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요하문명론-장백산문화론은 요동·요서·한반도 지역의 맥족계 선도제천문화의 실체를 드러낸 것이고, 중국 측이 은폐한 백두산 서편 지역 고제단과 같은 유적, 우리나라 남부에서도 많이 나타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조법종 교수 발표. 동북아고대역사학회가 6월 29일 국립중앙박물관 소강당에서 개최한 ‘요동~요서지역의 제천유적과 중국 백두산 공정의 극복’ 학술대회에서 조법종 우석대 교수가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동북아고대역사학회]
조법종 교수 발표. 동북아고대역사학회가 6월 29일 국립중앙박물관 소강당에서 개최한 ‘요동~요서지역의 제천유적과 중국 백두산 공정의 극복’ 학술대회에서 조법종 우석대 교수가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동북아고대역사학회]

동북아고대역사학회(학회장 정경희)는 6월 29일(토) 오후 1시부터 국립중앙박물관 소강당에서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요동~요서지역의 제천유적과 중국 백두산 공정의 극복’이라는 주제로 학술대회를 개최하였다.

이번 학술대회는 중국의 백두산 공정이 한민족의 영산인 백두산의 역사 문화적 귀속권을 중국의 것으로 바꾸고 있음에도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아 이에 국내 학계와 국민의 관심을 환기하고자 마련하였다. 발표에 앞서 허성관 롯데장학재단 이사장과 권나은 국학원 원장이 축사를 하였다. 또  함대건 단무도신사도장 관장이 축하공연을 하였다.

첫 번째 발표자 조법종 우석대 교수는 “백두산공정은 백두산을 중국적 표현인 장백산으로 표현하고 이 일대가 여진족의 발상지라는 것을 강조하고 여진족 문화의 연원으로 백두산 일대를 재구성하고 있으며, 고구려가 이들의 뿌리이며, 고조선 발해 역시 장백산문화를 구성하는 핵심 역사체 라는 주장을 제기함으로써 백두산에 대한 우리 민족의 역사 문화적 연고권을 제거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문식 교수 발표. 동북아고대역사학회는 6월 29일(토) 국립중앙박물관 소강당에서 ‘요동~요서지역의 제천유적과 중국 백두산 공정의 극복’이라는 주제로 학술대회를 개최하였다. 하문식 연세대 교수가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동북아고대역사학회]
하문식 교수 발표. 동북아고대역사학회는 6월 29일(토) 국립중앙박물관 소강당에서 ‘요동~요서지역의 제천유적과 중국 백두산 공정의 극복’이라는 주제로 학술대회를 개최하였다. 하문식 연세대 교수가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동북아고대역사학회]

중국은 동북공정을 통해 고구려를 중국의 지방정권으로 바꾸었기에 이와 같은 중국 논리에 따르면 백두산 일대의 우리 민족의 역사문화적 귀속성이 사라진다.

조 교수는 “한족의 만주지역에 역사적 연고권이 존재하지 않은 것을 중화 패권주의적 역사해석으로 기존 이 지역에 살고 있었던 민족과 역사를 중국사로 편입하여 해결하려는 의도로, 동북공정의 추진과정에서 발생한 한국과의 충돌을 회피하면서 이 지역을 장악하려는 우회전략”이라 주장하며 학계와 정부차원의 대응을 촉구하였다.

두 번째 발표자 하문식 연세대 교수는 요녕성 지역을 중심으로 서북한 지역까지 널리 발견되고 있는 대형 탁자식 고인돌과 돌돌림 유적을 집중 소개하였다.

하 교수는 “고조선의 사회나 문화를 이해하기 위한 하나의 방안으로 당시 사람들이 제의를 행하였던 고인돌과 돌돌림 유적을 검토하는데, 이는 주로 어디에서나 쉽게 바라볼 수 있도록 주변이 훤히 틔어 있는 조망이 좋은 지역에 있다.”고 설명하였다. 그는 “특히 요령성 지역을 중심으로 위치한 개주 석붕산, 해성 석목성 1호 등 독립적으로 1기만 있고 높이 2미터 이상의 대형 탁자식고인돌은 제천을 행하였던 유적으로 볼 수 있으며, 서북한 지역에서 주로 발견되는 돌돌림 유적 역시 제천유적으로 보인다”고 말하였다.

