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은 두 개의 공간으로 나누어진다. 흔히 외몽골로 불리는 독립국 몽골리아와 중국의 내몽골(내이멍구) 자치구이다. 청나라 때부터 내몽골을 확보한 중국은 외몽골도 중화민족이라고 주장하며 당연히 “칭기스 칸은 중국인”이라고 세뇌하고 있다. 현재 중국 영토이니 옛 고구려의 역사도 중국의 것이라는 ‘동북공정’의 속내와 같다. 내몽골인은 자신을 중국인이라고 생각하면서도 한족과는 엄연히 다른 몽골계 중국인으로 믿는다. 따라서 내·외몽골이 하나로 통일된다는 것은 어려운 일임에 틀림없다. 이런 갈등에는 오랜 반목의 역사가 쌓여 있다.

그럼에도 내·외 몽골인의 마음 중심에는 언제까지나 칭기스 칸이 크게 자리 잡고 있다. 칭기스 칸은 뛰어난 체력과 강한 목표의식, 강철 같은 의지를 가진 사람이다. 한편 그는 종교 박해가 사회 폭력의 근원이라고 보고 모든 이에게 종교의 자유를 허락했다. 그는 교역과 의사소통을 활성화하기 위해 모든 정복지에 역참제를 실시하고 상인의 숙소로 활용했다. 또한, 물품세를 감면하고 과세 기준을 통일했다. 그는 이념이나 종교보다 현실을 중시한 법률을 제정했고 정복한 땅마다 그가 펼친 법령으로 몽골제국은 각 대륙을 넘나드는 최초의 자유무역지대가 되었다.

국조 단군, 수채, 장영주 작.
국조 단군, 수채, 장영주 작.

 또한, 남들의 조언을 즐겨 듣고 종교적 신심이 깊은 ‘칭기즈 칸’은 전투에 나설 때마다 하늘신인 ‘탱그리(Tengri)’ 신에게 제사를 올리고 계시를 받았다. ‘탱그리’는 하늘 신, 곧 천신(天神)이다. 한민족의 국조 ‘단군’(Tangun)은 몽골, 중앙아시아, 돌궐의 후예인 터키에서 지금도 통용되는 ‘탱그리’(Tengri)의 한자음이다. 우리말에서 ‘당골’은 신성한 곳이며 아이의 볼이나 사과처럼 ‘탱글탱글’하다는 말은 하늘처럼 둥글고 참되다는 뜻이다. 카자흐스탄의 수도 ‘아스타나’는 곧 단군의 도읍지인 ‘아사달’이고, 아스타나 항공사가 발간하는 기내 잡지가 ‘탱그리’이다. 그 옛부터 카자흐스탄도 곧 ‘단군의 땅’이란 상징이다. 중앙아시아의 천산(天山)은 지도에 ‘Mt. Han-Tengri’(한 탱그리 마운틴)’로 표기된다. 앗시리아 설형문자 점토판에 ‘둥기왕’이 나오는데 ‘둥기리’로 추정하고 ‘댕그리’와 유사하다고 한다. 김정민 박사의 주장에 의하면 ‘티그리스 강(Tigris River)’을 현지인은 ‘탱그리 강’이라고 발음한다고 한다.

그럼에도 몽골은 아직도 칭기스 칸의 과거의 영광에 취해 있다. 땅은 크지만 집이 작으면 흉하고, 집은 작지만 사람이 많으면 재산이 불어난다는 말이 있다. 몽골 국토 중 경작지와 주거지는 채 1%가 되지 않고 40%는 사막으로, 초원, 사막, 돌산이 99%를 넘고 소득 120위가 넘는 빈국이다. 국가는 경제 자립과 국방을 위하여서는 기본적인 인구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몽골은 300만 명의 인구로는 8,000㎞가 넘는 국경선을 지키기조차 어렵다. 한국을 다녀간 사람이 30만 명으로 10명 중 한 명은 한국을 다녀갔고 한국에서 일하는 사람이 3만여 명이니 두 나라가 얼마나 친숙한가.

몽골은 과거의 영광을 어떻게 되찾을 것인가는 인구를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에 달려 있다. 인구 300만 명에 7,000만 마리의 가축이 사는 몽골이다. 대개 1,000마리의 가축을 유목하면 부자 소리를 듣는다. 사람 수를 늘리고, 목축업을 줄이고 큰 국토를 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해야 다시 살아날 것이다.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소련에서 막 벗어난 몽골이 대한민국과 국토를 합병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그 많은 나라 중에서 왜 하필이면 대한민국인가? 역사에 ‘만약’이란 있을 수 없지만 당시의 시도가 성공하였더라면 두 나라는 지금쯤 많이 달라져 있었을 것이다. 언젠가 이와 같은 기회가 다시 생긴다면 반드시 성공할 수 있도록 평소부터 우리나라의 내공과 체질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칭기스 칸이 이룩했던 대몽골제국의 이념인 ‘팍스 몽골리카’는 폭력을 넘어 세계의 모든 사상과 이념을 끌어 안았던 인류통합 모델이 되었다. 국조 단군(Tangun), 곧 탱그리(Tengri)의 ‘홍익인간’ 철학의 깊은 뜻이 녹아 있고 두 국민이 친밀하기에 언젠가는 융·복합이 될 수도 있다.

그 누가 알리요! 다가올 빛나는 미래를!

거룩하신 하늘 신, 탱그리, 단군님의 뜻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