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2003년 이후 OECD국가 중 자살률 1위를 기록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자살사망자의 92.3%는 식사‧수면 문제, 사망 전 주변을 정리 등 경고신호를 보였으나, 이중 77%가 경고신호라고 인지하지 못했다. 경고신호는 사망 3개월 이내 근접시점에 관찰된 비율이 높았다.

보건복지부(장관 박능후)는 23일 ‘자살예방 및 생명존중문화 조성을 위한 법률(이하 자살예방법)’에 따른 ‘2018 자살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또한, 중앙심리부검센터와 함께 2018 심리부검 면담 결과 보고서, 5개년(2013∼2017) 서울특별시 자살사망 분석 결과 보고서도 함께 공개했다.

자살실태조사는 5년마다 실시되며, 2018년 조사는 2013년에 이은 두 번째 조사로 자살에 대한 국민태도조사, 의료기관 방문 자살 시도자 실태조사로 진행됐다.

보건복지부는 23일 '2018 자살실태조사'와 함께 심리부검결과, 서울시 자살사망분석보고서를 발표했다. [사진=Pixabay 무료이미지]
보건복지부는 23일 '2018 자살실태조사'와 함께 심리부검결과, 서울시 자살사망분석보고서를 발표했다. [사진=Pixabay 무료이미지]

‘2018 자살실태조사’의 주요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그동안 생명지킴이 교육 및 공익광고 등을 일반 국민의 자살관련 지식은 증가했으나, ‘자살을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이 있다’는 등 허용적 태도가 높아졌고, 예방 가능하다는 인식은 2013년 3.61에서 2018년 3.46으로 낮아졌다.

자살시도자를 보호하기 위해 개인 동의 없이도 자살예방기관 개입이 허용되어야 한다는 의견에 79.1%가 동의했고, 54.9%는 1회만 자살시도를 한 경우에도 바로 개입 필요하다고 답했다. 의료기관 방문 자살 시도자 실태조사를 보면 응급실 내원 자살 시도자 중 36.5%가 자살 재시도자이고, 자살시도 시 52.6%가 음주상태였다.

또한, 자살 시도자 중 47.7%는 자살을 시도할 때 죽고 싶었다고 했으나, 13.3%는 죽고 싶지 않았다, 39.0%는 죽거나 살거나 상관없었다고 답했다.

‘2018 심리부검 면담 결과 보고서’에 의한 중요내용은 다음과 같다. 자살사망자 1인당 평균 3.9개의 생애 스트레스 사건이 순차적 혹은 복합적인 영향을 미쳤다. 자살 사망자의 84.5%가 정신건강 관련 문제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직업관련 스트레스 68.0%, 경제적 문제와 가족관련 문제는 각각 54.4%가 겪었을 것으로 확인되었다.

자살자 유족의 19.0%는 심각한 우울상태로 나타났으며, 유족의 71.9%가 고인 자살에 대한 부정적 편견, 자책감 등으로 주변에 알리지 못한 대상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5개년(2013∼2017) 서울특별시 자살사망 분석 결과 보고서’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5년간 발견지 기준 노원구(617명), 강서구(571명), 강남구(566명) 순이며, 자살률은 영등포구(27.6명), 금천구(27.2명), 용산구(25.6명) 순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발견 자살사망자 중 1,044명(10.5%)가 한강변에서 익사상태로 발견되었고, 이 중 서울시 외부거주자가 358명(34.2%)으로 밝혀졌고, 교량별로는 마포대교, 한강대교, 광진교 순으로 많았다.

서울시 자살사망자를 질환별로 분석한 결과 신체질환의 경우에는 호흡기 결핵(477.5명), 심장질환(188.3명), 간질환(180.0명), 암(171.5명) 순으로 자살률이 높았다. 정신질환의 경우는 우울질환(2,932명), 수면장애(2,471명), 불안장애(1,935명) 순으로 많았다. 또한, 자살률은 정신활성화 물질사용 장애(1,326.4명), 성격장애(879.8명), 알코올 사용장애(677.8명) 순으로 높았다.

자살의 허용적 태도와 관련된 태도의 점수변화. [사진=보건복지부]
자살의 허용적 태도와 관련된 태도의 점수변화. [사진=보건복지부]

보건복지부 장영진 자살예방정책과장은 “자살실태조사 결과 리사회에서 자살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은 높아졌으나, 자살에 대한 허용적 태도와 예방에 대한 인식은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며 “향후 자살은 예방 가능하며, 주변에 도움을 청하라 등 인식개선을 위한 핵심메시지를 공익광고와 사회관계망(SNS) 등 다양한 방법을 활용하여 지속 홍보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장 과장은 “자살시도자 등 고위험군에 대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관련 제도의 개선을 추진하겠다.”며 “심리부검 결과를 통해 밝혀진 자살사망 경로는 향후 추가 분석을 실시하여 지방자치단체별 자살예방 계획 수립을 위한 기초자료로 제공할 수 있도록 하겠다. 향후 직업별, 지역별, 상황별로 다양하게 심리부검을 해서 맞춤형 자살예방 정책의 수립 및 유족에 대한 도움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우리나라는 주변 사람의 영향을 많이 받는 특성이 있어서, 자살이 발생하는 곳에서 또 자살이 발생한다”며 “보고서를 통해 자살 다발 발생지역을 확인하고, 근거 중심의 지역 맞춤형 자살예방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관련 보고서는 보건복지부 누리집(http://www.mohw.go.kr)과 중앙심리부검센터 누리집(http://www.psyauto.or.kr)에서 확인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