하면 정말 대단한 일인데 그러려면 경험이 많아야겠더군요. 경험이 적을 때는 뇌교육 원리가 아니라 전에 일했던 방식으로 전하게 되더라고요. 다양한 유형의 아이들을 만나 다양한 수업방식을 통해 해당 뇌교육 프로그램을 통달해서 자신 있게 전할 수 있었죠. 그래서 한 프로그램에 20~30명씩 수업을 하려고 노력했어요. 그러다보니 100~120명 정도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그는 수업 전후 아이들의 변화가 늘 신기했다고 한다. “무기력하고 짜증스럽던 표정이 수업 후 어느새 신나고 환한 얼굴로 목소리도 커져 정말 예뻤어요. 수업 후 표현지에 자신의 느낌을 정말 잘 표현하더군요.”

초창기 수업했던 아이 중에 어엿한 사회인이 되어서 지금도 안부 인사를 오는 아이들이 있다. “학습인지 저하로 인해 말이 어눌했던 아이였죠. 점점 발음도 정확하게 자기표현을 하게 되었어요. 지금 장애협회 소속 스포츠선수로 활약 중입니다. 우리 뇌는 무한가능성을 가지고 있죠. 저는 마을이 아이를 키운다는 말을 좋아합니다. 가끔 전염병도 아닌데 장애아동과 별도로 수업을 요구하는 부모님이 계셔서 마음이 아팠습니다. 아이들은 함께 있을 때 더욱 잘 크는 것을 봅니다. 공존하는 교육이었으면 하는 바람이죠.”

뇌교육 선생님으로 2년 후 그는 원장이 되어 지점을 운영하게 되었다. “처음 입사했을 때 원장님을 보면서 꿈을 키웠어요. 밝고 긍정적이고 솔선수범하면서 제 고민을 함께 해주셔서 감사했어요. 원장님이 뇌교육 전문가 양성과정을 받고 왔는데, 어른도 아이와 같은 순수한 얼굴이 될 수 있다는 걸 그때 알았어요. 그 원장님을 닮고 싶어서 망설임 없이 선택했습니다.”

배희숙 씨는 지난 16년 간 늘 메모하는 습관을 유지했다. 수업하는 아이의 작은 변화, 해주고 싶은 것들을 기록하고, 성장시뮬레이션을 그렸다. 그것이 부모님에게 피드백할 때, 아이와 교감할 때 도움이 되었다.

배희숙 원장은 뇌파코칭 전문가 과정을 밟고 있다. 그는
배희숙 원장은 뇌파코칭 전문가 과정을 밟고 있다. 그는 "아이가 가능성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알아가는 도구로 활용할 것"이라고 했다. [사진=김민석 기자]

소신과 보람으로 왕성하게 활동하던 그는 지난해 7월 암 판정을 받았다. “돌아보니 제가 건강에 자만해서 생활관리가 잘 안되었더군요. 수면관리도 안되고 늦은 시간 폭식하는 습관도 있었죠. 저도 암은 처음이라 당황하고 놀랐지만, 제가 잘 극복할 것을 믿었어요.” 그는 자리를 비운 사이 영향이 없도록 업무를 부탁하고 입원했다.

배희숙 씨는 “수술 후 8차 항암치료와 36회 방사선 치료를 하는 동안 더 선명해지는 것은 제가 돌아가야 할 곳이 있다는 것이었어요.”라고 한다. 그는 “주변 분들은 ‘어떤 걸 먹으면 좋다더라. 누가 재발했다.’는 대화를 나누며, 사소한 것에도 서운해 하고 우울한 상태였죠. 그럴수록 저는 더 열심히 배꼽힐링, 발끝치기 등 뇌체조를 열심히 했어요. 나 자신에게 희망이 되고 싶었습니다. 뇌를 긍정적으로 활용하는 힘이 컸던 덕분이죠.”라며 “의사선생님도 모든 수치검사를 한 후 ‘NK면역세포 수치가 매우 높다. 그동안 인생을 잘 사신 것 같다’며 아픈 중에도 웃음을 잃지 않는 저를 칭찬하셨어요.”

올해 4월 복직한 배희숙 원장은 또 하나 도전으로 뇌파코칭 전문가 과정을 밟고 있다. “뇌파코칭을 할 때 부모님은 흔히 문제점에 더 주목하는데, 저는 아이의 강점을 먼저 이야기하고 훈련법을 통해 필요한 부분을 향상할 대안을 제시하죠. 아이가 부족한 부분이 아닌 가능성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알아가는 도구로 활용하는 것입니다. 생물학적인 뇌가 아닌 교육 대상으로 뇌를 인지시키고, 뇌에는 무한가능성이 있고 뇌를 여는 열쇠가 ‘자신감’이란 걸 전하죠.”

그는 “초등학교 5학년 이상이면 사춘기로 들어서면서 의욕이 없고 자존감이 떨어지기도 합니다. 그런 아이들이 자신을 이해할 수 있도록 ‘다 귀찮지? 그럴 수 있어. 네 뇌가 하는 소리를 들어봐. 네게 이런 가능성이 있고 이런 걸 잘 할 수 있대’라고 개별 컨설팅을 하죠. 과학적이고 객관화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코칭을 하니까 아이들도 신이 나서 ‘엄마, 내 뇌가 괜찮대!’라며 자랑을 한답니다. 학교나 사회의 잣대로 평가받는데 익숙해서 자신감이 없는 아이가 자신의 강점을 찾게 되니 좋아하죠.”라고 했다.

배희숙 원장은 앞으로 이루고 싶은 꿈을 이야기 했다. “현재 제가 있는 창원에 아이들이 뇌교육을 배우고 모일 수 있는 공간을 더 많이 만들고 싶어요. 그리고 언젠가 꼭 이루고 싶은 꿈이 하나 있습니다. 다큐멘터리에서 유대민족은 아이가 태어나면 탈무드로 글을 알기 전부터 자기 민족의 역사스토리를 읽게 한다는 걸 보았어요. 저는 우리나라도 관공서에 출생신고를 하면 모든 아이에게 지급하는 책이 있었으면 합니다. 단군할아버지부터 이어온 우리역사와 홍익정신, 뇌교육을 담아 엄마가 유아 때부터 들려주는 책을 쓰고 싶습니다. 뇌교육의 기반은 홍익정신이죠. 아이들은 자신의 뿌리를 알면 쉽게 흔들리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