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부터 제 감정을 잘 드러내는 편이 아니었어요. 저에게 쌍둥이 형이 있는데 형은 예민하고, 감정표현을 많이 하다 보니 부모님이 ‘너는 참아라.’ 라고 많이 이야기 하셨어요. 그러다보니 주변에서는 저더러 ‘잘 참는 아이’라고 했고,. 시간이 지나 저는 제 진솔한 감정을 더욱 숨기려고 했고, 친구들 사이에서는 항상 밝고 웃긴 친구라는 이미지가 있다 보니 힘든 일이 있어도 쉽게 이야기도 하지 못했죠.”

밝고 웃는 모습이 매력적인 심완탁(21) 군. 힘들 때마다 노래를 들으면서 자신을 위로했던 완탁 군은 저절로 노래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부르는 것도 좋아했다. 대학에서 뮤지컬을 전공하던 그는 지금은 대학을 자퇴하고 자신만의 시간을 가지고 있다.
 

벤자민갭이어를 통해 불확실하고 앞이 보이지 않던 자신의 미래에 대해 떠올릴 수 있었던 심완탁 군. [사진=본인 제공]
벤자민갭이어를 통해 불확실하고 앞이 보이지 않던 자신의 미래에 대해 떠올릴 수 있었던 심완탁 군. [사진=본인 제공]

“어릴 때부터 노래와 연기에도 관심이 있었어요. 고등학교 때는 무용도 배우고 있었는데 이 세 가지를 같이 할 수 있는 것이 뮤지컬이더라고요. 전공을 선택할 때 이러한 영향도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막상 대학에 가보니 학생들 간의 경쟁도 매우 심하고, 동기들과 작품을 준비하는 데에 있어서도 마찰이 좀 있었어요. 그러던 가운데 의욕을 잃고, 시간낭비 하는 느낌이 들었죠. 그래서 1학년을 마치고 자퇴를 한 후 지금은 저만의 시간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후 완탁 군은 지인으로부터 ‘벤자민갭이어’라는 곳을 추천받았다고 한다. 벤자민갭이어는 국내 최초 고교 완전자유학년제 대안학교인 벤자민인성영재학교(이하 벤자민학교)가 20대 청년들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1년 과정으로, 청년들이 자신의 가치와 꿈을 발견하는 시간이다. 벤자민갭이어의 취지에 크게 공감해 입학을 선택했다.

“제가 학창시절에 벤자민학교를 알았더라면 학교를 그만두고 바로 벤자민학교에 입학했을 거예요. 갭이어 과정을 거치면서 학창시절과는 다르게 나를 당당하게 표현할 수 있게 되었죠. 이미 갭이어 1년을 경험한 선배들도 많이 도와주면서 제 이야기를 들어주다보니 그동안 하지 못했던 말들을 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특히, 이번 달 8일에 있었던 벤자민갭이어 중앙워크숍에 참가한 완탁 군은 불확실하고 앞이 보이지 않던 자신의 미래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워크숍 때 천안 국학원에 있는 120세 계단 한 계단 한 계단을 오르고 명상을 하는 체험을 했어요. 지금까지 살아왔던 나의 모습, 그리고 앞으로의 내가 하고 싶은 일과 미래의 모습이 떠올랐죠. 25살이 되면 군대를 제대하고 오디션을 보면서 수많은 무대에 오르고, 30살이 되면 공연뿐만 아니라 강연을 하며 다른 사람들에게 나의 경험을 나누는 모습도 떠올랐죠. 뿌옇기만 하던 제 미래의 모습이 서서히 그려지니 설레었습니다.”
 

지난 8일, 벤자민갭이어 중앙워크숍에 참가한 완탁 군이 국학원 120세 계단을 오르기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본인 제공]
지난 8일, 벤자민갭이어 중앙워크숍에 참가한 완탁 군이 국학원 120세 계단을 오르기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본인 제공]

완탁 군은 갭이어 과정을 통해 자신이 노래나 연기뿐만 아니라 다른 일도 도전해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동안 정해진 경로에 사로잡혀 다양한 도전을 해보지 못한 자신을 바라보았다고 한다. 그는 동화작가, 교육자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멘토들과 만나고 많은 정보를 보고 들으며 생각의 범위 또한 넓어졌다.

“도전한다는 것 자체가 정말 큰 의미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실패해도 괜찮아. 그것도 경험이야’ 라는 인식이 생겼죠. 또, 지금까지는 남들의 눈치를 보느라 제가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하지 못했다면 이제는 다른 이들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게 되었어요. 다른 청년들에게도 다양한 경험담을 듣다 보니 저에게도 많은 도움이 되었죠. 앞으로 1년 동안 혼자 조용한 곳으로 여행을 가서 힐링하고, 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자전거 국토종주, 마라톤도 도전하고 싶습니다!”
 

심완탁 군은
심완탁 군은 "“청년들의 목소리를 들어주면서, 내 이야기가 다른 이들에게 힘이 될 수 있도록 성장하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본인 제공]

인터뷰를 마치며 완탁 군에게 자신이 바라는 10년 뒤의 모습에 대해 물었다. 그는 “청년들의 목소리를 들어주면서, 제 이야기가 다른 이들에게 힘이 될 수 있도록 성장하고 싶어요. 어릴 때 제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없어 그 빈자리를 너무 잘 알기에 제가 그런 역할을 하고 싶어요.

그러려면 여러 경험을 하면서 제가 해줄 수 있는 이야기가 많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1년간의 여유가 있으니 책도 많이 읽으면서 견문도 넓히고요. 또, 제가 가장 좋아하는 분야인 노래와 연기도 꾸준히 연습해서 오디션 준비도 열심히 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