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4회 현충일을 맞아 추념식이 6일 국립서울현충원에서 국가유공자 유족, 시민, 학생, 각계대표 등 1만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됐다. 올해의 추념식은 “대한민국의 이름으로 당신을 기억합니다”라는 주제로 열렸다.

이날 추념식은 오전 10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을 기리는 사이렌에 맞춰 국가를 위해 희생하신 모든 분들을 추념하고 감사의 뜻을 표하는 ‘6610 캠페인’ 추모묵념으로 시작됐다. 국기에 대한 맹세문 낭독과 애국가는 김민석(배우), 방성준(배우 성준), 이창섭(비투비 창섭), 차학연(빅스 엔) 신동우(B1A4 신우) 등 군 복무 중인 연예인들이 선도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6일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현충일 추념식에서 헌화와 분향을 하고 묵념을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6일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현충일 추념식에서 헌화와 분향을 하고 묵념을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휴가 중 원효대교에서, 한강에 빠진 여고생을 구출한 황수용 하사, 대구저수지 물에 빠진 남성을 구출한 경찰관 김대환 경위, 강원도 산불 진화를 위해 가장 멀리서 지원을 나간 전남 해남소방서 정의성 소방교,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대표로 김규태 상사 등이 헌화와 분향에 함께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유해가 발굴되어 신원이 확인된 6.25전사자 세 분의 유가족에게 국가유공자 증서를 수여했다. 대통령은 1951년 강원 양구 백석산에서 전사한 故 김원갑 이등중사, 1953년 강원 철원 내문(화살머리)에서 전사한 故 박재권 이등중사, 1951년 강원 양구 수리봉에서 전사한 故 한병구 일병 세 분의 가족에게 증서를 전달하고 이들의 공을 기렸다.

문재인 대통령은 추념사를 통해 “애국 앞에 진보와 보수가 없다”라며 지난 100년간 우리의 버팀목이 되어준 순국선열들과 국가유공자들께 경의를 표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돌아오지 못한 아버지와 남겨진 가족의 삶을 우리는 기억한다. 우리의 애국은 바로 이 소중한 기억에서 출발한다.”라며 나라를 위한 희생은 공동체가 함께 책임져야 하며 그 소중한 책임감에서 보훈이 출발한다고 전했다. 

제64회 현충일을 맞아 추념식이 6일 국립서울현충원에서 국가유공자 유족, 시민, 학생, 각계대표 등 1만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됐다. [사진=청와대]
제64회 현충일을 맞아 추념식이 6일 국립서울현충원에서 국가유공자 유족, 시민, 학생, 각계대표 등 1만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됐다.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은 “우리는 미래로 나아가면서도 과거를 잊지 않게 부단히 각성하고 기억해야 한다. 우리 자신의 뿌리가 어디에서 왔는지 되새기며, 어디로 나아가고 있는지 통찰력을 가지고 바라봐야 한다”라며 모든 국가유공자들께 깊은 경의를 표했다. 

이어 추념 공연에서는 배우 김혜수 씨가 6.25 전사자 고 성복환 일병의 배우자인 김차희 여사가 쓴 편지 ‘당신을 기다리며 보낸 세월’을 낭독했다.

“전장의 동료에게 전해 받은 쪽지 한 장뿐,
제대로 된 인사도 없이 떠난 후 몇 달 만에 받은 전사 통지는
하늘이 무너지는 아픔이었지요. 

어느 때는 연금 타러 오라는 통지를 받고도
며칠을 마음 아파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김혜수 씨가 낭독한 편지글에는 김차희 여사의 절절한 마음이 묻어났다. 여사는 편지글을 통해 남편의 유해가 발굴되어 함께 국립묘지에 묻히고 싶다는 소망을 전했다. 여사는 1948년 故 성복환 일병과 결혼했다. 故 성복환 일병은 1950년 8월 10일 학도병으로 입대하여 그해 10월13일 백천지구 전투 중 전사했다. 현재까지 유해를 수습하지 못해 국립서울현충원에 위패로 모셨다.

편지글 낭독후 소프라노 신영옥씨가 우리 가곡 ‘비목’을 대학연합합창단, 국방부 중창단과 함께 합창했다.  비목(碑木)은 나무로 만든 비석이란 뜻으로, 작사가 한명희 씨가 화천 부근에서 군 생활을 하던 중 비무장지대 잡초가 우거진 곳에서 무명용사의 녹슨 철모와 돌무덤을 발견하고, 이름없는 젊은 넋을 기리며 노랫말을 쓴 곡이다.

추념식 행사 후, 문재인 대통령은 위패봉안관을 방문했다. 피우진 국가보훈처장, 정경두 국방장관, 故 성복환 일병의 배우자 김차희 여사, 김혜수 씨 등이 동행했다. 위패봉안관은 전사 · 순직사실이 확인되었으나 유골 또는 시신을 찾지 못한 분들을 기리는 공간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위패봉안관 중앙에 있는 영현승천상 앞에 헌화하고 묵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