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에 전라남도 신안군 증도 앞바다(사적 제274호 신안해저유물 매장해역)에 매장되어 있던 청자접시 등의 유물을 도굴하고 지난 40여 년간 이를 은닉해온 피의자가 검거되었다.

문화재청(청장 정재숙) 사범단속반은 대전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와 공조해 피의자 A씨를 ‘매장문화재 보호 및 조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검거하고, 신안해저유물 57점을 지난달 회수했다.

검거된 A씨는 1980년대 전남 신안군 증도면 앞바다에서 잠수부를 고용해 도굴한 신안해저유물을 자신의 집에 오랫동안 감춰둔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A씨는 최근 경제적 어려움에 처하자 신안해저 유물을 국외로 반출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신안선 해저 도굴문화재 회수품 일괄. [사진=문화재청]
신안선 해저 도굴문화재 회수품 일괄. [사진=문화재청]

이번에 압수한 유물 중 청자첩화룡문대반(靑磁貼花龍文大盤, 청자 구름·용무늬 큰접시), 청자양각목단문량이병(靑磁陽刻牧丹文兩耳甁, 청자 모란무늬 병), 청자우형연적(靑磁牛形硯滴, 청자 물소모양 연적) 등은 손상 없이 완벽한 형태를 갖추고 있어 학술 가치와 전시·교육 자료로의 활용도가 매우 높다. 또한 중세 동아시아 3국의 문화교류를 살필 수 있는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신안선은 지난 1975년 전라남도 신안군 증도면 도덕도 앞바다에서 처음 발견된 중국 원나라 시대 교역선이다. 1976년부터 9년간 총 11차에 걸친 수중 발굴조사 결과, 중국 경원(慶元, 현재의 닝보, 寧波)에서 출항해 일본 하카다와 교토 도후쿠지(동복사, 東福寺)로 운항하던 도중 1323년에 침몰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동전에 달아두었단 물표인 묵서(墨書)의 표기로 확인되었다.

신안선이 침몰된 해역은 서해 남부지역의 중요한 연안항로로서 7~8세기 이후 한·중·일 무역품의 종류와 교역로 연구에 매우 중요한 길목이었다. 조사 당시 발굴된 유물들은 1320년대에 중국 절강성 지역과 강서성 지역에서 생산된 것으로, 청자 용천요(龍泉窯)계, 백자와 청백자는 경덕진요(景德鎭窯)계로 각각 확인되었다. 이와 함께 도자기류 2만여 점, 석재료 40여 점, 금속류 720여 점, 동전 28톤 등이 발굴되었으며, 출토 도자기의 종류로는 청자와 백자, 흑유자기, 균요계 도자 토기 등이 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앞으로도 경찰청과 공조해 도난·도굴과 해외밀반출 등 문화재 사범에 대해 문화재 불법유통 차단 등 건전한 유통질서를 확립할 계획”이라며 “소중한 문화재들이 제자리에서 그 가치에 맞는 보존과 활용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관계 기관과 지속적으로 협력하는 등 최선의 노력을 다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