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약속을 꼭 지키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제 자신에게 정직한 사람이 되려고요. 올해는 물구나무서서 걷기 100걸음에 도전할 거예요.” 건강하게 발그레한 볼에 반달처럼 휘어지는 눈웃음이 멋진 정찬훈 군(서울문창초 6)의 당찬 포부이다.

찬훈 군은 지난해 청소년두뇌활용영재과정에 도전해 5기 일지영재가 되었다. 한계라는 장벽 앞에서 끝까지 도전해서 돌파해낸 아이의 눈빛이 당당하면서도 여유롭다. 찬훈 군의 어머니 조미숙(44) 씨는 “찬훈이는 태어날 때부터 약하고 마르고 여렸어요. 항상 구부정한 자세 때문에 주변에서 ‘약골, 거북이’라고 부르기도 했죠. 지금은 자신의 의견을 주저하지 않고 표현하고 웬만한 상처도 툭툭 털고 일어날 만큼 강해졌죠. 예전 같으면 놀라고 걱정했을 일에도 두려워하거나 걱정하지 않고 잘 헤쳐 나가고 독립적인 아이가 되었죠. 저는 이게 모두 뇌교육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지난해 일지영재에 도전하면서 크게 성장했어요.”라고 했다.

지난해 일지영재 5기 과정에 도전해 당당한 자신감을 찾은 정찬훈 군. [사진=김민석 기자]
지난해 일지영재 5기 과정에 도전해 당당한 자신감을 찾은 정찬훈 군. [사진=김민석 기자]

찬훈이는 결혼 후 6년 만에 태어난 아이여서 귀하게 키웠다. 태어나서 얼마 후 해외주재원으로 나간 아버지를 따라 두바이에서 4년간 자랐다. 잔병치레가 심해 늘 조심시켰고, 8월에 태어나 9월에 새 학기를 시작하는 국제유치원에서는 또래 중 막내다보니 주저주저하고 유약한 면이 있었다.

7살 때 귀국한 찬훈이는 엄마의 권유로 뇌교육 수업을 받기 시작했다. 조미숙 씨는 “뇌교육이라면 찬훈이를 건강하고 멋지게 변화시킬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어요.”라고 했다. 그는 결혼 후 뇌교육선생님으로 열정을 쏟아 부었던 5년 동안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고 했다. “아이들의 변화에 행복하고 보람이 있었죠. 부모님들도 무척 좋아해 주셨는데 한 분이 ‘아이 한명 한명에게 집중하고 부모들까지 관리해주어 고맙다. 아이의 성장드라마를 그려주고 아이의 인생에 참여해서 돕고자 하는 책임감과 열정을 가진 선생님을 본 건 처음’이라며 스승이라고 해주시더군요. 정말 뿌듯했죠.”

그는 두바이에 있을 때 커뮤니티센터에 동호회를 만들어 뇌교육명상을 지도했고. 귀국 후에는 뇌교육선생님이 되고자 국가공인브레인트레이너 자격시험도 합격했다. 마침 둘째 아이를 갖게 되어 육아와 병행하느라 관련된 다른 분야에서 일하고 있다.

찬훈이는 초등학교 1학년 때는 뇌교육 가정방문 수업을 했고 2학년부터 BR뇌교육(비알뇌교육) 마포지점에서 친구들과 함께 본격적인 수업을 했다. 뇌교육을 하면서 성장한 찬훈이는 3학년 때부터는 반에서 회장선거에 도전해 학기마다 임원을 맡았고 5학년 때는 전교 부회장을 맡아 리더역할을 했다. 또한 축구를 좋아해 재작년까지 FC서울 유소년 축구클럽의 취미반으로 다녔고 현재 골 클럽이라는 축구팀에서 축구를 배우고 있다.

정찬훈 군의 어머니 조미숙 씨(왼쪽)는
정찬훈 군의 어머니 조미숙 씨(왼쪽)는 "찬훈이가 전에는 마르고 여렸는데 뇌교육을 하면서 자신의 의견을 주저하지 않고 표현하고 웬만한 상처쯤은 툭툭 털고 일어날 만큼 강해졌어요."라고 했다. [사진=김민석 기자]

축구를 잘하고 성격이 밝고 착해서 친구들도 많았다. 4학년 담임선생님은 “반 아이들 일기장에 찬훈이 이야기가 빠짐없이 나온다. 친구들에게 배려를 잘해서 모두들 찬훈이와 친구가 되고 싶어 한다. 예의바르고 선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마음이 약하고 내성적인 면이 있어 자신의 감정을 누르고 참는 편이었다. 찬훈이가 자신감이 넘치는 아이로 변화한 계기는 4학년 여름방학 제주HSP캠프를 가면서부터였다. 4박 5일간 부모와 떨어져 단체생활을 하며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이루어내는 과정에서 힘이 생기기 시작했다. 5학년 여름방학에는 미국 세도나HSP캠프에서 도전하면서 자신 안의 가능성을 깨워주는 과정을 통해 성장했고 자신의 롤 모델을 찾았다.

