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나라 서긍이 살펴본 고려 개경의 모습과 풍속, 물건 등을 담은 ‘고려도경’의 전해지지 않은 그림을 재현하기 위한 학술적 논의가 이루어진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오는 9월 6일 서울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고려시대 중요사료인 ‘고려도경’에 관한 국제학술심포지엄을 개최한다.

송나라 사신 서긍이 고려 문화를 기록한 '선화봉사고려도경'. [사진=문화재청]
송나라 사신 서긍이 고려 문화를 기록한 '선화봉사고려도경'. [사진=문화재청]

통상 ‘고려도경’으로 불리나 원명은 ‘선화봉사고려도경(宣和奉使高麗圖經)’이다. 서긍이 고려 인종1년(1123년) 사신으로 고려에 한 달 간 머물고 귀국 후 고려 개경의 모습과 풍속, 물건 등 문화에 대해 폭넓게 글과 그림으로 기록한 책이다. 고려시대 연구에 매우 중요한 사료로 손꼽는 고려도경은 글로 설명하고, 그릴 수 있는 것은 그림으로 덧붙였으나, 현재 그림부분은 전하지 않고 글 부분만 남아 있어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이번 국제학술심포지엄은 전해지지 않은 그림부분을 다양한 시각으로 상상하고 재현하기 위한 취지로 개최된다. 특히 고려도경 중 그릇과 생활용품을 담은 ‘기명器皿’ 편 3권 속에 등장하는 그릇과 청자, 향로 등 공예와 관련해 8편의 주제발표가 있을 예정이다.

1부 ‘다르게 보기’세션에서는 기존의 고정화된 인식을 벗어나 중국 송나라와 근대 서구가 고려를 바라보던 시선 등을 새로운 관점으로 살펴본다. 발표 내용은 ▲‘고려도경’의 시각적 재구성(박지영, 국립문화재연구소) ▲‘고려도경’에 기록된 도량형 자료의 검토와 의미(이종봉, 부산대학교) ▲송대 중국의 반잔盤盞 풍조(차이메이펀, 전 대만고궁박물원) ▲근대 서구의 시선으로 본 ‘고려도경’과 고려청자(김윤정, 고려대학교) 등이다.

2부 ‘자세히 보기’는 ‘고려도경’에 수록된 기물들의 면면을 살펴보고, 이를 통해 고려 문화에 대한 복원을 시도하기 위한 다양한 발표가 있다. 2부에서는 ▲사신 서긍이 마주하고 기록한 고려의 기명, ‘선화봉사고려도경’(신숙, 한국전통문화대학교) ▲고려시대 의례와 ‘고려도경’의 향로(이용진, 국립청주박물관) ▲서긍의 눈에 비친 고려청자(정은진, 오사카 시립동양도자미술관) ▲‘고려도경’으로 풀어본 고려 왕실의 음주문화(김세진, 문화재청 문화재감정관실) 등이 발표된다.

이어 주제 발표자들과 함께 토론자인 덕성여자대학교 이송란 부교수, 충북대학교 이종민 교수 등이 ‘고려도경’에 수록된 기명과 고려의 공예, 문화에 대해 다각적인 시각을 교환하는 종합토론이 열린다.

국민누구나 이번 심포지엄에 참여할 수 있으며 현장에서 자료집이 배포된다.

오는 9월 6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고려도경' 국제학술심포지엄이 열린다. [사진=문화재청]
오는 9월 6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고려도경' 국제학술심포지엄이 열린다. [사진=문화재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