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3월부터 11월 백령도 인근을 찾는 해양보호생물 점박이물범들을 위해 조성된 인공쉼터에서 물범들이 휴식을 취하며 보금자리로 활용하는 모습이 관측되었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9일 국내 최대 점박이물범 서식지인 백령도 ‘하늬바다 물범 인공쉼터’에서 점박이물범 27마리가 휴식을 취하는 것을 처음 확인했다고 밝혔다.

지난 9일 백령도 인근에 조성된 '하늬바다 물범 인공쉼터'에서 휴식을 취하는 점박이물범 27마리가 확인되었다. [사진=해양수산부]
지난 9일 백령도 인근에 조성된 '하늬바다 물범 인공쉼터'에서 휴식을 취하는 점박이물범 27마리가 확인되었다. [사진=해양수산부]

점박이물범은 겨울철 중국 랴오둥만에서 번식활동을 하고 우리나라를 찾는다. 1940년대 8천여 마리가 서식했으나 서식지 감소와 남획 등을 매년 200~400여 마리만 백령도를 찾는다. 그러나 점박이물범이 모이는 물범바위가 협소해 자리다툼이 잦았고, 지역 어업인의 어구를 손상시키거나 어획물을 절취하는 등 피해로 인해 물범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았다.

해양수산부와 인천시, 인천녹색연합, 그리고 지역주민으로 구성된 어촌계, 점박이물범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등이 함께 상생방안을 모색해 지난해 11월 백령도 물범바위 인근에 하늬바다 인공쉼터를 조성했다. 상부 노출면적 350제곱미터, 길이 20미터, 폭 17.5미터로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섬 형태의 인공쉼터를 마련한 셈이다.

자연석을 쌓는 방식으로 만들어 수면 아래쪽은 어초기능도 담당하도록 했다. 또한 정부는 인천시 등 지자체와 함께 주변해역에 치어와 어패류 등을 방류해 점박이물범의 먹이를 확보하고 지역 어업인에게는 어획량을 높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추진했다.

그동안 인공쉼터 근처에서 먹이활동을 하는 모습은 지속적으로 관찰되었으나 쉼터를 이용하지 않아 효용성 논란이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 인천녹색연합과 점박이물범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이 서식환경 모니터링 과정에서 점박이물범이 휴식을 취하는 모습을 확인한 것이다.

해양수산부 명노헌 해양생태과장은 “인공쉼터가 물범의 새로운 보금자리로 자리매김한 것은 그동안 정부와 지역주민이 한 뜻으로 협력해 이뤄낸 성과”라고 밝히며 “앞으로도 지역사회, 시민단체 등과 협력해 점박이물법을 보호하고 인간과의 상생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해 나가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