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박수만 치고 있게 할 순 없습니다. 답은 선택이죠. 살면서 매순간 선택을 해야 하는데 아이가 선택을 통해 옳은 답을 찾았다면 크게 성장합니다. 만약 그른 답을 찾았더라도 그 또한 성장합니다. 뭔가를 할까 말까 고민하고 망설이면서 아무 선택을 하지 않으면 아이에게 변화는 없습니다.”

올해 16년 차를 맞는 청소년 뇌교육전문가이자 국가공인브레인트레이너 홍수현 원장(BR뇌교육 대구 성서지점)의 말이다.

국가공인브레인트레이너 홍수현 원장(BR뇌교육 대구 성서지점)은
국가공인브레인트레이너 홍수현 원장(BR뇌교육 대구 성서지점)은 "아이들에게 자신감 회복이 관건"이라고 했다. [사진=김민석 기자]

“혹시 다음 주에는 친구들 곁에 앉을 수 있을까?” 뇌교육 수업시간, 낯을 가리며 벽에 붙어서 자리에 앉지 못하는 초등학생 민수(가명)에게 홍수현 원장이 의견을 묻고 스스로 선택하길 기다렸다.

작은 목소리로 겨우 “예!”라고 답하던 민수는 부끄러움이 많았다. 제 나이에 경험해야 할 문제들을 부모님이 모두 집중관리 해주다 보니, 스스로 결정을 하지 못했다. 친구와 놀고 싶은 것도 어머니의 허락을 받을 만큼 소심했고, ‘잘 해야 한다’는 완벽주의 때문에 글 하나를 써도 지우고 다시 쓰는 걸 반복했다.

홍 원장은 민수의 성장속도를 살피며 한 단계씩 변화를 시도했다. 남에게 인사하는 것부터 시작해 차차 더 큰 도전을 하도록 했다. “상가에서 ‘자신감 수업’임을 알리고 자기선언을 하고 노래를 할 수 있게 했어요. 주민들이 아이들에게 박수를 쳐주고 ‘목소리가 조금 더 크면 좋겠다.’고 조언도 하며 간식도 주었죠. 나중에는 지하철 내에서도 자신감 프로젝트를 했습니다.”

자신감이 생긴 민수는 친구관계가 원만해지고, 성적도 오르며 반장선거에도 당선되었다. 민수 어머니는 담임선생님이 “민수는 잘 웃고 배려심이 많아, 친구들이 고민이 있으면 제일 먼저 찾는 소통의 달인”이라고 칭찬해서 놀랐다고 한다. 사립고를 진학하려면 체력이 약하지 않을까 걱정하던 것도 기우였다. 건강하고 당당하게 성장한 민수는 요즘도 스승의 날이면 홍수현 원장을 찾는다.

홍 원장은 “자신감 회복이 관건이죠. 부모님은 아이들의 집중력과 자기주도적 창의성을 원하는데, 그러려면 뿌리에 긍정적 정서와 자신감이 있어야 합니다. 긍정적 정서가 있어야 자존감과 진짜 자신감이 나오죠. 자신감이 있는 아이는 집중해서 뭔가를 할 수 있습니다. 또 꿈이란 게 생겨서 이것저것 도전을 하고, 밥도 안 먹고 몰입할 수 있어요. 그런 아이들이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메타인지가 발달하고, 진정한 창의성과 자기주도성이 생기죠.

긍정적 정서와 자신감이라는 뿌리를 내리지 않으면 커가면서 기반이 쉽게 무너집니다. 뿌리가 있는 아이와 없는 아이는 차이가 크죠. 그게 필요하다는 걸 지식적으로 아는 것만으로는 소용이 없어요. 아이에게 생각할 수 있는 시간과 경험을 체득할 기회가 꼭 필요합니다.”라고 했다.

홍수현 원장은
홍수현 원장은 "제가 가진 건 지식정보가 아니라 아이들이 뇌교육을 통해 성장하고 변화하는 과정을 지켜보고 이끌어 낸 체험정보이기 때문에 부모님들께 전달력이 큰 것 같습니다."라고 했다. [사진=김민석 기자]

홍수현 원장이 전하는 뇌교육 원리는 자신의 직접적인 경험이기도 하다. 간호사로 일하던 그는 결혼하면서 일을 그만두고 가정생활에 충실했다. 좋은 며느리, 좋은 아내, 좋은 엄마가 되고자 애쓰는 가운데 한동안 많이 아팠다.  

큰아들이 7살, 작은 아들이 4살이던 때 그는 서점에서 ‘아이 안에 숨어있는 두뇌의 힘을 키워라’라는 책을 우연히 손에 들었다. “서서 읽다가 ‘부모가 아이의 위대한 스승이 되라’는 문구가 크게 확대되어 보였어요. 가슴에 와 닿았고 이유모를 눈물이 주르륵 흘렀어요. 그때 뇌교육을 처음 알게 되어 아동청소년 두뇌코칭 전문기관인 BR뇌교육(비알뇌교육) 지점에 연락했죠. 당시에는 지점이 멀어 방문교육을 요청했죠.”

