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고궁박물관은 오랜 세월 동안 가문에서 소중히 간직했던 유물을 기증하고 기특한 이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아 ‘기증‧기탁 특별전-조선의 공신’ 전시를 5월 28일부터 6월 30일까지 개최한다.

오자치 초상(吳自治 肖像) 1476년(성종 7년) 경, 보물 제1190호 나주오씨 대종회 기증. 조선 초기 세조~성종 대의 무신인 나성군(羅城君) 오자치(吳自治, 생몰년 미상)의 초상이다.  [사진=문화재청]
오자치 초상(吳自治 肖像) 1476년(성종 7년) 경, 보물 제1190호 나주오씨 대종회 기증. 조선 초기 세조~성종 대의 무신인 나성군(羅城君) 오자치(吳自治, 생몰년 미상)의 초상이다. [사진=문화재청]

 

 

이번 전시에서는 그간 국립고궁박물관이 기증 및 기탁 받은 유물 가운데 조선 시대 공신(功臣)과 관련한 문화재를 소개한다. ‘오자치 초상(보물 제1190호)’, ‘익안대군 영정(충청남도 문화재자료 제329호)’과 ‘이성윤 초상(보물 제1490호)’ 등 공신에 책록(策錄)되면서 하사받은 초상화가 전시된다. 또한, ‘마천목 좌명공신 녹권(보물 제1469호)’, ‘이형 좌명원종공신 녹권(보물 제1657호)’, ‘이성윤 위성공신교서 및 교지(보물 제1508호)’ 등 공을 치하하고 포상의 내용을 담은 문서 등 총 7점의 문화재를 만나볼 수 있다.

공신은 나라의 위기를 극복하고 왕실의 안녕을 위해 공을 세운 사람에게 국왕이 내린 칭호이다. 조선 시대에는 공신에 책봉되면 왕명에 의해 초상화(肖像畵)와 교서(敎書), 녹권(錄券) 등 공신임을 증명하는 명예로운 하사품을 주어졌다. 또한, 토지와 노비 등 경제적인 포상을 내렸고, 부모와 아내의 품계를 높여주며 자손들에게는 과거를 보지 않고도 관직을 주는 등 여러 특전이 베풀어졌다.

국립고궁박물관은 기증·기탁 유물 가운데 조선 시대 공신(功臣)과 관련한 문화재를 소개하는 ‘기증·기탁 특별전–조선의 공신’ 전시를 개최한다. [사진=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은 기증·기탁 유물 가운데 조선 시대 공신(功臣)과 관련한 문화재를 소개하는 ‘기증·기탁 특별전–조선의 공신’ 전시를 개최한다. [사진=문화재청]

이번 전시와 연계해 6월 3일 오후 3시에는 박물관 강당에서 특별강연회가 개최된다. 강연은 두 가지 주제로 진행되며, 첫 강연에서는 김인규 문화재청 무형문화재과장이  ‘조선 세조의 공신: 적개공신 오자치를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강연한다. 그는 이번 강연에서 이시애의 난을 토벌했던 오자치의 업적을 살펴본다. 두 번째 강연에서는 신재근 학예연구사가 ‘<오자치 초상>의 조형적 특징과 미술사적 의의’를 주제로 현존하는 최고 무신 초상인 오자치 초상을 자세히 조명한다.

오자치는 1467년(세조 13년)에 이시애(李施愛, ?~1467년)의 난을 평정하는 데 공을 세워 적개공신(敵愾功臣)이 되었다. 이 그림은 안에 입은 녹색 옷이 인물의 목 부분까지 바짝 올라가 있으며, 무관 1~2품을 상징하는 호랑이와 표범 문양의 흉배[虎豹胸背] 등이 잘 표현되어 있는 점이 특징이다. 적개공신의 초상화 가운데 현재 장말손(張末孫)과 손소(孫昭) 초상이 전하는데, 이 초상화와 그림 양식이 비슷하여 같은 시기에 그려졌을 것으로 보인다. 성종이 1476년(성종 7년)에 충훈부(忠勳府, 공신 관련 업무를 맡은 관청)에 공신의 초상을 그리도록 명령한 내용이 손소의 문집인 『양민공유사(襄敏公遺事)』에 기록되어 있어 이 초상화의 제작 시기를 알 수 있다. 현존하는 무신 초상 가운데 가장 이른 시기의 것으로 그 가치가 매우 높다.

국립고궁박물관은 앞으로도 기증·기탁유물을 안전하게 보관하고, 이번 전시가 기증·기탁이 활성화될 수 있는 계기로 삼아 국민과 다양하게 공유하도록 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