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일항쟁기부터 10여 차례 이건과 한국전쟁 중 폭격으로 파손되는 등 근현대의 고난을 겪은 국보 101호 원주 법천사지 지광국사탑(이하 지광국사탑)이 올해 보존처리를 마치고 원래 세워졌던 곳으로 돌아간다.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은 20일 건축문화재분과 문화재위원회 검토결과 강원도 원주시 부론면으로 이전할 것을 결정했다. 무려 110년 만의 귀향이다.

(위) 2015년 국립고궁박물관에 이전한 원주 법천사지 지광국사탑. (아래) 원주시 부론면에 있는 법천사지 전경. [사진=문화재청]
(위) 2015년 국립고궁박물관에 이전한 원주 법천사지 지광국사탑. (아래) 원주시 부론면에 있는 법천사지 전경. [사진=문화재청]

지광국사탑은 고려시대 국사 해린(984~1070)의 승탑이다. 승탑은 승려의 사리나 유골을 봉안한 묘탑으로 부도라 불리기도 한다. 독특한 구조와 뛰어난 장엄장식, 화려한 조각으로 우리나라 묘탑 가운데 최대의 걸작으로 손꼽히는 지광국사탑은 1911년 일제에 의해 원주에서 서울로, 1912년 5월 후지타 헤이로 남작에 의해 일본 오사카로 반출되었다. 그해 말 국내 반환이 이루어져 1932년까지 경복궁 내에서도 이전과 해체 및 재건립을 거쳤다. 또한 6.25전쟁을 거치며 파손되어 1957년 국립중앙박물관의 재건보수공사를 마치고 1990년 경복궁 복원사업의 일환으로 국립고궁박물관 뒤뜰로 이전되었다. 현재 원주시 부론면에는 법천사지의 옛 탑 자리가 그대로 있고, 국보 제59호 지광국사 탑비가 세워져 있다.

그러나 2005년과 2010년 시행된 정기조사와 2014년 문화재 특별 종합점검, 2015년 정밀안전진단 결과 수많은 균열과 모르타르로 복원한 부위가 떨어지는 것이 확인되었다. 특히 모르타르로 복원된 옥개석(지붕돌)과 상륜부가 구조적 불안정까지 더해 추가적인 훼손이 우려되어 2015년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전면 해체‧보존처리가 결정되었다.

국립문화재연구소가 2016년 5월부터 해체부재들을 기록하고, 모르타르를 제거하며 파손된 부재를 붙이고, 떨어져나간 부재들에 대해 새 돌로 제작하는 등 보존처리를 해왔다. 이 과정에서 석재의 산지를 분석하고, 결실부재에 대한 복원도상을 연구하며, 무기질 결합재의 성능 개선을 연구하는 등 부차적인 학문적 성과도 있었다.

지광국사탑을 원래 자리로 이전 결정이 났으나, 이전 후 보전‧전시 방법에 관해서는 석탑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추가적인 검토와 관계전문가의 논의를 거쳐 최종 결정이 될 예정이다. 검토안은 보호각을 세워 복원하는 방식과 법천사지 내 건립을 추진 중인 전시관 내부에 탑비와 함께 이전하여 보존‧전시하는 방식 두 가지가 검토된다. 당초 위치로 복원시 탑과 탑비의 보존 상태로 보아 보호각 설치가 필요하나, 이 경우 주변 경관을 해치는 문제가 있고, 전시관 이전의 경우는 원래 위치에 대한 진정성 측면에서 문제가 제기된다.

문화재청은 지광국사탑 보존처리를 올해 마무리하고 외부 환경 등으로부터 온전하게 탑을 보존할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