정경희 교수 발표. 동북아고대역사학회가 6월 29일 국립중앙박물관 소강당에서 개최한 ‘요동~요서지역의 제천유적과 중국 백두산 공정의 극복’ 학술대회에서 정경희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교수가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동북아고대역사학회]
정경희 교수 발표. 동북아고대역사학회가 6월 29일 국립중앙박물관 소강당에서 개최한 ‘요동~요서지역의 제천유적과 중국 백두산 공정의 극복’ 학술대회에서 정경희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교수가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동북아고대역사학회]

정경희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먼저 중국이 1990년대 장백산지역에서 홍산문화의 요소를 찾아내기 위하여 집중 발굴하였던 ‘적석 단·총’, 곧 고제단 유적을 소개하고, 중국 측이 이를 은폐하기까지의 경위를 발표하였다.

정 교수는 “1995년 여명 고제단과 만발발자 고제단을 비롯한 40여기의 고제단군을 발굴한 중국은 이들이 3층 원단의 형태를 기본으로 하고 고제단군을 특징으로 하는 이 문화유형은 중국 내 타 지역에서 나타나지 않은 장백산 지구만의 특징으로 홍산문화와의 관련성을 제기하였다”며 발굴 초기 중국학계의 반응을 소개하였다. 이어 “그러나 이후 만발발자 고제단을 3년에 걸친 전면 발굴 끝에 2000년대 초 만발발자 이하 장백산지구 고제단군이 ‘요하문명론-장백산문화론’과 맞지 않으며 오히려 이를 거꾸로 뒤집을 수 있는 위험한 유적으로 판정, 결국 만발발자 유적의 제천시설 부분이 선별적으로 은폐되었고 여명 유적 또한 은폐되었으며 장백산지구에서 발견되는 고제단들은 숙신계로 평가하였다”고 설명하였다.

정 교수는 “백두산 서편의 고제단군은 주로 산구릉 정상부에 자리하고 3층 원단에 많으며 환호를 두른 경우가 많았기에 ‘환호를 두른 구릉성제천시설(3층원단류)로 개념화할 수 있으며 중국 요서의 우하량 지역에서 발견된 제천유적 역시 이와 꼭 같은 형태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동북아고대역사학회가 6월 29일 국립중앙박물관 소강당에서 개최한 ‘요동~요서지역의 제천유적과 중국 백두산 공정의 극복’ 학술대회에서 발표자들이 종합 토론을 하고 있다.  [사진=동북아고대역사학회]
동북아고대역사학회가 6월 29일 국립중앙박물관 소강당에서 개최한 ‘요동~요서지역의 제천유적과 중국 백두산 공정의 극복’ 학술대회에서 발표자들이 종합 토론을 하고 있다. [사진=동북아고대역사학회]

 

정 교수는 또한 “요동 백두산 서편지역의 B.C.4000년~B.C.3500년경 환호를 두른 구릉성 제천시설(3층 원단류) 및 요서 우하량지역의 B.C.3500년~B.C.3000년경 환호를 두른 구릉성 제천시설(3층원단류)는 시기·내용 면에서 ‘배달국의 선도제천 유적’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아울러 “이와 같은 형태는 청동기~초기철기시대가 되면서 한반도 남부지역의 ‘환호를 두른 구릉성 제천시설(적석단 · 나무솟대 · 제천사 · 선돌류)’의 형태로 이어졌으며 이는 모두 동일 계통의 유적”이라 주장하였다.

결국 중국 측이 요하문명론-장백산문화론을 추진해간 결과, 오히려 B.C.4000년~A.D.600년경 요동·요서·한반도 지역을 관통하고 있던 맥족계 선도제천문화의 실체가 드러나게 된 것이다.

이번 학술대회는 백두산의 역사문화적 전통과 그 귀속성 문제를 살펴보는 국내 최초의 학술대회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특히 백두산문화의 귀속성 문제는 중국 동북공정의 일환인 소위 ‘장백산문화론(이하 백두산공정)’을 방어하기 위한 일차 관건이 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학술대회를 주관한 동북아고대역사학회는 고대 동북아지역을 중심으로 펼쳐졌던 한국 상고·고대사의 고유한 사상문화적 원형성 규명을 목표로 설립되었다. 특히 중국 동북공정의 허구성을 명백하게 논증하는 한편, 나아가 세계 속에 한국사 및 한국문화의 정체성을 널리 알리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