뇌교육선생님은 그에게 교사양성과정에 참여할 것을 권했다. 홍수현 씨는 “지금 내가 선택하지 않으면 그냥 제자리에 주저앉고 말겠구나하는 걸 알았어요. 그래서 제가 찾아가 지원했어요. 남편과 시어머니도 말리면 제가 더 아플지 모른다며 승낙해주었죠.”

7박 8일간 교사양성과정에 참가한 그는 뇌교육 5단계과정을 거치며 한결 가벼워진 자신을 발견했다. 그는 뇌교육선생님으로 활동하면서 곧바로 뇌교육명상 전문가과정인 마스터힐러 교육을 받았다. 그는 자신 안의 감정을 비워내니 보이는 게 있었다.

“비우고 제 자신을 바라보니 그동안 제가 받은 스트레스를 고스란히 큰 아들에게 쏟아 부었던 것을 자책하며 가슴이 막혔더군요. 그래서 큰 아들의 두 손을 꼭 잡고 진심으로 사과했어요.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제가 하고도 잊어버린 말들을 기억하고 있더군요.

뇌교육을 통해 제 자신을 용서하고, 상처받지 않게 보호하고 사랑하게 되었죠. 제가 자신감을 찾으니 아이들과의 관계도 좋아지고, 어렵기만 하던 시어머니와도 더 이상 힘들지 않게 되더군요. 제게 힘이 생긴 거죠.(하하)”

처음에는 지인들이 소개했고, 그가 지도한 아이들의 변화에 대한 입소문이 나면서 차츰 관리회원이 108명까지 늘었다.

“초창기 저는 정서와 자신감, 집중력을 키우는 뇌교육 기본수업을 몇 년간 집중해서 지도했어요. 발달단계와 코칭분야에 따라 뇌교육의 다양한 자격을 갖추고 여러 수업을 진행할 수 있지만, 기둥을 튼튼하게 세우기 위해 기본에 충실하고자 마음먹었죠. 각 아이들의 사례에 따라 뇌교육 원리를 적용하기 위해 머릿속에 상황을 계속 그려보고, 뇌교육 메시지를 아이의 입장에 맞게 어떻게 전할지 고민했죠. 그것이 제가 뇌교육 트레이너로 성장하는 데 큰 힘이 되었죠.”

(시계방향으로) 외부에서 학부모대상 강연을 하는 모습, 미국 뉴욕에서 열린 국제브레인HSP올림피아드 사회를 보는 모습, 아이비리그 캠프에 참석한 아이들과 함께 한 모습, 청소년 진로캠프 트레이너 활동. [사진=본인 제공]
(시계방향으로) 외부에서 학부모대상 강연을 하는 모습, 미국 뉴욕에서 열린 국제브레인HSP올림피아드 사회를 보는 모습, 아이비리그 캠프에 참석한 아이들과 함께 한 모습, 청소년 진로캠프 트레이너 활동. [사진=본인 제공]

그는 청소년 뇌교육 전문분야 중 청소년 진로 코칭과 아이비리그 트레이너로 많은 활약을 한다. 청소년 진로코칭에는 무엇이 중요할까? 홍 원장은 “나를 알아가는 게 가장 큰 무기라고 봅니다. 자신의 흥미, 적성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은 물론 긍정적 정체성과 올바른 진로 가치관을 갖는 게 필요하죠. 자기 이해를 하는 활동을 돕고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힘을 키워주는 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홍수현 원장은 미국 동부지역 명문대학인 예일, MIT, 하버드, 프린스턴, 콜럼비아 등을 탐방하며, 오페라, 박물관 관람 등 문화경험을 쌓고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뇌교육 아이비그리그 캠프를 진행한다.

“각 명문대학 학생들에게 세계 최고의 공부방법을 직접 배우며 자신의 미래를 설계한다는 장점도 있지만, 무엇보다 프로젝트를 하면서 아이들이 성장합니다. 대학 간담회 전날 3~4명씩 팀을 나눠 질문할 것을 스스로 준비합니다. 간담회 뿐 아니라 대학 내에서 무작위로 학생들을 만나 길거리 인터뷰를 할 계획을 세우며 기자, 발표자등 역할을 나누고, 발표형식도 스스로 정하죠. 자신감이 없는 아이는 그 대학의 상징적인 동상을 표현하기도 합니다. 박물관 탐방 전에는 한 가지를 집중해서 볼 것인지, 몇몇 곳을 갈지 결정하죠. 중요유물에 관해 미리 정보를 찾고요. 처음에 아이들끼리 다투기도 하면서 서로 의견을 조율하고 역할에 대한 책임을 지고 돕는 법을 체득하죠.”

그는 아이비리그캠프 과정에서 아이들은 또한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을 찾는다고 했다. “아이들은 메트로폴리탄박물관 내에 중국관, 일본관에 비해 협소한 한국관을 보고 ‘내가 어른이 되면 어떤 것을 갖다놓고 싶은지’ 의견을 나눕니다. JFK공항, 링컨기념관 등을 둘러보며 우리나라에는 어떤 자랑스러운 위인이 있었는지 돌아보고, 미국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글 알리기 프로젝트’를 하면서 우리말의 소중함을 일깨우기도 합니다. 서부 그랜드캐년 대자연 속에서 명상을 하며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을 키웁니다.