찬훈이는 “전에는 힘이 없고 명상을 하려고 집중하면 머리가 아프고 잡념이 생길 때가 많았는데 명상이 잘되고 매 순간 좋았어요. 그곳에서 일지영재 선배들의 성장스토리와 현재 활동하는 모습을 보고 저도 제 한계를 넘어서 멋지게 성장하고 싶었어요.”

일지영재 도전과정에서 찬훈이에게 제일 힘든 과제는 HSP12단이었다. 푸시 업부터 물구나무서서 걷기까지 체력은 물론 심력과 뇌력이 커져야만 넘을 수 있었다. 체구가 작고 근력과 지구력이 부족해서 많은 시간이 걸렸다. 찬훈이는 “집중적으로 연습해서 성공하기까지 6개월 정도 걸렸어요. 매일 2~3시간 씩 연습했죠. 다른 친구들에 비해서 한 단계씩 올라가는 속도가 느렸어요. 저랑 같이 준비한 친구가 있는데 제가 10걸음을 걸을 때 친구는 20걸음을 걷고 있었어요. 친구들이 하나 둘씩 12단을 통과하는 데 저만 못해서 속상하기도 했고 마음이 쫓겨서 잘 안 되었어요.”라고 설명했다.

매일 혼자 지하철을 타고 30~40분 동안 지점에 와서 연습하는 게 쉽지 않았다. 정말 힘들어 눈물을 쏟기도 하고 짜증도 냈다. 아버지는 “물구나무서는 게 뭐라고. 그만 하라.”고 말렸지만 찬훈이는 마음을 가다듬고 포기하지 않았다.

찬훈 군은 “정말 제 한계를 넘어보고 싶었어요. 여기서 끝내면 제 자신에게 미안하고, 연습하는 동안 도와주었던 일지영재 선배들, 응원하고 지도해 준 많은 트레이너님들을 실망시키기가 싫었어요.”라고 당시 속마음을 이야기했다.

아버지도 설득했다. “멋진 제가 되고 싶고 리더로 성장해서 제 꿈을 이루기 위해서 꼭 한계를 넘고 싶어요.”라며 늦잠을 자는 습관, 숙제를 미루는 습관 등 생활습관을 고치고 앞으로의 해나갈 계획을 설명하자 아버지도 감동해서 찬훈이를 응원하게 되었다.

정찬훈 군은 물구나무서서 걷는 HSP12단 과정을 친구들보다 어렵게 통과했지만  그 시간이 체력은 물론 심력과 뇌력까지 커지는 계기가 되었다. [사진=김민석 기자]
정찬훈 군은 물구나무서서 걷는 HSP12단 과정을 친구들보다 어렵게 통과했지만 그 시간이 체력은 물론 심력과 뇌력까지 커지는 계기가 되었다. [사진=김민석 기자]

물구나무서서 36걸음을 통과했을 때 찬훈이도 뛸 듯이 기뻐했지만 어머니 조미숙 씨의 기쁨도 이루 말할 수 없었다. “12단을 통과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려서 괴로워하고 힘겨워했지만 그 시간이 다 찬훈이에게 약이 되어준 것 같아요. 끝까지 노력해서 해낸 것에 마음도 몸도 건강해졌어요. 무엇보다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무척 높아졌고요. 건강한 에너지가 채워지니까 학교생활에서도 집중력과 지구력이 좋아져서 학업성적도 좋아지고, 학교에서나 주변에서 찬훈이를 칭찬하고 인정해줍니다.”

찬훈이가 다니는 학교는 다문화가정 학생들을 차별 없이 포용하는 학교정책으로 인근 대림동에서 사는 중국교포들이 선호하는 혁신학교였다. 그러나 전학 온 학생들은 선뜻 아이들의 커뮤니티에 들어가기 힘들고 알게 모르게 소외감을 겪기도 했다. 찬훈이는 전학 온 친구가 스스럼없이 친구들과 어울리도록 잘 이끌어주었다.

담임선생님도 어머니에게 “아버지만 한국에 와계신 다문화가정의 아이라 세심히 살펴주어야 하는데 찬훈이를 통해서 안정을 찾았다.”며 고마움을 전했고, 그 친구는 찬훈이에게 “너는 한국에 와서 처음으로 사귄 소중한 친구”라고 편지를 전했다.

