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이 따가운 오후 2시 70~80대 어르신 25여 명이 기체조를 하며 더위를 식혔다. 20일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 10길 서울국학원 교육장에는 여름 태양의 열기 대신 어르신들이 국학기공에 쏟는 열기가 뜨거웠다. 서울국학원이 지난 8월 6일부터 시작한 2019어르신 인문학아카데미로 어르신들에게 120세 시대를 앞두고 건강과 행복과 평화를 자급자족하는 원리를 알려주고 체험하는 강좌이다.

서울국학원이 운영하는  2019 어르신 장생아카데미에 참가한 어르신들이 20일 기체조를 하고 있다. [사진=김경아 기자]
서울국학원이 운영하는 2019 어르신 장생아카데미에 참가한 어르신들이 20일 기체조를 하고 있다. [사진=김경아 기자]

이날 강좌는 세 번 째로 ‘내 건강은 내가 지킨다2(심기혈정편)’이다. 어르신들은 원리를 배우고 직접 몸으로 체험했다.

강좌에서는 안미영 국가공인브레인트레이너와, 서울국학원 이정우 교육국장이 어르신들에게 기본인 단전치기, 장운동, 발끝치기를 비롯하여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차례로 풀어주는 기체조를 호흡과 함께 하는 동작을 알려주고 어르신들이 그대로 체험하도록 했다.

이정우 교육국장은 먼저 온 몸을 가볍게 흔들어서 이완하게 한 후 두 손을 깍지 끼어 위로 뻗어 어깨, 허리를 늘려주도록 했다. 이어 두 손을 내려 오금을 펴고 마루바닥으로 굽혀 등을 편 상태를 유지하도록 하여 몸에 집중하게 하고 몸이 이완되는 것을 느끼도록 했다.

“에너지가 순조롭게 흐르도록 발끝을 안쪽으로 향하게 하고 발가락, 발바닥 용천에 힘을 주세요. 올라올 때 숨을 내쉬고 편안하게 합니다. 내 몸에 맞게 하세요.”

이 국장은 이후에도 ‘내 몸에 맞게 하라’는 말을 자주 했다. 이어 허리를 돌려 고관절을 풀어주고 요추와 허리돌리기에 들어간다.

“허를 돌려 고관절을 풀어줍니다. 내 몸의 상태를 알아가는 과정이어요. 허리의 느낌에 집중하며 돌려줍니다.”

이 국장은 허리를 늘려주고 돌려주고 두 손으로 눌러주는 것을 반복하여 풀어준다. 허리 운동이 끝나자 무릎을 돌려주고 무릎 위에 손을 얹어 자극을 주어 무릎을 풀어준다. 무릎 운동이 끝나며 앉아서 발목을 풀어주게 한 후 발끝치기를 5분 동안 하게 한다.

서울국학원은 어르신들이 생활속에서 실천하여 스스로 건강을 유지하는 원리와 체험 위주로 2019장생아카데미를 운영한다. [사진=김경아 기자]
서울국학원은 어르신들이 생활속에서 실천하여 스스로 건강을 유지하는 원리와 체험 위주로 2019장생아카데미를 운영한다. [사진=김경아 기자]

“단전치기, 장운동, 발끝치기를 매일 하세요. 한 가지라도 매일 하면 좋아요. 몸을 느끼세요. 힘든 것도 내 몸, 시원한 것도 내 몸입니다.”

발끝을 당겨서 두 손으로 각각 발끝을 잡고 몸을 숙여 다리, 허리가 쭉 펴지도록 내려간다.

이 국장은 어르신들에게 몸의 변화를 느끼도록 했다. “몸 겉의 피부를 시원하고 속은 따뜻한 느낌이 듭니까? 단전이 따뜻해집니다.” 어르신들이 따뜻하다고 대답했다.

이어 심기혈정(心氣血精)의 원리로 기체조를 설명했다.

심기혈정은 마음(心)이 가는 곳에 기(氣)가 가고 기가 가는 곳에 피(血)가 가고 피가 가는 곳에 정(精)이 충만해진다는 의미이다. 전통 선도수련에서는 이 심기혈정을 건강의 핵심원리로 본다. 몸에 집중하라는 것이나 몸을 느끼라는 것은 이 심기혈정의 원리에 따른 것이다.

이 국장은 “국학기공에서는 인간의 몸은 心[생각, 정보]: 보이지 않는 세계, 氣[마음, 에너지] : 느껴지는 세계, 精[몸, 물질] :보이는 세계로 보고, 마음 즉 보이지 않는 세계가 몸, 보이는 세계를 만들어낸다고 본다”고 심기혈정을 설명했다.

그는 “부정적인 정보(생각)를 뇌가 받아들이면 교감신경이 활성화되어 아드레날린이 분비되어 긴장하게 된다. 긍정적인 정보를 받아들이면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되어 아세틸콜린을 분비하고 이완된다.”고 정보(생각)와 몸의 관계를 설명했다.

그는 선도(仙道)에서 말하는 심기정의 관계를 소개했다. 즉 “마음은 본성에 의지하는 것으로 선악(善惡)이 있으니, 착하면 복이 되고 악하면 화가 미친다. 기운은 생명에 의지하는 것으로 청탁(淸濁)이 있으니 맑으면 오래 살고 흐리면 쉬이 죽는다. 몸은 정기에 의지하는 것으로 후박(厚薄)이 있으니, 두터우면 귀하고 엷으면 천하다.”는 내용이다.

서울국학원의 2019 장생아카데미에 참석자들이 '심기혈정' 의 원리에 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김경아 기자]
서울국학원의 2019 장생아카데미에 참석자들이 '심기혈정' 의 원리에 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김경아 기자]

 

이 국장은 특히 “기는 움직이고 순환하는 것으로 기가 막히면 병이 온다. 기에는 청탁이 있다. 맑고 가벼운 에너지와 흐리고 무거운 에너지가 있다. 맑으면 몸과 마음이 가볍고 집중력이 높아진다, 흐리면 몸이 무거워지고 부정적인 마음을 갖게 되고 집중력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 국장은 “서양에서는 혈액 순환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한의학에서는 혈액뿐 만아니라 기의 순환, 즉 기혈 순환을 중요하게 여긴다. 이번 아카데미에서 하는 기체조, 명상, 기공은 모두 기혈순환을 좋게 하여 건강하고 행복하고 평화롭게 한다.”고 강조했다.

심기혈정 후에 어르신들은 기운을 느끼며 기공을 체험했다.

신동원(여·79)씨는 “은평평생학습관에서 기공을 하여 기공을 매우 좋아 한다. 추천을 받아 이 강좌에 왔는데, 참석해보니 아주 좋다. 여기서 배운 심기혈정의 원리처럼, 내 마음이 즐겁고 좋아해야 건강이 따라 온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원순(여, 72)씨는 “와서 보니 좋다. 기에 관해 이해를 많이 하게 되었다”고 좋아했다.

서울국학원은 서울시의 후원으로 10월 29일까지 매주 화요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14주 과정으로 ‘2019어르신 장생아카데미’를 운영한다. 8월27일에는 생활 속 쉬운 호흡명상법, 9월 3일에는 생활 속 쉬운 자가힐링법, 9월10일에는 타인과의 교감 힐링법을 한 후 심화과정으로 9월17일부터 10월 29일까지는 기체조, 명상, 전통기공(기초, 보법, 신법), 교감힐링법 등을 실습하게 된다. 교육 수료 후에는 서울시 어르신국학기공시범단으로 활동하고 각종 국학기공대회 및 행사에 초청 공연을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