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올 미래사회에서 인재의 핵심역량으로, 개인의 천재성보다 서로 창의적인 생각과 재능을 연결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협업능력을 꼽는다. 현재의 경쟁교육 속에서 서로 배려하고 소통하며 기꺼이 협력할 수 있는 힘을 키울 수 있을까?

지난 19일 훤칠한 키에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이유진(대구 복현초6) 학생을 만났을 때, 자신을 매우 솔직하게 표현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유진(대구 복현초6) 학생은 뇌교육 일지영재 과정에 도전하면서 자존감을 높이고 서로 나누고 협력하는 힘도 기를 수 있었다. [사진=김민석 기자]
이유진(대구 복현초6) 학생은 뇌교육 일지영재 과정에 도전하면서 자존감을 높이고 서로 나누고 협력하는 힘도 기를 수 있었다. [사진=김민석 기자]

“어릴 때는 친구들보다 잘하는 게 많았는데, 자라면서 한 가지를 특별히 잘하거나 여러 가지를 잘하는 친구도 생기면서 질투심이 많고, 과거만 보고 현재와 미래를 보지 않는 아이였어요. 항상 손해 본 걸 생각하고 감사함을 잘 몰랐죠. 뇌교육을 하고나서 제가 가진 것을 나누고 알려주고 또 받기도 하면서 친구들이 제게 고민상담을 할 정도로 편해진 게 제일 마음에 들어요.”

유진이는 유치원 때부터 다재다능해서 선생님의 칭찬을 많이 받는 아이였다. 또래보다 손재주가 남달라 종이접기나 그림, 글씨는 물론 문장력도 좋고 공부도 잘했다. 그래서 늘 친구들을 가르쳐주는 입장이었다.

초등학교 5학년 초 전학을 했을 때, BTS(방탄소년단)을 좋아하던 유진이는 친구들이 요청하는 대로 BTS 캐리커처를 그려주거나 캘리그라피, POP글씨 등을 만들어주어 어렵지 않게 적응했고 인기를 모았다. 그러나 친구가 수행평가 때도 스스로 하지 않고 그림을 계속 요구하자 거절했다. 그 후 뒤에서 무리지어 수군거리며 투명인간 취급을 받아 힘든 시기를 겪었다.

초등학교 고학년이면 가족보다 친구와의 관계가 더욱 중요해지고, 사춘기를 겪는다고 한다. 유진이는 “이대로 내일이 안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할 때도 있었어요. 그때 제가 뇌교육 일지영재에 도전했기 때문에 좌절하지 않고 두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제 자신을 믿고 단단하게 지켜내는 힘도 기르고요.”라고 했다.

유진이가 뇌교육을 시작한 것은 4학년 때였다. 어머니 이지혜(42) 씨는 “평소 정서교육에 관심이 많아 포털사이트에서 조회하니까 ‘뇌교육’이 나오더군요. 곧바로 BR뇌교육 수성지점을 찾아 유진이와 동생을 데리고 가서 뇌파검사를 받았는데, 아이들의 두뇌특성과 상태를 잘 알 수 있었어요. 두 아이가 수업을 좋아해서 함께 하게 했죠.”라고 했다.

뇌교육을 하면서 유진이는 다양한 탐방과 캠프에 참여했다. “캠프마다 제게 큰 의미가 있었어요. 4학년 때 카이스트 대학탐방을 가서는 멘토 대학생과 어떤 걸 배우는지 들으면서 제 미래를 생각해보는 첫걸음이 되었어요. 천지화랑 캠프, 제주도HSP캠프, 뉴질랜드 캠프를 갔을 때는 부모님과 떨어져 혼자 할 수 있는 힘과 책임감을 키웠죠. 최근에 다녀온 글로벌 캠프에서는 제 현재와 미래를 고민할 수 있었어요.

제 또래뿐 아니라 언니, 오빠들과 어울려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생각의 폭도 넓어졌어요. 제가 아직 겪어보지 못한 인생의 선배들 생각을 듣고 이해하며, 미래를 먼저 생각해볼 수 있었어요. 천지화랑캠프 때는 일지영재 선배들을 보고 당당하고 멋져서 정말 어른스럽다고 생각했어요.”

그중 자신에게 가장 큰 변화를 가져온 것으로 지난해 일지영재과정에 도전한 것을 꼽았다. 면접을 비롯해 여러 과제를 잘 해냈지만, 물구나무서서 36걸음을 걷는 HSP12단을 통과하기가 어려웠다. HSP12단은 체력은 물론 심력과 뇌력이 필요하고, 자신이 마음먹은 대로 몸을 쓸 줄 아는 신체자신감을 키우는 과정이었다.

