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선조들은 중앙아시아의 ‘한 탱그리 마운틴인 천산(天山)’에서 발원하여 긴 세월 동안 ‘환국(桓國)’을 통치하였다. 부족의 인구가 늘어남에 따라 홍익의 터전을 찾아 바이칼을 거쳐 여러 갈래로 동진한다. 몽골 땅과의 한바탕 인연도 있었을 것이다. 대 흥안령, 소 흥안령의 아리랑 고개들을 넘고 넘어 백두산 근처에 이르러 ‘신시 배달국’을 세우고 환웅천왕들께서는 문자를 사용하여 역사를 기록하기 시작한다.

몽골에서. 장영주 작.
몽골에서. 장영주 작.

 

1565년간의 ‘배달국 시대’가 이어지면서 ‘환웅 천황’ 가문은 지역의 원주민인 곰 종족과는 융합하고 범 종족은 무력으로 정복하기도 했다. <단군사화>의 ‘곰과 호랑이’는 동물이 아닌 ‘곰 토템 부족’과 ‘호랑이 토템 부족’을 말한다. 동굴에서 마늘과 쑥을 먹었다는 것은 “내가 누구인가”를 깨닫기 위하여 지감(止感), 조식(調息), 금촉(禁觸)을 했다는 수행기록이다. 기원전 2333년, 국조 왕검 단군의 나라가 열리고 47대에 이르러 나라의 문을 닫는다. 그 땅위로 동호, 선비, 부여, 낙랑 등 많은 부족과 나라가 흘러간다.

기원전 37년에 개국한 고구려도 강성함을 뒤로 한 채 서기 668년에 패망한다. 이때 ‘서 요하’ 지역의 수비대장인 ‘대중상’은 아들 ‘대조영’과 8천 여 명을 이끌고 동모산 쪽으로 급히 동진하여 ‘후 고구려’를 세운다.

서기 699년, 대조영은 발해(대진국)를 세우고 황제가 된다. 건국하자마자 동생 ‘대야발’에게 고구려 전쟁 때 불타 없어진 민족의 역사복원을 명한다. 서기 737년, 3대 문왕 ‘대흠무’는 나라의 기틀이 다지고 문치와 무위를 떨쳐 후손들에게 물려준다.

"태자 흠무가 즉위하여 [...] 국사 25권을 편찬케 하니 문치는 예악을 일으키고 무위는 여러 주변 족속을 복종시켰다. 이에 동방의 현묘지도가 백성들에게 흠뻑 젖어 들고 홍익인간의 교화는 만방에 미쳤다.” (太子欽茂 [...]修國史一百二十五券 文治 興禮樂 武威 服諸夷 太白玄妙之道 洽於百姓 弘益人間之化 賴及萬方)

‘다물’(多勿)은 ‘따물’로 땅을 다 물려받자는 뜻이다. 고구려를 다물 하여 수도가 5곳이나 되고 그 영토는 고구려의 2배가 되었으며 220여 년간 15왕조에 걸친 해동성국 발해의 위용은 일찍이 위, 아래가 합심하여 국사를 바르게 세운 덕분이다. 그 땅의 주인들의 간단없는 노력은 바로 지금의 한민족 어느 누구에게도 맥맥하게 흘러 내려오고 있다.

‘한 여름 밤의 꿈’처럼 몽골을 다녀오는 비행기 안에서 이런 저런 생각에 잠긴다. 바타와 헤어지면서 100살이 되면 몽골에서 살아볼까 한다고 했다. 그때는 몽골도 당당한 국가로 크게 발전하고 만주통일을 이룬 대한민국과 국경을 접하는 관계가 되어 가고 있을 것이다. 그때까지도 80대의 ‘ㅂ’님과 67세의 바타 아우 역시 건재하기를 바란다.

몽골의 드넓은 땅과 여러 지형을 보고 난 터인지라 사람의 몸과 지구가 하나로 겹쳐진다. 사람의 몸은 지구와 비슷한 점이 많다. 지구에 오대양 육대주가 있듯이 우리 몸에도 오장육부가 있고, 지구에 산맥과 강과 들판이 있듯이 우리 몸에도 뼈와 혈관과 근육이 있으며, 지구에 나무가 있듯이 우리 몸에도 털이 나있다.

태양과 달이 지구를 비추듯이 우리에게도 빛나는 두 눈이 있고, 별이 반짝이듯이 우리의 정신도 반짝이며, 우리의 마음도 하늘을 닮아 한없이 넓어질 수 있다.

한사람, 한사람이 생명체라면 지구 또한 거대한 하나의 생명체이다. 인간은 지구에서 태어나서 지구의 돌봄으로 생존하고 그 몸은 다시 지구로 돌아간다. 그러므로 어떤 존재이거나 지구 어머니의 자녀이며 형제이다. 나와 우리, 모두의 고향은 빛나는 초록별, 지구 어머니이시다. 몽골에서의 모든 인연에게 가슴 깊이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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