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대구광역시 북구 시민체육관에서 열린 ‘제13회 문화체육관광부장관기 전국 국학기공대회에는 전국에서 예선을 거쳐 800여 명이 참가했다.

이날 참가자 중에는 이웃 간에 참석한 선수들, 가족 삼대가 참가한 선수들도 있었다. 어르신부 단체전에서 가장 많은 선수가 참가한 강원도 국토정중앙동호회에는 무대 중앙에서 거울처럼 똑같이 마주한 동작으로 눈길을 끈 두 선수가 있었다. 이옥자(77세) 선수와 김명자(75세) 선수는 양구노인복지관에서 함께 국학기공을 수련하는 이웃지간이라고 했다.

강원도 국토정중앙동호회의 어르신부 단체전 경연모습. [사진=김경아 기자]
강원도 국토정중앙동호회의 어르신부 단체전 경연모습. [사진=김경아 기자]

대회를 앞두고 밤마다 서로 만나 연습을 같이 했다는 이옥자 선수는 “현재 복지관에서 60명이 넘는 동호인들이 함께 한다. 단체전이기 때문에 호흡을 맞춰 조화롭게 하는 게 제일 어려운 점이었지만, 무대에 올라 충분히 기량을 잘 발휘한 것 같다.”고 했다.

국학기공 수련 경력이 10년인 그는 “수련 전에는 뇌동맥류로 두통이 심하고 쥐가 자주 나고 가위에 눌려 잘 놀랐는데 지금은 그런 증상들이 없어졌다. 기공을 하면서 순환이 잘되어서 그런 것 같다. 나와 동년배는 허리가 굽은 사람이 많은데 아직 허리도 꼿꼿하다.”고 환한 미소를 보였다. 이날 이옥자 선수는 개인전 어르신부에 출전해 은상을 수상했다.

강원도 국토정중앙동호회 이옥자 선수(왼쪽)와 김명자 선수. [사진=김경아 기자]
강원도 국토정중앙동호회 이옥자 선수(왼쪽)와 김명자 선수. [사진=김경아 기자]

올해 3년 째 수련하는 김명자 선수는 “허리 때문에 고관절 통증으로 앉지 못하고 서서만 생활하다보니 다리가 퉁퉁 부어 붓기가 빠지지 않고 힘들었다. 허리도 45도가량 굽었었다.”며 이웃인 이옥자 선수의 권유로 국학기공을 하고부터 “자세를 바로 하는 동작을 계속하니 걷거나 생활하는 데 어려움이 없어졌다. 정기적으로 검진을 하는 서울 유명병원 의사도 이번에 갔더니 약도 필요 없고 이 운동만 계속 하라고 하더라. 정말 고맙다.”라고 했다.

이옥자 씨는 현재 실버인형극단에서 활동하며 어린이집, 유치원, 경로당 등에서 인형극 공연을 한다고 했고, 김명자 씨는 소년소녀가장, 시각장애인 기관, 요양원 등에 제빵 봉사를 한다.

이날 어르신부 개인전에 출전해 동상을 수상한 이옥자 선수. [사진=김경아 기자]
이날 어르신부 개인전에 출전해 은상을 수상한 이옥자 선수. [사진=김경아 기자]

이날 대회에는 어머니와 두 딸, 그리고 손녀까지 3대가 출전한 팀도 있었다. 일반부 단체전에 출전한 전라남도 ‘남도의 비상동호회’ 최현숙(62) 선수와 서민경(35) 선수, 서민주(34) 선수와 서민경 선수의 딸 이예루(6) 선수이다. 이예루 양은 이날 대회 최연소 출전 선수였다.

1998년부터 국학기공을 수련했다는 최현숙 선수는 “예전에는 두통을 늘 달고 살았는데 뇌교육명상과 국학기공을 하면서 매일 아프던 게 주 2~3회로, 월 2~3회, 년간 2~3회로 차츰 나아서 지금은 극복했다.”며 “허리도 좋아지고 손발이 따뜻해졌다.”고 했다.

전라남도 '남도의 비상'동호회 최현숙 선수(왼쪽)와 손녀 이예루 선수, 딸 서민경 선수(뒤쪽)와 이모 서민주 선수. [사진=김경아 기자]
전라남도 '남도의 비상'동호회 최현숙 선수(왼쪽)와 손녀 이예루 선수, 딸 서민경 선수(뒤쪽)와 이모 서민주 선수. [사진=김경아 기자]

이번 대회를 앞두고 최현숙 선수와 이모인 서민주 선수가 연습하는 모습을 본 이예루 양이 본인도 출전하겠다고 하여 4명이 모두 함께 출전하게 되었다.

엄마 서민경 씨는 “중‧고등학교 때 국학기공을 수련하고 그후로는 육아 때문에 가끔씩 했는데 딸이 원해서 함께 하게 되었다. 기공 동작 중에는 기운을 타고 느린 동작이 많아 잘 할 수 있을지 걱정했는데 집중해서 따라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고 했다. 할머니 최현숙 씨는 “어른들 동작을 보고 금방 따라하는 게 정말 기특하다.”고 자랑했다.

전남 '남도의 비상'동호회의 일반부 단체전 경연모습. [사진=김경아 기자]
전남 '남도의 비상'동호회의 일반부 단체전 경연모습. [사진=김경아 기자]

이모 서민주 씨는 “평소 자신감이 없어 사람들과 눈을 마주치는 것도 힘들어 했는데, 뇌교육명상과 기공수련을 하면서 자신감도 찾았고, 꿈도 찾았다. 지금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명상강사로 활동하고 있는데 홍익의 가치를 전하는 멋진 강사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