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은 고대 몽골어로 ‘영원히 타오르는 불’이라는 뜻도 있다. 몽골제국의 역사책 《원조비사(元朝秘史)》의 머리말에는 “지고하신 하늘로부터 내려진 명(命)으로 태어난 푸른 늑대가 있었다. 그 아내로는 순백색의 암사슴이었다.”라고 기록하였다. 초원의 푸른 늑대는 칭기스 칸과 그가 세운 몽골을 상징한다.

늑대는 영악한 짐승이다. 목동이 어리거나 노약자이면 보는 앞에서 대놓고 가축을 물어 간다. 몽골 개는 대형 번견으로 사납고도 강하지만 늑대 한 마리와 몽골 개 다섯 마리는 되어야 전투력이 비슷해진다고 한다. 늑대는 상대의 목 줄기를 노리고 단숨에 물어뜯기 때문이다.

늑대 사냥을 해보았다는 바타는 밤에는 단 한번만 늑대의 눈빛을 볼 수 있으므로 원 샷, 원 킬을 해야만 한다고 말한다. 여우는 몇 번이고 눈빛이 나타나므로 늑대와 구분되어 쏘지 않는다고 한다. 늑대는 대개 다섯 마리 정도가 한 가족을 이루는데 이동할 때는 가장 나이든 늑대가 앞에, 다음 암컷과 어린것들이, 맨 뒤로 대장 늑대가 따라 온다. 늑대 사냥을 하려면 마지막에 오는 대장 늑대를 먼저 쓰러뜨려야 한다. 아니면 대장 늑대는 도망가지 않고 반드시 달려들어 사냥꾼의 목숨이 위험하다. 또 늑대 새끼를 잡아오면 어미가 찾아와 복수하듯 가축을 마구 살육을 한다. 몽골 유목민은 늑대를 특별히 미워하지는 않지만 늑대가 가축에 해를 입히면 반드시 사냥하여 죽여 버린다. 스포츠를 위한 사냥이 아니기에 과도한 늑대 살상은 그 누구라도 지탄받는다고 한다.

청 기병, 수채. 장영주 작.
청 기병, 수채. 장영주 작.

몽골이 세운 원나라가 쇠락해지고 1616년에 만주족 누르하치의 후금(後金)이 강성해진다. 그들은 고구려의 유민 대조영이 세운 발해의 터전에서 일어선 부족이다. 발해 사람은 진정한 천하무적으로 “발해인 세 명이면 호랑이 한 마리를 잡을 수 있다.”는 기록이 내려온다. 청나라의 주요 계층인 여진족과 말갈족은 그 옛날 만주의 주인인 발해의 하층구성원이었다. 청나라 황족의 성씨인 ‘아이신따로’(애신각라, 愛新覺羅)는 “신라를 사랑하고 신라를 잊지 말자”는 뜻이다.

누르하치의 아들인 청 태종 ‘홍 타이지’(皇太極)는 꾀가 출중하고 담대한 지도력의 소유자이었다. 단 한 명의 시종을 대동하고 적국인 명나라로 잠입하여 직접 허와 실을 탐망할 정도로 뛰어난 실전 리더였다. 한때 세계를 제패하였던 몽골의 기병도 만주 팔기군의 상대가 되진 못 하였다. 기마전으로 맞선 초반에는 후금의 팔기군이 몽골군에게 고전하였으나 ‘홍의포’라는 신무기의 등장으로 전세는 순식간에 역전된다. 몽골 기병의 기마전이 아무리 탁월하여도 대포의 화력 앞에는 무용지물이 되어 후금의 팔기군에게 대패하고 복속당한다. 누르하치의 아들 홍 타이지는 어머니가 몽골족 출신이라는 이점과 몽골 내부의 분열을 교묘하게 활용해 1634년 동몽골을 복속하고 국호를 청나라로 바꾸고 스스로 황제에 등극하니 바로 청 태종이다.

2년 뒤인 1636년(인조 14), 홍타이지는 병자호란을 일으켜 명나라를 사대하는 조선부터 철저하게 굴복시켜 후환을 제거한다. 이때 몽골군도 청나라의 팔기군에 편입하여 조선을 침공하고 승전국이 되어 수많은 조선의 포로를 몽골로 끌고 간다. 청나라의 팔기군은 명의 최후 보루인 산해관을 길게 우회하여 몽골을 통과하여 명나라 침공에 성공하여 중원대륙을 차지한다. 청나라는 중원에서 이민족이 세운 나라 가운데 가장 오랫동안 중국을 지배했다. 세계의 역사학자들은 청나라가 명나라를 이긴 것은 기적이라고 평가한다.
역사는 돌고 돈다.
누가 역사의 새로운 주인이 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