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여행을 함께 하기로 한 일행들과 장장 12시간의 긴 비행 끝에 8월 6일 이른 아침에 뉴질랜드 오클랜드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쌀쌀하지만 청량한 바람과 습기 먹은 공기가 신선함을 주는 에너지가 좋은 곳임이 느껴졌다.

우리 일행은 오클랜드에서 북쪽으로 1시간 거리에 있는 카우리 숲으로 이동했다. 카우리 나무들로 가득한 원시림속의 데크길을 따라 걸으며 뉴질랜드의 자연과 첫 만남을 하였다.

800년 이상 된 카우리 나무들을 만날 때는 내 영혼과 만나는 신비한 경험을 하게 되었다. 12시간의 비행으로 지치고 힘들었던 몸에서 피로가 말끔히 풀렸다. 한국에서 쌓인 모든 스트레스와 마음속에 오래 묵은 때까지 말끔해지고 온몸의 에너지가 새롭게 생기를 찾는 듯했다.

이어 이동한 곳이 하루루 폭포였다. 하루루 폭포는 말발굽처럼 생긴 U자 형의 독특한 모양의 폭포이다. 마오리 전설에 따르면 하루루 폭포 아래 석호 사이에 용이 산다고 전한다. 하루루는 마오리어로 ‘큰소리’를 의미하며 마오리족의 의식이 행해지는 신성한 곳이다.

하루루 폭포. 하루루 폭포는 말발굽처럼 생긴 U자 형의 독특한 모양의 폭포로 마오리족이 신성시 하는 곳이다. [사진=한영례]
하루루 폭포. 하루루 폭포는 말발굽처럼 생긴 U자 형의 독특한 모양의 폭포로 마오리족이 신성시 하는 곳이다. [사진=한영례]

하루루 폭포 아래 오랜 역사 속 마오리족의 자연과 소통하고 자연을 사랑하는 아름다운 영혼이 느껴져 숨을 쉴 수 없을 만큼 감동이 밀려왔다. 그곳에 세계지구시민연수원이 자리하고 있음은 오랜 지구의 영혼과 지금 지구와 만나는 야릇한 감동과 전율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마음을 뒤로 하고 우리는 케리케리 레인보우 폭포를 향해 여정을 옮겼다. 1년 365일 무지개가 떠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레인보우폭포는 말로는 형언할 수조차 없이 아름답고 신령한 곳이었다. 폭포 아래에서 잠시 명상을 하는데 알 수 없는 눈물이 흐르고 지구 중심에 들어와 있는 듯 마음이 너무나도 평화로웠다.

그곳의 자연과 물이 빛과 빚어내는 오묘한 신비를 가슴에 담은 채 촉박한 여행 일정으로 아쉬운 발길을 옮겨야 했다. 마오리인의 생활양식이 그대로 살아있는 마오리민속촌인 르와빌리지를 향해 갔다.

레인보우폭포. 1년 365일 무지개가 떠 있다고 해서  레인보우폭포라 불린다. [사진=한영례]
레인보우폭포. 1년 365일 무지개가 떠 있다고 해서 레인보우폭포라 불린다. [사진=한영례]

 

마오리인들은 뉴질랜드 원주민이다. 1천여 년 전 폴리네시아를 떠나 뉴질랜드에 정착하여 살고 있다. 오늘날 뉴질랜드 인구의 14%를 차지하며 뉴질랜드 정체성의 바탕을 이루고 있는 사람들이다.

마오리 추장님의 안내에 따라 초원에 둥글게 서 맨발로 땅의 영혼과 교류하고 대지와 그곳에 깃든 수많은 영혼과 소통하는 체험은 정말 인상적이었다. 추장님의 마오리어로 하는 대자연과의 대화는 율려가 되어 하늘과 초원 그리고 우리 모두를 하나로 이끌어 춤추게 하였다. 온 우주가 하나로 춤추고 노래했다.

마오리 인사법 홍이. 뉴질랜드 원주민 마오리인들은 1천여 년 전 폴리네시아를 떠나 뉴질랜드에 정착하여 살고 있다.  [사진=한영례]
마오리 인사법 홍이. 뉴질랜드 원주민 마오리인들은 1천여 년 전 폴리네시아를 떠나 뉴질랜드에 정착하여 살고 있다. [사진=한영례]

 

우리는 그들의 스피릿과 교감하며 특별한 시간을 체험하였다. 나는 언젠가 이곳에 있었구나 싶을 만큼 익숙한 그 무엇을 느꼈다.

우리는 이어 세계 지구시민학교가 들어설 얼스빌리지의 숲과 만났다. 숲이 가까워 오자 코끝을 자극하는 향기가 있었다. 머리와 가슴을 시원하고 맑게 해주는 깨끗한 공기에서 향긋한 향기가 났다.

지구의 청정 자연이 그대로인 뉴질랜드 얼스빌리지는 지구시민의 스피릿을 알리는 학교가 들어설 것이라고 한다. 그것은 너무나도 자연스럽고 당연하단 생각이 들었고 가슴 뛰는 희망이 느껴졌다.