찬훈이는 학교문화를 바꾸기도 했다. ‘지구촌시대의 특성을 살려서 중국어를 배우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고 어머니와 함께 건의했다. 교장선생님은 올해부터 전교생이 중국어를 주 1~2회 씩 교양과목으로 배우게 했다. 중국동포 아이들은 친구들을 가르쳐주는 입장이 되어 자부심을 갖게 되었다.

올해 3월에는 ‘우리 학교를 행복한 학교로 만들고 싶다’는 결심으로 전교회장 선거에 나갔다. 스스로 공약과 연설을 준비할 때 수많은 친구들이 서로 돕겠다고 나섰다. 그러나 근소한 표차이로 전교 회장이 아니라 전교부회장이 되었다.

찬훈이는 실망하지 않았다. 전교회장이 되기 위해 지난해부터 다양한 교내활동을 하고 엄마와 함께 연설연습을 하며 준비한 친구의 열정적인 모습을 진심으로 인정해주었다. 그리고 조미숙 씨에게 “엄마, 리더 혼자만 뛰어나서 잘 되는 건 아닌 것 같아. 세종대왕에게는 장영실이 있었고, 선조임금에게는 이순신 장군이 있었잖아. 각자 역할이 있으니까 친구를 도와서 부회장으로 역할을 잘 할께”라고 했다.

조미숙 씨는 “찬훈이가 승부욕이나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아니라 자신을 격려하고 친구를 응원할 수 있는 큰 마음을 가진 아이로 성장한 것에 감탄했어요. 훨씬 어른스러워졌죠. 제가 힘든 일이 있어 의기소침하면 조언도 해주고, 용기를 북돋우어 줍니다. 한번은 모임에 데려갔는데 분위기가 침체되어 있었어요. 그랬더니 앞에 나서서 신나는 노래와 춤을 춰서 사람들이 정말 좋아하고 분위기도 흥겹게 바뀌었죠.”

일지영재에 도전하고 이루어내면서 찬훈이에게 또 다른 변화가 왔다. 전에는 유순하기만 했는데 자기주장이 강해지고 불의나 부당한 일을 보면 참지 않고 부딪혀서 자기가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 조미숙 씨는 “처음에는 스트레스가 많은가 걱정했죠. 그런데 지켜보니 점점 몸과 마음의 힘이 생기니 누구에게 의존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헤쳐 나가는 의지가 놀랍게 커진 것이었어요.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결단력이 생겼죠. 홀로서기가 시작되었더군요.”

정찬훈 군이 끝까지 도전을 멈추지 않게 지원해준 하수정 뇌교육트레이너(왼쪽)와 정찬훈 군. [사진=김민석 기자]
정찬훈 군이 끝까지 도전을 멈추지 않게 지원해준 하수정 뇌교육트레이너(왼쪽)와 정찬훈 군. [사진=김민석 기자]

찬훈이도 “전에는 엄마나 뇌교육 트레이너님께서 제가 어떻게 해야 되는지 알려주셨는데, 일지영재 과정을 하면서 제가 선택할 수 있는 힘이 생긴 것 같아요. 무엇이 옳고 그른 것인지에 대해서도 알 수 있게 되었고요. 저를 믿고 하면 이룰 수 있다는 것을 체험하니까 제 자신을 많이 믿게 된 것 같아요. 예전에는 어떤 시련이 닥쳐오면 쉽게 포기하는 일이 많았어요. 이제는 도전해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집중도 잘하게 된 걸 느껴요. 예전에는 수업시간에 선생님 이야기를 들으면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는 경우가 많았어요. 요즘은 뇌에 저장이 되는 것 같고 몰입이 잘 돼서 숙제도 빨리 할 수 있게 되었어요. 또 집에서도 엄마가 ‘찬훈아 설거지 좀 해.’라고 하면 무의식적으로 ‘응’ 하고 나서 잠시 뒤에 ‘어? 뭐라고?’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젠 안 그렇거든요.”라고 답했다.

찬훈이는 친구들이 제가 갔던 제주도와 세도나 HSP캠프랑 화풀이 캠프에 한번 가보면 좋겠어요. 나를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에요.”라고 했다. 일지영재로서 지구경영자의 꿈을 품은 찬훈이는 환경문제에도 관심이 많다. 얼마 전에는 친구 8명에게 지구시민활동에 함께 참여하자고 이야기해서 쓰레기를 줍고 EM비누를 만드는 활동에 참여했다.

“우리나라는 아직 휴전상태로 갈라져 있고, 아프리카에는 굶는 아이들이 많은 데 그런 일에 힘이 되고 싶어요. 아이들에게 ‘할수 있어’라는 한 마디로도 희망을 줄 수 있는 영향력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리고 지구온난화로 생태계가 파괴되고 쓰레기가 많은데 지구를 깨끗하게 잘 보존하고 싶고요. 책임이라는 말이 무겁긴 하지만 지구를 위해 책임지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