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화문화재는 사찰이나 궁궐, 향교, 고분 등 건조물의 벽면에 그려진 건축과 회화가 접목된 복합적 가치를 지닌 문화재이다. 현재 국보 또는 보물로 지정된 벽화문화재는 영주 부석사 조사당 벽화(국보 제46호) 등 단 12건에 불과해 벽화문화재의 고유한 가치가 다른 유형의 문화재에 비해 제대로 조명되지 못한다는 평을 받고 있다.

건조물의 부속품으로 보조적 영역으로 인식되어 온 벽화문화재는 또 하나의 문제점을 안고 있다. 건조물을 수리하는 경우 해체‧분리되는데 이후 보존 방법에 대한 고민이 절실하다. 또한 지속적으로 부착되는 경우도 자체적인 퇴색 현상과 건조물 노후화, 구조 변경에 따른 균열 등 추가 손상에 취약하다.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은 오는 10일 서울 국립고궁박물관 본관 강당에서 ‘벽화문화재 보존관리 방안 마련’을 위한 학술심포지엄을 개최한다.

국보 제46호 영주 부석사 조사당 벽화. [사진=문화재청 국가문화유산포탈]
국보 제46호 영주 부석사 조사당 벽화. [사진=문화재청 국가문화유산포탈]

이번 심포지엄은 총 3부로 나뉘어 진행된다. 1부 주제는 ‘벽화문화재의 미술사적 의미와 보존관리 역사’로, 박은경 동아대 교수는 ‘한국의 사찰벽화-시대별 장엄요소와 표현 영역’주제발표로 사찰 건조물 내 방향과 위치에 따라 달라지는 사찰 벽화의 종교적 예술적 가치를 조명한다. 한경순 건국대 교수는 ‘우리나라 벽화 보존처리의 발자취’ 주제발표에서 고분벽화를 포함 그간 벽화문화재 보존연구 현황을 종합 정리하여 미진했던 과거 처리방식에 대한 반성과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논의한다.

2부 주제는 ‘건조물과 상생하는 벽화문화재의 보존관리 방안’으로, 건조물의 일부로 남아있던 변화를 건조물의 시각에서 벽화를 중요하게 인식하고 양자 간 조화를 이루는 방안을 검토한다. 허상호 성보문화재연구원 팀장은 ‘한국 사찰벽화 전수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현재 남아있는 벽화 현황 분석결과를 소개한다. 강현 국립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관은 ‘건조물의 노후와 구조 변위에 따른 벽화보존 관리’주제발표로 건조물 변형 유형에 따른 벽화 손상의 유형을 분석해 구조물 변형이나 해체수리 시 벽화보존과 관련해 고려해야 할 사항을 중점 검토한다.

문화재청은 오는 10일 서울 국립고궁박물관 본관 강당에서 '벽화문화재 보존관리 방안 마련 학술 심포지엄'을 개최한다. [사진=문화재청]
문화재청은 오는 10일 서울 국립고궁박물관 본관 강당에서 '벽화문화재 보존관리 방안 마련 학술 심포지엄'을 개최한다. [사진=문화재청]

3부 주제는 ‘벽화문화재의 분리와 수장관리에 관한 고찰’로, 본래 위치에 있어야 최대한 보존되는 벽화를 구조적 한계성으로 분리가 불가피한 분리 사례를 분석하고 분리된 벽화의 보존현황을 살펴본다.

이화수 충북대학교 교수는 ‘우리나라 벽화의 분리와 원위치 복원에 관한 기술적 검토’ 주제발표를 통해 영주 부석사 조사당 벽화 등 그간 주요 벽화의 분리 사례를 살펴보고 분리시 주요 공정상 고려할 사항을 말한다. 나윤호 연구사는 ‘벽화문화재의 수장관리 한계와 개선방안’ 주제발표를 통해 벽화 수장관리의 연력, 수장상태 분석, 수장관리의 개선사항 제언을 할 예정이다.

주제발표 이후 종합토론과 질의응답에서는 벽화의 건조물 내 원위치 보존방안, 분리 이후 수장관리 방안 등에 관한 전문가 의견을 듣고, 문화재에 관심 많은 국민의 의견을 경청하는 자리를 마련한다.

문화재청은 “이번 심포지엄 결과를 기반으로 벽화문화재 보존 및 관리에 관한 원칙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현재 전문가 실무협의단을 구성‧운영 중이며, 앞으로 만들어질 원칙들은 건조물 보수정비 등 문화재 수리행정에서 하나의 기준으로 삼아 그동안 취약했던 벽화문화재 보존에 활용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