대자연과 교감. 마오리 추장의 안내로 초원에서 맨발로 서서 땅의 영혼과 대지에 깃든 영혼과 교감하였다. [사진=한영례]
대자연과 교감. 마오리 추장의 안내로 초원에서 맨발로 서서 땅의 영혼과 대지에 깃든 영혼과 교감하였다. [사진=한영례]

 

얼스빌리지 팔각 데크에서 명상 중에는 한국에서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는 지구시민운동에 함께할 많은 사람이 떠오르고 그들과 1억 지구시민을 이루는 꿈이 현실처럼 선명하게 보였다. 지구의 자존감과 나의 자존감이 일치하며 나의 뇌 중심에 불이 환~하게 켜지는 것을 보았다. 신비하고 신기한 체험의 연속이 계속 이루어지는 여정이었다.

명상전문가의 안내에 따라 '인생의 새로운 길 The way of New Life'이라고 이름 붙인 얼스빌리지의 120계단을 올랐다. 내 삶의 의미를 깨닫고 새로운 나를 선택하는 시간, 자연의 가치와 인류의 가치, 뇌의 가치를 회복할 수 있는 120계단을 올랐을 때는 풀리지 않았던 마음속 깊은 곳에 있던 나를 믿지 못하던 마음 한 조각이 마저 떨어져 나가며 자존감이 완전히 회복되는 체험을 하였다.

우리의 여정은 하루루 폭포 아래서 시작하는 카약명상으로 절정을 달리고 있었다. 카약은 뉴질랜드의 강과 바다에서 볼 수 있는 수동으로 즐기는 수상활동이다. 배에 몸을 맡기고 노를 저어 물과 공기와 하나 되는 신나는 체험과 모험을 한다. 폭포를 향해 돌진하면서 가슴을 시원하게 소리를 지르면 온 폭포가 거대한 용이 되어 하늘로 솟구친다.

카약명상. 하루루 폭포에서 카약을 타고 물 위를 오가며 하는 카약명상은 뉴질랜드 하루루 폭포에서 체험하는 최고의 명상이다. [사진=한영례]
카약명상. 하루루 폭포에서 카약을 타고 물 위를 오가며 하는 카약명상은 뉴질랜드 하루루 폭포에서 체험하는 최고의 명상이다. [사진=한영례]

 

폭포가 꽈배기처럼 용트림을 하면서 하늘로 치솟는 모습을 목격하고 나는 폭포 속으로 자맥질을 하였다. 차가운 물에 배가 뒤집혀도 다시 도전하고 싶은 용기가 용처럼 차오르는 엄청난 체험과 함께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하루루 폭포와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배고픈 줄도 추운 줄도 모르고 물과 하나 되는 시간이었다.

뉴질랜드는 지금 겨울이다. 겨울이 실감나지 않을 만큼 나에겐 열정이 들끓고 있었던 것이었다. 흠뻑 젖은 옷가지를 세탁 맡기고 맑은 정신과 선명한 의식으로 하루루의 시간을 만끽할 수 있었다.

다음날 호키앙아에 있는 바다와 하늘과 향기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아라이테우르 해변을 30분가량 산책하며 여유로운 여행지의 자연과 만났다.

이곳은 뉴질랜드에서 절대로 빼놓지 않아야 할 곳 중 하나이다. 카우리 숲까지 가는 길은 양쪽으로 거대한 카우리 나무가 들어서 있고 고사리 나무가 줄지어 있어 신비한 느낌을 준다. 이곳에는 숲의 제왕, 숲의 아버지라 불리는 2000~3500년 이상 된 카우리 나무를 만날 수 있는데 절로 경외심이 일어났다. 반지의 제왕에 나오던 거대한 나무들이 금방이라도 저벅저벅 걸어 나와 손을 내밀며 내게 이야기 할 것 같았다. 그만큼 생명력이 강렬하게 느껴지는 나무였다.

카우리 나무. 뉴질랜드 와이포우아 숲에는 뉴질랜드에서 가장 큰 카우리 나무가 있다.  [사진=한영례]
카우리 나무. 뉴질랜드 와이포우아 숲에는 뉴질랜드에서 가장 큰 카우리 나무가 있다. [사진=한영례]

카우리 나무의 수명은 2천~3천년이 된다고 하고 죽어서도 1천년 이상을 살아갈 만큼 나무가 견고해서 뉴질랜드 자연이 얼마나 비옥하고 풍성한지 잘 보여주는 나무라고 한다. 수천 년 동안 물속에서도 썩지 않는 내구성이 있어 가구와 공예품 선박에까지 널리 이용되는 목재이다. 노스랜드의 카우리 코스트 일대와 왕가레이는 카우리 나무를 잘 보존하고 있는 지역으로 수백 년 된 나무숲이 있다고 한다.

뉴질랜드 명상여행은 지구와 인류가 하나로 연결되어 있으며 반드시 실현해야 할 귀중한 가치가 그곳에 있고 나의 뇌에 있음을 깨닫는 귀중한 시간이었다. [사진=한영례]
뉴질랜드 명상여행은 지구와 인류가 하나로 연결되어 있으며 반드시 실현해야 할 귀중한 가치가 그곳에 있고 나의 뇌에 있음을 깨닫는 귀중한 시간이었다. [사진=한영례]

뉴질랜드 자연은 우리 모두 잘 가꾸고 보존하여 다음세대에 길이 물려주어야 할 소중한 가치이자 자원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이번 명상여행은 지구와 인류가 하나로 연결되어 있으며 반드시 실현해야 할 귀중한 가치가 그곳에 있고 나의 뇌에 있음을 깨닫는 귀중한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