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남극 전체에서 사라지는 1,300억 톤의 얼음 중 절반 이상이 서남극에서 흘러나오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서남극 빙상이 전부 녹으면 지구의 평균 해수면이 5.2m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빠르게 녹아내리는 남극 빙하로 인한 가파른 해수면 상승은 뉴욕과 런던, 상하이 등 해안가 인근 세계 주요도시에 침수피해를 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우리나라 인천과 부산도 그 영향권으로 예견되어 해수면 변동을 예측하고 대비책을 마련하기 위한 연구가 시급하다.

해양수산부(장관 문성혁)는 6월부터 ‘서남극 스췌이츠 빙하 돌발 붕괴가 유발하는 해수면 상승 예측 연구’를 본격 추진한다. 이번 연구는 남극연구 역사상 단일건으로 가장 큰 규모의 국제공동 연구로, 우리나라와 영국, 미국이 2022년까지 총 800억 원을 투입하여 수행할 계획이다.

서남극 스웨이츠 빙하 모습.[사진=https://thwaitesglacier.org]
서남극 스웨이츠 빙하 모습.[사진=https://thwaitesglacier.org]

우리나라는 올해 공모를 통해 극지연구소를 수행기관으로 선정했으며, 2022년까지 4년간 200억 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연구팀은 쇄빙연구선 ‘아라온호’를 중심으로 현장연구를 수행한다. 깊은 바다까지 잠수할 수 있는 물범에 측정 장비를 부착해 빙하 주변 바다의 물리화학적 특성을 관측하며, 쇄빙선으로 접근이 불가능한 빙붕(얼음벽) 하부는 무인 잠수정을 이용해 관찰할 계획이다.

서남극 스웨이츠 빙하(Thwaites Glacier)가 주목되는 이유는 지난 4년간 남극에서 가장 빠르게 녹아 이미 붕괴가 시작되었으며, 바닥이 해수면보다 낮아 따뜻한 바닷물 유입이 쉬워 빙하가 잘 녹는 환경 때문이다.

남극대륙 위를 흐르는 빙하는 대륙을 둘러싼 두꺼운 빙붕에 막혀 상대적으로 견고하나, 서남극 빙상을 지탱하는 스웨이트 빙하의 얼음이 빠르게 녹으면 둑이 무너지듯 상류의 빙상(대륙빙하) 붕괴를 가속화할 수 있다.

해양수산부 유은원 해양개발과장은 “우리나라도 최근 연안 침식문제가 심각해져 재해예방과 연안정비를 위해 해수면 상승 예측의 정확도를 높여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히고 “스웨이츠 빙하에서 남극과 해수면 상승 간의 상관관계를 밝혀내고, 해수면 상승 예측기술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취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