진정한 리더는 영어, 수학을 잘하는 아이가 아닙니다. 자신의 정체성과 역할을 아는 게 중요하죠. 11박12일 짧은 기간 동안 아이들의 눈빛이 변하고 자존감과 리더십을 키우는 모습에 트레이너 역할이 쉽지 않아도 매번 가게 됩니다.”

현재 홍수현 원장은 학부모 상담분야에서 달인이라는 평을 받는다. 그는 “제가 말을 잘하는 편이 아니에요. 초창기에는 학부모들 앞에서 잠깐 소감을 말하는데도 청심환을 먹을 정도였으니까요. 아이와 부모님께 뇌교육의 기회를 주고 싶은 간절한 마음으로 상담합니다. 뇌교육에 관한 체험과 확신이 있기 때문에 제가 부족해서 기회를 잃게 하고 싶지 않아서 계속 보완하고 신념을 전하려고 노력합니다.”라며 “제가 가진 건 지식정보가 아니고 아이들이 성장하고 변화하는 과정을 지켜보고, 이끌어 낸 체험정보이기 때문에 부모님들께 전달력이 큰 것 같습니다.”라고 했다.

홍수현 원장은 청소년 두뇌코칭 전문분야 중 청소년 진로코칭과 아이비리그 트레이너로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사진=김민석 기자]
홍수현 원장은 청소년 두뇌코칭 전문분야 중 청소년 진로코칭과 아이비리그 트레이너로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사진=김민석 기자]

그는 부모와 한 약속을 반드시 지키고자 끊임없이 뇌교육 원리에 따른 방법을 찾았다. “규정이 없을 때부터 저는 아이마다 일지를 썼어요. 아이의 자신감을 키워주겠다고 부모님께 약속을 했으면 꼭 지키려고 그 아이에게 맞는 프로젝트에 돌입했죠. 반장을 하는 게 그 아이에게 도움이 되겠다고 여겨지면 본인이 말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찍어서 눈빛, 목소리, 내용 등을 스스로 점검하게 했어요. 떨릴 때 의자에 올라서서 발표한다던지, 반 아이들에게 호응을 이끌어내는 법을 찾아주고 직접 실천한 소감을 들었죠.”

지하철 안에서 발표하는 자신감 프로젝트도 뇌교육선생님 2년차 때 고안한 방법으로, 지금까지 꾸준히 해오고 있다. “처음에 떨던 아이들이 끝내고 ‘내가 해냈다’는 성취감에 뿌듯해하는 모습이 정말 예쁩니다. 미션을 마친 아이들이 ‘공부도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요.’라고 하는데 실제로 그렇습니다.”

홍수현 원장은 학부모 상담을 할 때 스마트브레인을 통한 뇌파측정, 홀랜드 적성검사 등 뇌를 기반으로 한 브레인트레이닝을 한다. “부모가 뇌교육 체험을 해야 아이가 더욱 성장속도가 빨라지죠. 왜 뇌파를 안정화해야 하는지, 왜 뇌체조를 하는지 원리와 효과를 충분히 이해하면서 나를 먼저 알아야 아이와 진짜 소통이 됩니다. BR뇌교육에서는 ‘369 미팅’이라고 해서 부모님과 3개월, 6개월, 9개월 때 직접 만나 아이의 성장에 관한 컨설팅을 하는데, 저는 이런 기본에 충실하려고 합니다.

그 외에도 주 5회 문자나 DM으로 좋은 뇌교육 메시지를 전합니다. 그러면 ‘어떻게 제 마음을 읽고 보내준 것 같아요. 도움이 됩니다.’라는 답장을 받기도 하죠. 서먹하지 않게 친근함을 평소에 쌓는 것입니다. 요즘은 제가 지점 선생님들과의 단체 카톡방에 올리면 선생님들이 학부모님께 보냅니다.” 그가 브레인트레이너로서 뇌교육 원리에 따라 학부모의 부부컨설팅을 하며 서로 이해하게 되어 이혼위기를 극복한 사례도 있다.

시민들에게 건강하고 행복한 에너지를 전하는 '해피 바이러스 거리 프로젝트'를 하는 BR뇌교육 성서지점 아이들. [사진=홍수현 제공]
시민들에게 건강하고 행복한 에너지를 전하는 '해피 바이러스 거리 프로젝트'를 하는 BR뇌교육 성서지점 아이들. [사진=홍수현 제공]

홍수현 원장은 뇌교육을 통해 교육이 바뀌고 그러한 변화가 사회를 바꿀 수 있다는 희망을 품고 있다. “최근 아이들과 ‘해피바이러스 거리 프로젝트’를 합니다. 거리를 지나는 시민들을 보면 스마트 폰만 들여다보고 표정이 무겁죠. 아이들이 작은 피켓을 들고 ‘오늘 하루 행복하세요.’라며 하이파이브를 제안하면, 시민들 누구나 미소로 호응합니다. 아이의 변화가 가정을 변화시키고, 사회로 긍정적인 에너지를 확산하는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