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는 지난 9월부터 시행한 ‘2019년 경복궁 향원정 발굴조사’에서 향원정의 독특한 온돌구조와 건물의 침하원인을 밝혀내 그 결과를 발표했다.

경복궁 향원정(보물 제1761호)은 경복궁 후원 영역에 네모난 연못을 파서 가운데 섬을 만들고 조성된 상징적인 2층 정자 건물로, 경복궁 중건시기인 1867년부터 1873년 사이에 지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2층의 익공식(翼工式) 육각형 정자로 일반적인 정자와는 다르게 아궁이가 설치되어 있는 독특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경복궁 향원정 전경. [사진=궁능유적본부 홈페이지.]
경복궁 향원정 전경. [사진=궁능유적본부 홈페이지.]

독특한 형태를 갖추고 있는 향원정은 그간 난방을 위한 온돌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어 왔다. 하지만 풍동실험, 연막실험 등을 시행해도 배연구를 찾을 수 없어 지난 9월,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가 온돌 형태와 연도(煙道) 등을 확인하기 위한 발굴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온돌바닥은 콘크리트로 덮여 있어 주요시설인 구들장은 남아있지 않았다. 그러나 고래둑, 개자리, 연도를 확인할 수 있었다. 방은 건물 기단 안으로 기와를 깨서 넓게 펴고 그 위로 석회가 섞인 점토를 다지는 것을 교차로 반복하여 기초를 조성하였다. 이렇게 조성된 기초 바깥으로 방고래와 개자리를 두르고 있었다.

방바닥 전체에 여러 줄의 고래를 놓아 방 전체를 데우는 일반적인 방식과 비교하면 향원정의 온돌구조는 방 가장자리에만 난방이 되는 매우 독특한 구조이다. 그동안 확인되지 않았던 연도는 외부 기단하부를 통과하여 섬의 동북쪽 호안석축(護岸石築) 방향으로 연장되어 있는 것을 확인했다. 현재 남아있는 양상으로 미루어 보았을 때, 아궁이에서 피워진 연기는 별도의 굴뚝을 통과하지 않고 연도를 통해 자연스럽게 빠져나가는 형태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건물의 침하원인으로는 향원정의 6개 기둥 중 동남방향 초석을 받치고 있던 초반석에 균열이 발생되어 건물 기울어짐까지 이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조사를 통해 미제로 남아있던 향원정의 독특한 온돌구조와 향원정의 안전을 위협했던 원인을 정확히 규명한 것은 큰 성과라 할 수 있다. 궁능유적본부와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는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앞으로 진행될 향원정 보수사업을 성공적으로 완수하여 국민이 더 오래도록 즐길 수 있는 문화재로 돌아올 수 있기를 기대한다.

향원정은 광복 이후 몇 차례 보수를 거쳤지만 계속해서 기울어짐과 뒤틀림 현상이 발생되어 해체보수의 필요성이 제기되어 왔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는 지난해 11월부터 해체보수 공사를 시작하였으며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와 함께 발굴조사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