청소년 뇌교육 일지영재 과정의 하나인 HSP12단을 선보이는 이유진 학생.  [사진=김민석 기자]
청소년 뇌교육 일지영재 과정의 하나인 HSP12단을 선보이는 이유진 학생. [사진=김민석 기자]

유진이는 운동을 잘하는 편이었다. 달리기 계주선수였고, 농구, 티볼 등 처음 배우는 운동도 또래보다 뛰어났다. 그러나 유연성과 근력, 균형감 등을 차례로 길러가는 것은 또 달랐다. “팔 힘은 센데 물구나무를 서면 금방 무너졌어요. 기초체력을 기르는 팔굽혀펴기, 윗몸일으키기 등 단전강화운동을 꾸준히 해야 하는데 부족했어요. 마음만 급해서 되는 게 아니었어요.”

지난해 8월에서야 머리대고 벽에서 물구나무를 서는 HSP4단을 통과했고, 물구나무를 서서 4걸음까지 걸었으나 지지부진했다. “다른 사람의 자세를 관찰해보면서 분석하면 잘 되는 듯해도 금방 원상복귀 되었어요. 정말 제 힘으로 하나 하나 해내야 했어요.”

함께 도전하는 친구들, 오빠, 동생들을 보면서 부담도 되고 두려움, 원망 등 부정적인 생각에 스트레스도 받았다. “열흘 정도 휴대폰만 보고 놀면서 열심히 하지 않을 때도 있었어요. 하지만 지금까지 노력해온 걸 헛되게 하고 싶지 않았죠. 나를 믿어주고 응원해주는 부모님과 트레이너님, 선배들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았고, 무엇보다 나를 실망시키고 싶지 않았어요.”

일지영재 선배들도 조언을 해주고 도와주었다. 하루는 밥 먹는 것도 잊고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연습을 했다. 꾸준하게 반복하는 동안 점차 걸음수가 늘었고, 10월 중순 10걸음이었던 것이 35걸음까지 되었다. 거기서 멈추자 실망도 했지만, 드디어 10월 30일 36걸음을 걸어 HSP12단을 통과했다. 유진 양은 '저녁 8시 55분'이라고 시간까지 기억하며 그때의 감동을 전했다.

“처음 뇌교육 일지영재에 도전할 때는 대단한 제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도 있었어요. 하지만 도전하는 과정에서 제가 잘하는 것과 다른 사람이 잘하는 걸 서로 나누고 협동할 수 있었어요. 선배와 친구들, 선생님들의 도움을 받으면서 ‘내가 남보다 잘해야 한다.’는 마음이 사라지고, 서로 나누며 살아야 한다는 걸 배웠습니다.”

어머니 이지혜 씨는 “뇌교육은 아이가 이 나이에 꼭 해야 할 생각을 잘하게 해주었어요. 공부는 왜 해야 하고 나는 무엇을 해야 할지, 자기 자신을 돌아보고 잘 알 수 있게 메타인지를 키워주더군요. 유진이가 나만 아는 아이가 아니라 옆을 돌아볼 줄 아는 아이가 되었어요. 자기 주변과 나라, 지구까지 생각하는 마음, 홍익을 생각하더군요. 뇌교육을 통해 받은 홍익하는 마음과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기를 주저하지 않는 아이가 된 것이 기쁩니다.”라고 했다.

그는 유진이가 일지영재가 되고 올해 더욱 변화하고 있다고 했다. “6학년이 되면서 공부해야겠다고 결심하고, 공부방법과 교재도 스스로 찾아보고 선택했어요. 매일 스스로 계획을 짜고 계획대로 된 것과 안 된 것을 점검해서 다음 날 할 것과 오늘의 명언을 적으며 자기관리를 하고 있죠. 6개월 전부터 뒤늦게 영어학원을 다니기 시작했는데 숙제가 많아도 정말 좋아하더군요. 내년 중학교 진학계획도 세웠어요. 모둠수업과 프로젝트수업을 주로 하는 기숙학교를 목표로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죠. 누가 시켜서 하는 것보다 스스로 알아서 하는 걸 좋아해요.”

이유진 양과 어머니 이지혜 씨(왼쪽). 이지혜 씨는
이유진 양과 어머니 이지혜 씨(왼쪽). 이지혜 씨는 "서로 다른 재능을 가진 사람들이 협력해서 나무가 되고 숲이 되어, 너와 나 모두에게 이로움을 주는 교육을 했으면 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사진=김민석 기자]

이지혜 씨는 부모입장에서 교육에 관해 “우리나라 교육에서 성과만 남고 점점 ‘사람’이 빠지고 있는 느낌입니다. 경쟁을 위해 서로 밟고 밟히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재능을 가진 사람들이 협력해서 나무가 되고 숲이 되어, 너와 나 모두에게 이로움을 주는 교육을 했으면 합니다. 학교에서도 아침을 뇌체조로 시작하고, 뇌교육을 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했다.

끝으로 이지혜 씨는 “유진이가 작가, 선생님, 화가 등 해보고 싶은 게 많았죠. 지금은 환자의 고통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해결해 주는 의사의 꿈을 품고 있죠. 저는 유진이가 선택한 것을 이루어낼 것이라는 것을 믿어요. 제 바람은 재능을 뽐내는 아이가 아니라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어떤 자리에서든 좋은 영향을 끼치는 사람이 되었으면 합니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