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나 20세기 중반에 민간에서 쓰여진 것으로 추정되는 순한글로 된 ‘단군 48대 왕조사’를 기록한 자료가 발굴됐다.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국학연구원은 이 같은 내용을 연구한 “단군 48대 왕조사 자료 발굴과 그 의의”를 비롯한 연구논문 9편을 수록하여 논문집 《선도문화》 제27권을 최근 발간했다.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국학연구원은 “단군 48대 왕조사 자료 발굴과 그 의의”를 비롯한 연구논문 9편을 수록하여 논문집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국학연구원은 “단군 48대 왕조사 자료 발굴과 그 의의”를 비롯한 연구논문 9편을 수록하여 논문집 "선도문화" 제27권을 최근 발간했다. [사진=김경아 기자]

임채우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단군 48대 왕조사 자료 발굴과 그 의의-민중의 손으로 쓰여진 한글본 민간사서로서의 의의”라는 논문에서 《단군 기자 신나 고구려 제 고려 리조》”라는 제목의 한글 필사본을 소개하고 그 가운데 단군 48대 왕조사 발굴과 그 의의를 검토하였다.

임 교수에 따르면 이 책은 전반부는 천지창조 신화에서부터 시작해서 단군 48대 왕조사와 기자조선의 왕조를 기술하고, 후반부는 삼국 구려 조선시대의 역사를 왕조 중심으로 기술하였는데, 마지막에는 이완용에 의해 한일병합이 되는 사건까지 기록되어 있다.

임 교수는 “필체나 종이의 재질로 볼 때 일제강점기 혹은 20세기 중반에 민간에서 쓰여진 것으로 추정된다”며 “책의 표지는 《단군기자신나고구려제고려리조》라고 적혀 있는데 단군·기자·신라·고구려·백제·고려·이조의 7왕조의 역사를 중심으로 한 역사서라는 뜻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책의 가치에 관해 임 교수는 “첫째는 독특한 천지창조의 신화를 수록하고 있다. 그래서 천지가 창조되면서 맨 처음에 인황씨가 나오고, 그 다음에 지황씨 천황씨가 나오고, 그 다음에 중국의 삼황오제가 등장한 다음에 태박산 박달나무 아래에 단군이 나와서 왕이 되는 것으로 기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 교수는 “둘째는 단군 48대 왕조사를 기술하고 있는데, 기존의 《규원사화》나 《환단고기》의 왕호(王號)와 다르며, 치세의 내용 및 재위 연도가 다르다. 특히 《규원사화》의 47대 단군역사와 조대수만 비슷할 뿐, 전혀 다른 내용이 우리말로 수록되어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발굴한 이 책에 관해 임 교수는 “ 《규원사화》나 《환단고기》보다는 내용과 체계가 소략하지만, 단군을 포함하면 총 49대의 왕이 등장하는 점에서는 최장의 단군왕조사라고 할 수 있으며, 또한 순한글로 쓰여졌다는 점에서는 민중의 손으로 쓰여진 단군 상고사라고 평가할 수 있다”고 의미를 설명했다.

임 교수는 또 “47대 왕조사가 일제강점기에 처음으로 조작되었다는 일부 학자들의 위서론(僞書論) 주장과는 달리, 이미 47대 혹은 48대 단군왕조사에 대한 인식이 일제강점기에 상당히 유포되어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로서 채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1920~30년대에 일부에서 47대 단군왕조가 조금씩 언급되기 시작하고 있는 것을 확인한 바 있었으나 단군을 가장 높이던 대종교에서 펴낸 단군역사서에서조차 47대 왕조사가 언급되지 않고 있었을 당시에, 48대 단군 왕조를 우리의 한글로 언급한 것은 매우 주목할 만한 일이다”고 강조했다.

임 교수는 이번 논문에서 《단군기자신나고구려제고려리조》의 내용 중 ‘단군 48대 왕조사’를 중심으로 해독한 내용을 현대맞춤법에 맞춰 기술하고 원본의 자료사진을 첨부했다.

《선도문화》 제27권에는 또 “통화 만발발자 제천유적을 통해 본 백두산 서편 맥족의 제천문화(Ⅱ)”(저자 정경희), “사제로서의 단군과 무당의 역할 연구”(김영숙), “한국의 삼원론적 사유에 관한 일고”(박태봉), “일제강점기 강화의 마니산 참성단과 삼랑성에 대한 대종교계열 학자들의 연구”(조남호), “한국선도의 현대적 적용”(이승호), “8세기경 평양성의 위치”(고광진), “요서 지역 거란 전탑에 관하여”(백만달), “국권회복(1945)이전 ‘3.1혁명’에 대한 평가·인식 및 그 의미”(신운용)라는 논문을 담았다.

또 특별강연으로 선도문화진흥원 이사장 만월 도전의 “제3회 선교·제39회 국학연구원 학술대회 특별강연 한국선도 신인합일 전통의 현대적 계승”을 게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