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자기 힘으로 뭐든지 하려 한다. 자기 힘을 키우기 위해 뭐든지 한다. 자기 힘으로 한다는 것은 자기가 기억하는 지식을 이용하여서 한다는 것이다. 물론 출중한 지식과 능력이 있으면 자신 있게 할 수도 있다. 어떤 사람은 타고난 재능이라고 하면서 그 힘을 쓴다. 또한 선천적인 능력이 없는 사람들은 그 능력을 키우기 위해 노력한다. 열심히 노력하여 능력을 연마한다. 그것이 모자란다고 생각되면 능력자를 쫓아다니면서 교육을 받고 또 교육을 받아 그 능력을 키우기 위해 노력을 많이 한다.

서호찬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교수
서호찬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교수

자기의 힘을 빼고 나를 비우게 되면 어떨까? 성취와 능력 위주의 사회에서는 이런 일은 어려운 일이고 있을 수 없는 일이라 생각한다. 능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노력하여 자기의 힘을 키워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이다. 교육 또한 이런 교육을 위주로 얘기한다. 초등학교부터 단계로 올라가면서 배우는 과목이 사실 준비를 위한 과목이다. 또한, 일정 시험과 통과를 위해 만들어 놓은 과목이다. 이런 과목을 이수해야 인정한다는 어떤 규칙에서 만든 것이다. 이것을 우리는 답습하고 이어가고 그것이 전부라고 생각했다. 비정규적이며 불확실한 일은 교육에서는 필요 없는 것이다. 정규적이고 확실한 것을 암기하고 답습해야지만 진정한 교육이라 생각한다. 이것에서 빗나가는 사람들은 제도권에서 이탈되었다고 생각한다. 능력과 힘은 외부에서 주어진 어떤 틀에서 갈고 닦아야 한다.

요즈음은 창의력이 많이 요구되는 시대이다. 기존의 지식이나 능력으로 계속하게 되면 창의력이 나올 수가 없다. 자기 능력을 위주로 하려는 사람에게 창의력을 기대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자기 스스로 찾고 하는 사람들은 수시로 영감을 받고 하는 것이다. 자기의 힘과 능력은 자기의 틀이 만들어질 수 있다. 능력 밖의 일이라는 것은 이런 사람들에게는 말도 안 되는 일이다.

능력 밖의 일을 하려면 노력하고 훈련하고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창의력과 영감은 그냥 나온다. 자기의 능력이라고 생각하는 틀을 깨어야만 창의력과 영감이 나오는 것이다.

나 자신을 없애고 나 자신을 비워본다. 나라고 생각되는 것을 없애고 비워보는 것이다. ‘메타인지’는 나라고 생각되는 것을 멀리 떨어져 먼발치에서 바라보는 상태이다. 명상의 상태, 알아차림의 상태라고 할 수 있다. 나를 지운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내 몸의 감각을 깨우고 내 마음에서 올라오는 생각들을 알아차리고 바라보는 것이다. 그것이 메타인지이다. 나의 마음을 감정과 분리하여 다른 것으로 계속 보는 것이다. 이런 훈련을 계속하다 보면 점차 내 능력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나를 비운다는 것은 자유이며 행복한 일이다.

나도 그런 자유를 느껴본 적이 있다. 나는 내 몸이 이동되고 내 손이 저절로 움직이는 것을 목격하면서 나 자신의 자유와 행복을 느꼈다. 우주심과 하나 되고 자유와 행복이 연결되었다. 우주심은 자유와 행복이다. 우리는 지구에 태어나서 우리가 곧 지구이며 지구가 곧 “우리”이다. 우리는 지구를 위해 일해야 한다. 내가 우주심과 연결되어 일한다는 것은 지구를 위하여 일을 같이한다는 것이다. 나를 비운다고 함은 불확실성의 세계에 맡긴다는 거다. 나 스스로 불확실성의 세계에 들어가서 지구를 위하여 일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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